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학교 성폭력 공판 통역 논란 '법정 소동'

  • 뉴시스
    입력 2007.01.23 16:52


    "청각장애 방청객을 위해 통역을 해 달라" "수화 통역은 재판부 심리를 돕기 위한 것이다"

    23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법정. 특수학교인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관련자 5명에 대한 첫 심리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이날 재판은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예기찮은 일로 중단소동을 겪었다. 피고 중 유일한 청각장애인인 P씨가 재판 개시 후 10여분이 지나도록 법정에 나타나지 않자 재판부가 통역없이 진행키로 한 것.

    "수화 통역은 재판부, 검찰, 변호인 심리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지 방청객을 위한 건 아니다"는 재판부의 해명에 이어 심리는 시작됐고, 판사의 물음에 따라 피고들의 이름, 나이, 주소 등이 차례로 열거됐다.

    순간, 방청석에 있던 3-4명의 청각장애인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수화로 "말도 안된다, 당장 통역을 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재판정에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

    재판장인 형사2부 강신중 부장판사가 통역 요원을 통해 "신원 확인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광주장애인협회 이사 J씨가 강제퇴장 조치를 당했다.

    진통 끝에 재개된 재판은 피고들이 약속이나 한듯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범죄사실을 조목조목 캐묻는 검사 신문마저 반박하면서 시종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가인권위 직권조사 결과 검찰에 고발된 전 교장 K씨와 전 행정실장 K씨, 전 보육교사 L씨 등이 성폭력 혐의를 완강히 부인할 때면 곳곳에서 웅성거리는 등 동요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적잖았다.

    피해 진술을 토대로 한 검찰측의 집요한 추궁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부인하는 변호인측 주장이 맞서면서 이날 재판은 양측의 의견차만 확인한 채 1시간30분만에 끝났다.

    2차 심리는 다음달 23일 오후 3시 201호 법정에서 증인신문 위주로 열릴 예정이다.

    국가인권위는 광주인화학교와 사회복지시설인 광주인화원에서 최근 수년간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사실을 확인, 지난해 8월22일 관할 행정기관에 법인 임원진 해임을 권고하고 성범죄 관련 교직원 6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한편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는 이날 재판에 앞서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해자들을 장애인 성폭력특별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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