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정신이 서양을 앞서게 만들었다

조선일보
입력 2006.03.24 23:02 | 수정 2006.03.24 23:02

후쿠자와 유키치 자서전
허호 옮김|이산|376쪽|1만9000원

일본 최고 고액 화폐인 1만엔 권 초상화의 주인공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1834~1901)가 만년에 자신의 일생을 구술한 ‘복옹자전(福翁自傳)’을 우리 말로 옮겼다. 게이오의숙(慶應義塾)과 지지신보(時事新報)의 설립자인 후쿠자와는 교육·언론·저술 활동을 통해 일본의 근대화에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 특히 정치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적 영화를 추구하지 않아 지금까지도 범국민적 존경을 받고 있다.

이 책은 큐슈 지방의 하급무사 집안에서 태어나 한살 때 아버지를 잃은 후쿠자와가 일본 전통에서 벗어나 ‘문명개화’의 선구자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고향에서 한학(漢學)을 공부하던 그는 스무살 때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나가사키로 나간다. 이 때부터 후쿠자와의 평생은 자신의 표현을 빌자면 “서양에 대한 신념이 뼈에 사무쳐 있었다”(134쪽). 처음 네덜란드어를 배우던 그는 영어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 독학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정부 사절의 일원으로 세 차례에 걸쳐 미국과 유럽을 장기간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문물을 꼼꼼히 기록하여 ‘서양사정’이란 방대한 저서를 냈다. 가는 곳마다 영어 책을 최대한 구입하여 귀국하는 열성, 일본을 영국과 나란한 부강국(富强國)으로 만들려는 열정, 자연과학과 독립정신이야말로 서양이 동양보다 앞서게 된 근본이유라는 통찰 등은 19세기 후반 일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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