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사귀만 봐도 거품 무는 '애플'... 세상 사과가 다 제 것인가?

  • 글 jobsN 이승아

    입력 : 2021.05.04 19:47


    스타트업 로고에도 소송 불사
    '너무하다'는 의견이 대부분
    디자인 업계는 "애플 입장도 이해"

    한 입 베어 문 사과를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글로벌 IT기업 '애플'입니다. 애플은 한 입 베어먹은 듯한 모습의 사과를 로고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잎사귀도 하나 달려있죠. 애플은 지금까지 이 로고를 지키기 위해 많은 회사와 싸워왔습니다. 다른 기업에서 조금이라도 애플과 비슷한 로고를 사용하면 누구보다 발 빠르게 대처했죠. 기업의 국적, 업종 등과 상관없이 소송을 걸어 사용을 막았습니다.

    애플 로고(오른쪽)와 조젯 로고(왼쪽). /애플, 조젯 홈페이지 캡처
    최근 애플에 소송을 당한 기업이 있습니다. 미국 생수 브랜드 '조젯(Georgette)'입니다. 애플은 2021년 4월 조젯의 로고가 자사 로고와 비슷하다고 미국 상표심사·항소위원회에 반대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애플 측은 의견서에 "당사 로고와 시각적으로 유사하다. 소비자 혼란과 더불어 사기 등에 활용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 손상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젯의 로고 역시 사과입니다. 애플과 다르게 잎사귀는 두 개고 한 입 베어 물지 않은 완전체 사과죠. 사과에는 'I AM Arcus'라는 문구도 적혀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달라 보이지만 애플과 조젯의 로고를 겹치면 사과 모양과 잎사귀가 하나의 로고처럼 일치합니다. 애플 입장에서는 조젯이 자사 로고를 베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죠. 또 애플 측은 생수, 음료 사업에 사과 모양 로고를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애플 파크에서 애플 로고가 새겨진 머그잔과 물병 등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애플 측의 설명이죠.

    해당 소송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조젯 말고도 애플이 딴지를 건 기업이 있습니다. 한 회사는 애플 때문에 로고를 바꾸기도 했죠.

    프리페어 로고. 애플과 합의 후 잎사귀 모양이 바뀌었다. /프리페어 홈페이지 캡처
    ◇사과도 아닌데 바꿔라?

    2020년 8월 애플이 미국 스타트업 '프리페어(prepear)'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로고를 따라 했다는 이유였죠. 프리페어는 이름에 들어간 과일인 '배(pear)'를 로고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배에는 잎사귀가 하나 달려있었는데, 애플은 이 잎을 보고 자사 로고를 따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애플 측은 "프리페어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우리 로고와의 유사성을 이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잎사귀 달린 프리페어 과일 로고와 애플 로고의 유사성을 강조했죠.

    프리페어는 아이들 건강을 위한 요리 레시피와 식단 구성을 찾고, 식자재를 주문하는 앱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애플과 업종이 전혀 겹치지 않는 회사임에도 소송을 걸었습니다. 또 당시 프리페어 직원은 5명뿐인 작은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세계 시총 1위 기업이 작은 소상공인을 상대로 싸움을 건 셈입니다. 이에 프리페어 측은 상표권 침해 소송을 취하해달라는 취지의 청원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프리페어 창업자 나탈리 몬손은 글로벌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 청원을 올렸죠. 해당 청원에 27만명이 동의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애플 로고와 닮지도 않았다", "게상 모든 과일 로고가 너네 거냐", "로고 집착이 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죠.

    애플은 프리페어의 청원운동이 27만명의 동의를 얻자 같은 해 12월 소송절차를 30일 동안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죠. 그리고 2021년 2월 애플과 프리페어가 합의점을 찾았습니다. 프리페어의 로고를 변경한다는 조건이었죠. 애플은 프리페어가 기존 로고 디자인을 변경해 사용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결국 프리페어가 타원형의 잎사귀를 반달모양으로 바꾸면서 IT 공룡과 스타트업의 싸움을 마무리했습니다.

    아펠킨트 로고(오른쪽)와 애플 로고(왼쪽).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독일의 작은 카페에 진 애플

    애플이 로고를 놓고 벌인 소송에서 매번 우위에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지기도 하죠. 애플은 2011년 독일 본(Bonn)에 있는 작은 카페 ‘아펠킨트(Apfelkind)’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아펠킨트의 로고가 애플 로고와 비슷하니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죠. 아펠킨트는 'Apple child'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맞게 빨간색 사과 안에 모자 쓴 아이의 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로고만 봤을 때는 사과라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습니다.

    아펠킨트 사장 크리스틴 로머는 애플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당시 크리스틴 로머는 "이 로고는 독일 특허청에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애플 로고를 베끼지 않았고 나는 내 로고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독일뿐 아니라 해외에도 알려졌습니다. 당시 이 로고 분쟁을 접한 사람들은 '사과면 다 애플 로고냐'며 애플을 비난했습니다. 그러다 2013년 애플이 돌연 소송을 포기했습니다. 애플 측의 공식 입장은 없었지만 사과 모양 로고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여론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2009년에는 초록색 사과를 로고로 사용한 호주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 소송을 걸었습니다. 2011년에는 중국 식품 회사 '쓰촨 팡구오 푸드'에 빨간색 사과 이미지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했죠. 당시 애플은 팡구오 푸드 측에 사과에 달린 잎사귀를 없애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팡구오 푸드 자오 이 CEO는 당시 "두 중국어 문자가 포함돼 있고 애플 로고와는 방향, 모양 등이 완전 다르다. 로고 변경은 검토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애플은 이 밖에도 뉴욕시가 주최한 환경 캠페인 '녹색의 뉴욕시(GreeNYC)' 로고가 자사와 비슷하다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소송에서 패하고 뉴욕시민에 비웃음을 사기도 했죠.

    쓰촨 팡구오 푸드 로고(오른쪽)와 애플 로고(왼쪽).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디자인 업계는 “이해한다”

    지금까지 애플의 행보를 보면 전 세계 사과 모양이 마치 애플의 '사과'인 듯합니다. 이제 애플이 로고로 소송을 걸었다는 소식을 접하면 대부분 민감하게 반응하는 애플을 비웃습니다. 그러나 디자인이나 마케팅 업계에서는 '사과 소송'을 거는 애플의 이해한다는 입장입니다.

    로고는 기업, 제품, 기관 등을 상징하는 디자인입니다. 로고를 보고 해당 기업을 떠올리기 때문에 '기업의 얼굴'이라고도 하죠. 그만큼 작은 그림 하나가 담고 있는 의미와 가치가 큰 셈입니다. 애플은 세계적인 기업인만큼 로고가 가진 가치가 높죠. 그렇기 때문에 이를 지키려는 애플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한 변리사는 "애플 로고의 상표권은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과 모양이라고, 또 사과에 잎사귀가 달렸다고 모두 애플 로고와 유사하다고 치부할 수 없다. 기술과 제품력이 뛰어나 회사니 로고에 대한 집착을 조금 덜어도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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