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사돈, 음주운전 의심 사고 청와대·경찰 개입 은폐 의혹

조선일보
입력 2006.02.03 00:54 | 수정 2006.02.03 07:54

2003년… “피해자·목격자 불러 입막음”
당사자 배氏 “사고 냈지만 술은 안마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의 장인으로 대통령과 사돈인 배병렬(60·경남 김해시 진례면 신월리)씨가 지난 2003년 4월 운전을 하다 현직 경찰관의 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사건을 담당한 경찰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개입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2일 제기됐다.


이 교통사고 피해자인 경찰관 임모씨는 “가해자인 배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고 주장했고, 당시 사건현장을 목격했던 4명 중 두 명도 “배씨가 술에 취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경찰 간부들이 피해자인 임씨에게 접근해 진급과 합의금을 제시하며 입막음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2003년 4월 24일 오후 7시쯤 술에 취해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배씨가 김해시 진례면 신월리 마을길에서 마주 내려 오다 길 옆으로 양보해 있던 피해자 임모씨의 엘란트라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임씨는 전치 5주의 부상을 입고, 자동차 앞 범퍼와 라디에이터 등이 부서지는 피해를 당했다. 이 사고로 H보험회사는 피해자에게 진료비 160여만원과 차량 수리비 38만원을 지급했다.
대통령 사돈의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은 현직 경찰관 임모씨가 경남 진례면 신월리 마을길에서 당시 사고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김해=이석우 기자
그러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진례파출소(현 진례치안센터)는 가해자인 배씨를 파출소로 데리고 갔으나 음주 측정을 하지 않았다. 사건 기록에는 ‘단순 접촉사고’로만 남아 있다. 또 경찰은 목격자들을 불러 “이번 사건에 대해 절대 입을 열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을 받았고, 그 자리에서 목격자 세 명으로부터 손도장까지 받았다고 당시 목격자 중 두 명이 증언했다.

사건 발생 두 달여 뒤 당시 파출소장 천모씨는 임씨를 불러 직접 합의서를 받았다. 임씨는 “당시 김해경찰서 양모 서장과 서모 정보과장 등 경찰 간부들이 지난해 초까지 나를 불러 진급과 합의금을 제시하며 사건을 숨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직접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임씨는 당초 경찰 간부들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2004년 9월 청와대에 민원을 냈다. 임씨는 “2004년 11월쯤 청와대 민정수석실 오모 국장이라는 사람이 부산경찰청으로 내려와 나를 불렀다. 그 자리에서 오 국장이 ‘돈을 얼마나 원하느냐. 진급을 시켜주면 되겠느냐. 절대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나를 달랬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사자인 배씨 역시 2004년 12월쯤 임씨를 만나 합의금을 제시하며 회유를 시도했다고 임씨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고 당사자인 노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씨는 “나이가 들어 눈도 침침하고 길도 어둡고 해서 사고는 났지만 술은 전혀 마시지 않았다. 사고 며칠 뒤 합의했으며 별도로 돈을 들고 가 합의를 시도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당시 김해경찰서장이었던 양모씨는 “사고가 난 한참 뒤에 임씨가 인사하러 왔기에 한 번 만났을 뿐 진급이나 합의금 얘기는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김해경찰서의 상급 기관인 경남지방경찰청장으로는 이택순(李宅淳) 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재직하고 있었다. 당시 대통령 사돈의 교통사고 내용이 이 청장에게 보고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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