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자동차 과장급 이상 관리직 임직원 1만1000명이 올해 임금을 올리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잇따라 임금 凍結동결을 선언했고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도 올해 보수를 작년 수준으로 묶기로 했다. "올 들어 환율 하락에 高油價고유가와 원자재 값 급등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나빠져 불가피한 自救자구 노력"이란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 국내외 자동차시장 상황은 현대차가 위기의식을 느낄 만도 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外形외형으론 최대 이익을 냈지만 순수 생산과 수출로 남긴 영업이익은 2004년에 비해 30%나 줄었다. 1998년부터 계속 증가하던 매출도 7년 만에 감소勢세로 돌아섰다. 세계 자동차시장은 이미 飽和포화 상태다. 중국, 인도 등의 자동차 생산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은 생산능력이 수요를 2400만대 이상 웃돌고 있다. GM, 포드 같은 세계적 자동차업체들이 무더기로 공장 문을 닫고 수만 명씩 직원을 내보내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경쟁은 격화되고 시장은 줄어들고만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간다면 현대차의 '10년 후'를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제 정신이 있는 勞노·使사라면 머리털이 곤두설 섬뜩한 상황이다. 이 대목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 노사간 信賴신뢰다. 세계 1위 도요타자동차는 50년 無무파업과 2000년 이후 5년 간 임금동결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현장 分任토론 형식으로 이뤄지는 격의 없는 勞노·使사 대화가 만들어낸 결과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가 관리직을 앞세워 임금 동결을 선언한 뒤 일방적으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회사측도 노조의 이런 반발을 억지로 누르려고만 할 게 아니다. 경영상황을 노조에 투명하게 밝히고 그들이 임금동결의 불가피한 이유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순서다.
노조도 10년 넘게 年例연례행사가 돼버린 파업의 악순환에 이제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그리고 도요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생산성과 수익성을 어떻게 끌어올릴지를 회사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건 그래야 마땅하다는 次元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래야 죽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다는 次元차원의 문제다. 죽은 닭이 알을 낳을 수 없듯이 기운 회사는 임금도 이익도 만들어 낼 수 없다.
입력 2006.02.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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