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내서…” 연이은 폭로 글에, 카카오 ‘발칵’

  • 글 jobsN 송영조

    입력 : 2021.02.23 15:29


    카카오 ‘당신과 일하기 싫습니다’ 인사평가 논란
    토스에서는 동료 평가가 채용·퇴사 영향 미쳐
    “조직 발전하려면 엄격한 동료평가 필요” 의견도

    블라인드에 올라온 카카오 인사평가 관련 폭로 글. /블라인드 캡처
    카카오의 인사평가 방식이 직장인 사이에서 논란이다. 2월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카카오 직원의 글이 파문을 일으켰다. 카카오 직원 A씨가 쓴 ‘안녕히’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유서 성격의 글이 적혀 있었다. A씨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고백하면서 회사를 향해 “감정을 담은 피드백에 평가와 인센티브를 그렇게 준 당신들도 공범이다”라고 했다.

    다음 날인 2월 18일에는 블라인드에서 ‘카카오의 인사평가는 살인’이라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게시자 B씨는 “카카오가 (인사)평가 때 대상자에 대해 ‘이 사람과 일하기 싫습니다’라고 답한 직원 수를 집계해 전 직원에게 제공한다”라고 했다. 이어 “전사(全社) 퍼센티지와 비교까지 해주며 당신은 바닥이라고 짓누른다”고 적었다. B씨는 또 “상위평가에 조직장의 괴롭힘을 적었는데, 그 내용을 상위 조직장이 공유하는 바람에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정신과 처방전을 올리며 “이 일로 우울증을 얻었고, 자해 시도만 수차례 했다”고 밝혔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 제공
    ◇“나는 잘 써줬는데···동료평가 이후 한 마디도 안해”

    카카오의 일만이 아니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많은 회사에서 동료평가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일부 기업은 상대 직원의 단점을 직접 주관식으로 남겨 당사자가 볼 수 있게 한다. 인사평가 논란 이후 한 카카오 직원은 “동료평가 주관식은 익명도 아니고 누가 쓴지 바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관식 평가에 이름 걸고 X같이 쓴 사람과 평가 이후로 한 마디도 안 하는 중, 나는 잘 써줬는데”라고 했다.

    LG전자에 다니는 회사원 C씨는 “누가 동료평가 단점에 ‘백치미가 있고 지나치게 순수해서 아무 생각이 없다’라고 적어놨다. 누군지는 몰라도 내일부터 전쟁이다”라고 했다. 인사평가 때문에 직원 사이에서 갈등이나 분열이 일어나기도 하는 셈이다.

    삼진 아웃 제도로 경고 3번을 받으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토스. /토스 유튜브 캡처
    ◇피드백 때문에 구성원끼리 감시···“피 말린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동료평가가 입사와 퇴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먼저 토스는 신입과 경력직 모두 3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친다. 이 기간 동료들이 입사자가 토스의 기업 문화와 잘 맞는지 평가한다. 이를 ‘쓰리먼스리뷰(3 month review)’라 부르는데, 동료가 남긴 평가를 바탕으로 채용 여부를 정한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2020년 한 행사에서 “이 기간 평균 10명 중 1명이 탈락한다”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동료평가가 이어진다. 토스는 ‘삼진 아웃’이란 제도를 운영한다. 업무상 부정을 저지르거나 남에게 일을 떠넘기는 등의 행위로 팀에 피해를 입힐 때 경고(스트라이크)를 준다. 구성원이 팀에서 경고를 3번 받으면 퇴사를 권고한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아무리 스타트업이라도 동료평가 기준이 너무 가혹하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삼진 아웃 제도에 관해 “경고를 주기 전 구두로 문제 제기를 하고, 개선할 기회도 충분히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진 아웃 제도는 토스의 자율과 책임 문화를 지키기 위한 제도”라며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블라인드 내 토스 회사 리뷰란에는 “비상식적인 피드백으로 자아성찰을 강요한다”, “여기가 북한인가 싶을 때도 있다”는 등의 후기가 달린다.

    동료 평가 문화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카카오와 토스 직원. /블라인드 캡처
    ◇“부작용 있지만 조직 발전 위해 필요” 반론도

    모든 직장인이 동료평가 제도에 불만인 것은 아니다. 일부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젊은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동료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철밥통에 양심 불량 직원이 많은데, 익명으로 상대 직원을 평가할 수 있으면 그나마 눈치라도 보면서 회사를 다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카카오가 인사평가에서 평가 대상자와 일하기 싫은지를 묻는 것에 찬성하는 이들도 있다. “해당 직원이 상처받을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회사를 떠나는 게 맞는다”는 논리다. 

    인사평가 제도에 관한 비판이 이어지자 카카오 측은 “함께 일하기 싫은지 묻는 항목을 넣은 것은 직원들의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 제도와 관련해 사내 의견 수렴 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반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2월 22일 기준 카카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직원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인사평가에 대한 스트레스로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우울증 약을 복용한다는 고백이 나오면서 당분간 동료평가 기준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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