일부 ‘기러기 가족’은 마음도 헤어져

  • 특별취재팀

    입력 : 2007.01.31 00:47

    2007 교육시리즈 <제2부> 조기유학 엑소더스
    자식 뒷바라지 갔다 탈선도… ‘유학 이혼’ 늘어

    ‘기러기 아빠’인 사업가 최모(45)씨는 작년 8월 캐나다의 한 사설탐정에게 아내와 아들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캐나다의 한 도시에서 아들과 함께 3년째 살고 있는 아내가 갑자기 이혼과 재산분할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고교생인 아들도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했다. 현지 탐정이 보내온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최씨의 아내는 골프를 치러 다니다 골프 코치와 바람이 났다. 골프 코치에게 용돈을 주고 아파트까지 사줬다. 공부하라고 유학 보낸 아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매일 술을 마시고 다녔다.

    결국 최씨 부부는 이혼했고, 아들은 유학 생활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캐나다의 한 탐정업체 직원은 “남편과 떨어져 사는 엄마들이 몰린 미국과 캐나다에는 서울에서 뒷조사를 요구하는 아버지들의 ‘슬픈’ 요청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는 극히 드문 경우지만 조기유학을 떠난 자식의 성공을 위해 부부가 헤어져 살면서 가정이 풍비박산(風飛雹散) 나는 불행한 사례들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가족이란 일체감이 약해지고 가치관도 달라져 쉽게 이혼을 감행하거나, 불륜으로 이혼하는 일이 빈번해지는 것이다.

    작년 11월, 미국 동부 버몬트 주의 캐나다 접경지역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한국인 남성 4명이 적발됐다.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다. 조사 결과, 뉴욕 등지의 술집에서 여자 손님을 상대로 일하러 온 ‘남성 접대부’들이었다. 이들은 자녀와 함께 조기유학 온 어머니들을 상대로 하는 유흥업소에 취직, 월 수입 800만원씩을 받을 예정이었다고 진술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한인 사회는 이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보스턴 총영사관 관계자는 “과거 룸살롱에서 일하려는 아가씨들이나 조선족들이 밀입국하려다 적발된 적은 있었지만 ‘남성 접대부’들이 적발되기는 처음”이라며 “남편과 떨어져 사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결과가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부의 경우지만, 조기유학 온 엄마들끼리 몰려다니며 밤문화를 즐기고 필리핀 운전기사와 바람 나는 탈선 사례도 현지에서 목격되고 있다. 한 유학원 관계자는 “불륜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극소수이지만, 한 건이라도 나타나는 경우 조기유학 사회에 주는 충격은 크다”며 “실제로 조기유학 때문에 경제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가정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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