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러고도 교육부총리 할 수 있나

조선일보
입력 2006.07.28 22:42 | 수정 2006.07.28 23:17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1999~2002년 교육부의 두뇌한국(BK)21 예산 2억7000만원을 받아 연구하면서 도시 再開發재개발에 관한 논문 하나를 두 대학 학술지에 발표하고 그것을 별도 실적인 것처럼 보고했다고 한다. 1998년에는 지방의회 운영에 관한 논문을 제목만 살짝 바꿔 7개월 간격으로 관련 학회지와 교내 학술지에 중복해 실었다고 한다. 또 1998~1999년엔 시민단체의 영향력에 대한 논문을 지방정치학회誌지와 대학 학술지에 중복 발표하고 이것도 나중에 BK21 실적 보고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제자 논문 표절의혹은 의혹대로 굴러가면서 새로 드러나고 있는 사실들이다.

김 부총리와 관련된 남의 논문 베끼기와 한 논문을 여러 개로 부풀리기는 학문의 세계에서 가장 큰 범죄다. 교수로서 학자로서 失格실격이란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 교수사회에서는 이런 학문적 범죄행위가 적지 않게 저질러지고 있다. 우리 대학과 학문의 수치스러운 一面일면이다. 김 부총리는 자신의 행위가 우리 대학사회에서 상당수 교수들이 늘 하고 있는 이런 관행을 따랐을 뿐 자신만 유독 그런 것은 아니라는 말로 자신을 변호했다. 김 부총리는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檢證검증하면 앞으로 교수 출신은 장관을 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김 부총리의 이런 말과 행위는 굳이 반박할 가치가 없다.

그는 닷새 전 제자논문 표절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이미 故人고인이 된 제자가 자기 것을 베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논문실적을 중복 보고한 것은 교육부에 최종보고서를 내는 과정에서 助敎조교가 실수한 것이라고 했다. 본인은 알지도 느끼지도 못했을지 모르지만 이런 말을 할 때 김 부총리는 이미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격적 윤리적으로 무너져버린 것이다. 평소엔 “과거사문제를 분명히 정리하지 않고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다”고 하던 김 부총리가 지금 “내게 과거가 아닌 미래의 일을 할 기회를 달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드러난 것만으로도 김 부총리는 더 이상 나라의 교육을 總括총괄하는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다. 수백만 명의 초·중·고·대학생이 지금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데다 교육부총리의 큰 일 중의 하나가 대학들더러 연구윤리를 지키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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