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소재 ‘병든’ 드라마 시청률에도 맥 못춰

  • 스포츠조선 = 김천홍 기자
    입력 2006.12.11 14:01

    최루성 드라마 시청률도 '눈물'
    '눈꽃' '눈의 여왕' '90일, 사랑할 시간'등
    사극 -코믹물에 밀려 한숨

    KBS2'눈의여왕'(좌) - MBC '90일, 사랑할 시간'(우) / 사진 스포츠조선
    지난해 말 안방극장은 온통 드라마 '장밋빛 인생'(KBS2) 천하였다. 시청자들은 불치병에 걸린 최진실을 보며 함께 울었다. 시청률은 40%를 넘어갔다.


    이처럼 불치병과 눈물은 불륜, 출생의 비밀 등과 함께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주요한 코드 중 일부였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코드를 사용한 드라마들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 불치병을 소재로 한 최루성 드라마로는 '눈꽃'(SBS), '눈의 여왕'(KBS2), '90일, 사랑할 시간'(MBC), '기적'(MBC)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드라마는 모두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물론 연출력이나 연기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마니아층이 생기기도 했지만, 소수의 외침에 불과한 상태다.


    그렇다면 '눈물 코드'의 드라마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첫째로 안방에 불어닥치고 있는 사극 붐을 들 수 있다. '눈꽃'과 '눈의 여왕'에는 '주몽'이라는 공공의 적이 있다. 지난 7월 이후 23주 연속 주간 시청률 1위(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 기준)를 달리고 있는 '주몽'은 급기야 20회 연장 방영까지 결정, SBS와 KBS를 울상짓게 하고 있다. '90일…'과 '기적'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들 프로그램은 각각 '황진이'(KBS2)와 '대조영'(KBS1)이라는 강력한 상대와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음으로 달라진 시청자들의 욕구를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코미디 혹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다.


    방송 3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은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고, 말랑말랑하고 감각적인 대사를 내세운 '명랑한' 드라마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3일 종영했던 '환상의 커플'(MBC)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시트콤과 정통 드라마 사이에서 '정체성'을 의심받기도 했던 이 드라마는 '대조영'이라는 강력한 상대에 맞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은 삶이 각박해지면서, '볼 거리'에서나마 웃음과 대리만족을 찾으려는 욕구로 풀이된다. 그런 측면에서 드라마 '연인'의 최근 상승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인'도 크게 보면 '90일…'과 마찬가지로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는 멜로드라마다. 게다가 영화 '약속'의 리메이크 버전이라 진부함 측면에서도 '90일…'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연인'은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멋진 캐릭터와 장면 곳곳에 나오는 '김정은식' 로맨틱코미디 모드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흔히 문화는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웃을 일이 별로 없는 현실인데도, 우는 프로그램은 외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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