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우산·전작권 연쇄충돌… 동맹 무색한 최악의 SCM

    입력 : 2006.10.23 00:48 | 수정 : 2006.10.23 00:48

    한국발표 美서 부인, 성명 7시간 반 늦어져
    ‘전작권 2009~2012년 전환’… 이상한 합의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각) 미 워싱턴에서 열린 38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선 양국 국방장관의 기자회견 도중 핵우산 제공 표현 문제를 놓고 이견(異見)이 그대로 노출되고,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한국군 고위 관계자의 핵우산 구체화 전략지시 발표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등 유례 없는 사태가 빚어졌다. 공동성명 발표도 당초 예정보다 7시간30분이나 늦게 이뤄졌다. 외교 관례상 보기 드문 일들이 이어져 ‘사상 최악의 SCM’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0일 오후 1시반 미 국방부(펜타곤) 브리핑룸. 양국 공동성명문이 배포된 뒤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과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이 시작될 시간이었지만 공동성명문이 배포되지 않았고 두 장관도 나타나지 않았다. 두 장관은 예정 시각보다 20분이나 지난 뒤 나타났지만 공동성명문은 배포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매년 열린 SCM에서 양국 장관 공동 기자회견장은 두 나라 간의 돈독한 신뢰와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는 미사여구(美辭麗句)가 이어졌다.
    지난 수년간 SCM 기자회견에서 양국 장관은 “매우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며 서로 덕담(德談)을 주고 받아왔으나 이날 그런 장면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답변할 때 상대방에게 “그렇지 않느냐”며 동의를 구하거나 양보를 하는 경우도 많았으나, 이날은 핵우산 표현문제 등을 놓고 양국 장관 간에 아슬아슬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40여분간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엔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통해 “핵우산 표현과 관련해 한국측이 욕심을 부려 공동성명이 늦어지고 있다” “한국측이 한미 군사위원회의(MCM) 결과, 벨 한미연합사령관이 핵전략에 대해 계획을 짜거나 그런 종류의 일을 한다고 했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직설적으로 한국측을 비판하거나 공식발표를 부인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는 우리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8일(현지시각) MCM이 끝난 뒤 “양국 합참의장이 벨 한미연합사령관에게 핵우산 구현 방안을 마련하라는 전략지침을 하달했다”고 밝힌 것을 뒤집는 것이었다.

    지난 10여년간 10여 차례의 SCM 중 처음 보는 난맥상이었다.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단독행사 시기 문제에서도 양국간 신경전은 마찬가지였다. 양국은 시기에 대한 이견 때문에 양국 기자회견이 끝난 뒤 6시간여 밀고 당기는 회담을 계속, 밤 9시에야 공동성명을 냈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은 전시 작통권을 오는 2009년 10월 15일부터 2012년 3월 15일 사이에 한국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소식통들은 작통권 단독행사 시기는 2012년 3월 15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 미국은 핵우산 제공과 관련, ‘핵우산 제공을 통해 확장된 억제(extended deterrence)의 지속을 포함한다’고 공동성명에서 밝혔다. 양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4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해 동시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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