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중인 거물 금융브로커 김재록씨는 친해져야겠다고 점 찍은 사람에게 접근해 서슴없이 '형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김씨의 '형님, 아우' 接近法접근법은 재계, 금융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 또 다른 거물 브로커 윤상림씨는 28일 재판정에서 이해찬 前전 총리와 함께 골프를 쳤던 얘기, 이 전 총리로부터 선물을 받았던 얘기를 자랑 삼아 늘어놓았다. 윤씨의 '형님, 아우' 역시 수백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 윤씨와 '형님, 아우' 하며 지냈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그 사람 언젠가 일 낼 줄 알았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자신은 미리 그럴 줄 알고 김씨, 윤씨와 거리를 두고 지냈기 때문에 문제될 일이 없다는 얘기다. 소가 웃을 일이다.

김씨와 親分친분이 있던 것으로 확인된 전직 재경부 장관만 해도 네 사람이나 된다. 이 인사들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쳐 경제 총사령탑으로 在任재임한 기간을 합치면 滿만 5년이다. 이 중 한 사람은 "경제부처 국장급이면 모두 김재록씨와 안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역대 재경부 장관과 두루 알고 지내고, 경제부처 국장급들과 '형님, 아우' 부르는 사이였다면 그런 김씨가 재계, 금융계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윤씨 역시 고검장, 부장 판사, 경찰청 차장같이 '힘 센' 사람들과 돈을 주고받는 사이로 지냈다. 보통 사람들 눈에는 윤씨가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줄이라도 대 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請託청탁하면 敗家亡身패가망신하게 만들겠다"고 했고, 참모들 역시 연줄이 통할 수 없는 별천지 세상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큰소리를 쳐 왔다. 그러나 現현 정권에서도 대통령과 고향이 같은 사람들, 학교가 같은 사람들, 實勢실세들과 한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들이 요소 요소의 알짜 높은 자리를 꿰차고 눌러 앉아 있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윗물들이 이렇게 '형님, 아우'를 밝히고 챙기는 분위기이기에 김씨, 윤씨의 '형님, 아우' 장사도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