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3.04 13:39
“알바비 받으면 또 낼게요”
1원 단위 ‘영끌’부터 10만원까지 십시일반
삼육대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자발적인 모금 운동에 나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시작은 한 학생의 제안이었다. 삼육대 재학생인 김민희(화학생명과학과 4학년) 씨는 코로나19와 사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지쳐 앉아있는 사진을 보고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기부하려던 김 씨는 학교 이름으로 다 함께 모금하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동참 의사를 물었다. 많은 학생이 긍정적인 댓글을 달자, 용기를 얻고 기부금을 모금하기 시작했다.
모금은 거래내역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 계좌로 이뤄졌다. 카카오톡 실명 오픈채팅방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금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했고, 각 학과 학생회장은 단톡으로 이를 알리며 기부 참여를 독려했다. 타 대학에서 코로나19 모금을 추진하는 담당자와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모금에는 4일 오후 현재까지 170여명이 참여했다. 20학번 신입생부터 모금 소식을 듣고 참여한 졸업생까지, 1원 단위 ‘영끌’부터 10만원까지, 십시일반으로 기부한 260여만원이 모였다. 채팅창에는 “알바비 들어오면 바로 동참할게!” “소액이지만 먼저 넣고 월급 들어오면 또 할게” “작게나마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 등 글이 이어지고 있다.
모금을 기획한 김 씨는 “학생들이라 당연히 돈이 많지 않을 텐데 ‘소액이라 미안하다’는 댓글이 많았다”면서 “소액도 의미 있는 일이라며 서로 북돋아 주는 모습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모금 운동을 재학생뿐만 아니라, 교수와 직원 등 전 구성원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장과 부총장에게 ‘교수님과 직원 분들도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삼육대 학생들의 코로나19 모금은 오는 8일까지 진행된다. 기부처는 오픈 채팅방에서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정할 예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