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파문'에 연루된 영남제분이 작년 11월 自社株자사주를 처분해 68억원의 시세 差益차익을 올렸다고 한다. 기업들이 자기 회사의 株價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자사주를 사고 파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영남제분의 자사주 매각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한둘 아니다.

우선 영남제분이 자사주를 매각한 시점이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영남제분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주가를 띄운 시기와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공제회는 작년 9월 9일부터 10월 18일까지 영남제분 주식 80여만주를 사들여 주가를 3200원대에서 6100원대까지 끌어올렸다. 11월 8일엔 공제회는 영남제분 지분이 7.5%에서 9.1%로 늘었다고 公示공시했다. 그로부터 열흘쯤 뒤 영남제분은 평균 가격 5000원에 자사주 195만주를 모두 처분한 것이다.

영남제분이 場內장내가 아닌 場外장외시장 거래를 이용해 자사주를 모두 팔아치운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장외거래를 하면 이를 公示공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이용해 자사주 매각을 감추려 했다는 인상을 남긴다. 100억원의 돈을 들여 영남제분 주식을 사들인 기관이 어디인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공제회의 투자행태도 석연치 않다. 공제회는 작년 10월 17일부터 11월 15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영남제분 주식 37만주를 팔았다. 주가가 목표주가에 이르면 보유 주식 일부를 팔아 이익을 實現실현한다는 투자의 定石정석을 지킨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로 최근까지는 주가가 3000원 밑으로 밀리기까지 한번도 주식을 팔지 않았다. 다른 투자종목에 대해서는 주가가 내림세를 타면 즉각 처분했던 공제회가 영남제분에 대해서만 주가를 받쳐주는 특별 대우를 하기 시작한 셈이다. 작년 10~11월 이기우 당시 총리 비서실장, 김평수 공제회 이사장,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 등이 두세 차례 골프모임을 가진 다음에 벌어진 일이다.

따지고 보면 작년 5월 공제회가 영남제분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 자체가 상식을 벗어났다. 당시까지만 해도 영남제분 주식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을 골라내는 증권사 종목 분석 리포트에 한번도 오르지 못했던 주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제회와 영남제분이 '주가 작전'을 벌인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으니 갈수록 요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