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와 한동네 출신 먼 친척”

조선일보
입력 2006.08.29 00:49 | 수정 2006.08.29 00:50

상품권 발행 ‘코윈’ 주식관련 권기재 前청와대 행정관
부산 국세청서만 27년 근무… 갑자기 청와대로

코윈솔루션이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선정되는 데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권기재(48) 전 청와대 행정관이 28일 국세청에 출근, 전입신고를 마쳤다. 권씨는 성인오락실 파문에 연루된 첫 청와대 관련 인사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권씨의 역할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27년 동안 세무공무원

권씨는 1977년 부산에서 9급으로 세무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2004년 3월 청와대 비서실에 파견될 때까지 27년간 부산지역에서 근무했다.

당시 6급으로 부산 지역에만 근무한 권씨가 청와대로 파견된 것은 이례적인 인사였다고 국세청 관계자들은 전했다. 통상 국세청 직원의 청와대 파견은 국세청 추천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부산권에서만 근무한 권씨는 본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씨가 국세청 서울 본청으로 옮겨 청와대 비서실에 파견 근무하는 ‘파워 맨’의 위치를 차지한 데 대해 국세청 주변에서 화제가 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2003년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권씨가 정책 제안 공모에 참여해 채택된 게 인연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권씨는 A4용지 50쪽 분량의 ‘쉬운 소득세법 개정안’과 ‘사무관 특별승진제도 정립방안’을 제출했다.

권씨의 청와대 파견과 관련, 국세청 안팎에서는 권씨가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먼 친척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본지 취재 결과, 권씨와 권양숙 여사는 고향이 같은 마산 진전면 출신으로 이곳에는 안동 권씨가 씨족을 이루고 살고 있다.

권 여사의 집안과 가깝다는 진전면의 60대 노인은 “권씨와 권 여사가 예전부터 알기는 힘들었다”며 “그래도 권 여사가 청와대에 들어가서 동네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모르는 체 하기는 힘들지”라고 했다. 자전거를 몰고 가던 동네의 또 다른 60대 노인은 권씨에 대해 “자유당 때 면장하던 권○○씨의 아들인데, 저 아랫마을에 산다”며 “부산서 세무공무원 하다가 청와대 들어갔다고 하더구먼”이라고 말했다.
70대 노인은 “권씨가 30년 가까이 부산에서 세무공무원 하다가 청와대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권 여사와 20촌 관계지만, 그리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권 여사와 먼 친척이라고 해도 같은 동네 출신이고 하니 그런 게 작용을 안 할 수가 있나. 정확한 내용이야 우리가 몰라도 청와대 들어갈 때 주위에서도 다 그런가 보다 했지”라고 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권씨가 대통령 부인 때문에 청와대 비서실에 근무하게 됐다는 소문에 대해 “조사결과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권씨와 세무서 생활을 함께 했던 한 국세청 직원은 “부인이 약사라서 그런지 하위직 공무원답지 않게 배포가 컸고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출세지향적으로 너무 나선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고 했다.

◆권씨 국세청에 정상출근

권씨가 모친 명의로 코윈솔루션 지분 1만5000주(0.49%)를 보유한 사실이 밝혀지자, 25일 청와대는 즉각 국세청으로 인사조치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28일 “권씨가 청와대에서 복귀한 후 첫 출근일인 이날 오전 정상적으로 출근했다”면서 “검찰 수사가 예정돼있기 때문에 당분간 본부대기 상태로 보직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성인오락실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인 코윈솔루션이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 한달 만에 적격판정을 받게 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세청은 권씨를 상대로 코윈솔루션 지분 보유 경위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사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 재산신고 기준에는 1000만원 미만의 주식에 대해서는 신고의무가 없다”면서 “권씨 모친의 지분이 750만원(액면가 500원×1만5000주)에 불과해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코윈솔루션의 허가 과정 개입 의혹에 대해 국세청은 “검찰이 조사할 사안으로 국세청 소관이 아니다”고 밝혔다. 권씨는 코윈솔루션의 공동대표 최모씨의 남편 양모(46)씨와 국세청 동료로 코윈솔루션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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