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적 남북체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 필요

조선일보
  • 경남대 교수 심지연
    입력 2006.12.09 01:14 | 수정 2006.12.09 03:43

    ● 어떻게 볼 것인가

    심지연/경남대 교수

    “아닌 밤중에 찰시루떡 받는 격으로 해방을 맞이했다”는 공산주의자 박헌영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어느 누구도 해방을 주도적으로 맞을 아무런 준비도 못한 상태에서 일본의 무조건 항복이 발표됐다. 이로 인해 야기된 힘의 공백상태와 국토의 분단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탐색전이 국제적으로는 미국과 소련 사이에, 국내적으로는 남과 북 사이에 이루어졌다.

    이와 별도로 남북은 각각 내부적으로 권력투쟁에 휩싸였다. 해방정국은 이처럼 세 차원의 갈등과 대립이 복합적으로 얽힌 상태에서 각 정치세력이 자신의 이념과 노선에 따라 제휴 대상을 선정하고 패권을 장악해나가는 과정이었다.

    해방 3년간 실시된 미·소 군정은 이처럼 남과 북에 이질적인 체제를 수립했다. 이에 대한 평가와 학문적 연구는 보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권 보장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임을 감안할 때, 미·소 군정의 어떠한 정책과 조치가 이에 근접한 것이었는지, 그리고 어째서 그러한지를 천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권이라고 하는 인류의 보편타당한 가치를 평가의 기준으로 할 경우, 선언적인 강령이나 선전문구보다는 정치제도와 법률체계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당시 도입된 체제를 역사발전과 국제정세의 변화라고 하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인지, 그리고 그것이 주민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인지에 기준을 두고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초기에는 미흡하고 불완전했을지라도 지속적인 수정과 보완을 용인하여 민주주의원리에 근접한 형태로 나아간다면, 수용 가능한 체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체제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통치자의 개인적인 권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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