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과 앱… '배움'을 클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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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과 앱… '배움'을 클릭한다

조선일보
  • 라이프&러닝팀
입력 2019.04.25 03:00

태블릿 학습기, 수학 도우미 앱 등 'e-Learning' 이젠 모바일로 옮겨가는 중

태블릿과 앱… '배움'을 클릭한다
한글을 아직 모르는 유아가 혀 짧은 소리로 스피커에 대고 "책 읽어줘"라고 말한다. 즉시 책 읽는 소리가 나오고, 노래를 들려달라고 하면 곧바로 노래도 나온다. 조금 더 자란 어린이는 특수 카드를 꺼내 태블릿 PC의 카메라로 비춘다. 곧 살아 있는 듯한 공룡과 영화에서 본 우주 공간이 4D 입체로 재현된다. 단순히 보여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체에 자세한 설명이 붙어 자연스럽게 지식을 전달한다.

초등학생이 되고 나서도 태블릿 PC는 필수품이다. 하교 후 집에 와서 하는 예습과 복습은 매일 태블릿 PC를 통해 이뤄진다. 중고생이 되어서는 '앱'이 수학 도우미 역할을 한다. 수학 문제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기만 하면, 5초 만에 풀이 과정과 답을 알려준다.

여전히 일부에게는 신기할 수 있겠지만, 최근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시대의 학생들에게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기술의 발전과 모바일 기기의 보편화 속에 교육 시장에는 새로운 e-Learning(e-러닝) 중심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센터'에서 관리하는 학습지, 학원이 '태블릿 학습기'로

학습지는 여전히 많은 학생의 선택을 받는 공부 수단이다. 종이로 된 일정 분량의 학습지를 풀고, 매주 정해진 시간에 '선생님'이 방문해 학습 상황을 체크한다. 아니면 정해진 교재를 들고 학원에 가서 단체 수업을 듣는다. 여전히 이러한 방식은 상당히 보편적이다.

하지만 '태블릿 학습기'의 등장은 영원할 것만 같던 학습지와 학원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부터 중학생 정도라면 이미 익숙한 태블릿 학습기는 여러 교재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태블릿 PC 하나만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학습 자료와 온라인 시스템을 통한 학습 관리 교사의 코칭까지 가능하게 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교육 전문 기업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읽고 발 빠르게 태블릿 학습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태블릿 학습기의 종류 또한 전 과목이 가능한 것부터, 영어교육 전문 기업이 만든 영어학습 전용기기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교육 기업들의 마케팅 또한 전통적인 '학습지 가입 권유'와 함께, '태블릿 학습기 체험 권유' 쪽으로도 확장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e-Learning 시장이 모바일 시장으로 '파워 시프트'가 진행 중임을 입증한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말로, 자녀 교육에 있어서 환경의 중요함을 일컫는 말)'라는 말처럼, 양질의 교육을 위해서는 특정 지역에서 '그들끼리' 어울려 배워야만 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지금까지도 존재한다. 그러나 새로운 e-Learning의 등장으로 누구나 의지와 시간만 있다면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전국 어디서나 동일하게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가고 있다.

태블릿과 앱… '배움'을 클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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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휴대폰 & 스피커 속 원어민'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기능을 가진 다양한 영어교육 앱 및 인공지능 스피커의 등장은 한국인의 영원한 과제인 '영어 완전정복'에도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에 익숙해지도록 영상물을 보여주거나 책을 반복해서 읽어주는 것이 여전히 왕도로 꼽히지만, 재미있는 콘텐츠가 가득한 영어교육 앱과 음성 인식이 가능한 스피커가 등장하면서 이 '왕도' 또한 좀 더 접근이 쉬워졌다. 예전에는 DVD 플레이어를 통해 재생하고, CD를 찾아 틀어줘야 했던 번거로움을 스피커에 대고 하는 말 한마디, 앱 터치 한 번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되며 '부모표 영어교육' 진행이 수월해진 것이다.

물론 꾸준함을 갖추고 '의지박약'을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는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CT의 획기적인 발전은 영어교육에도 새로운 실마리를 부여하며, 무조건 고가의 학원이나 해외 어학연수만이 '영어 완전정복'의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을 부모와 학생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교육 시장에 쓰이는 기기 역시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해 학습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한데 쉽기까지? '신문물'에 약해도 '활용도 OK'

e-Learning의 '파워 시프트' 비결은 무엇보다 그 쉬운 이용법에 있다. ICT가 무엇의 약자인지 모른다 해도, 나이가 많고 새로운 기기 사용에 서툴러도, 심지어 다른 일을 하면서도 활용이 가능한 것이 이 시대의 새로운 e-Learning 시스템이다.

바쁜 맞벌이 부모 대신 아이들을 돌보는 조부모도, 버튼만 한 번 누르면 태블릿 학습기로 아이의 공부를 챙겨줄 수 있다. 영어 DVD, CD를 매번 바꿔가며 플레이어에 넣고 아이에게 들려주기는 힘들지만, 음성인식 스피커를 통해 매일 정해진 시간만큼 영어 노래를 틀어주는 일은 훨씬 쉽다.

유해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무분별한 노출만 막는다면, 교육 방면 앱의 활용도 역시 무궁무진하다. 최근 초등생 필수 교육으로 뜨거운 인기인 '코딩' 역시 전용 타일로 스스로 코딩을 하고, 앱으로 결과를 확인하며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서비스가 이미 출시됐다. 또 수학 문제를 단 몇 초 만에 풀어주는 앱은 난도 높은 문제 앞에 좌절하는 중고생들 사이에 '필수'로 꼽히고 있다. 시공간의 한계를 무너뜨린 e-Learning은 이미 '교육의 미래'에 등극했다. 더욱 확장될 수밖에 없는 이 시장을 향한 교육 콘텐츠 기업들의 질주 역시 더욱더 숨 가빠질 전망이다.

☞ICT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줄임말이다. 모바일 시대의 대표 기기인 휴대폰과 태블릿 PC에 관련된 기술부터 웨어러블 기기, 빅데이터 활용에 이르기까지 포괄하는 범위가 넓다.

☞IoT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의 줄임말이다. 사물에 센서를 부착, 실시간으로 사물끼리 데이터를 주고받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e-Learning

'electronic'(전자)의 'e'에 배움을 의미하는 'Learning'을 합성한 말로,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모든 학습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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