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때 삼겹살 대신 찌개만 먹던 직장인 결말

  • 글 jobsN 고유선

    입력 : 2021.01.14 14:37


    직장인 Y(37)씨는 몇 년 전 채식을 시도해보려다 그만뒀다. 직업 특성상 밖에서 밥을 먹을 일이 잦았는데 의외로 메뉴 중 고기가 빠진 음식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매번 자신 때문에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까지 식당을 찾아 헤매게 하는 점도 미안했다. 직장 회식 때도 상사들의 눈총을 이겨내며 삼겹살 대신 쌈과 된장찌개, 밥만 먹었을 정도로 의지를 불태웠던 Y씨는 결국 채식을 접었다.
    픽사베이
    불과 5~6년 만에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국내·외 채식 인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음식점과 식품은 물론 정책까지 하나 둘 자리를 잡고 있다. 여전히 채식주의자를 ‘유난스러운 사람’, ‘튀는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하지만 이 같은 변화는 우리 사회가 ‘동물보호’, ‘환경보호’ 등 채식주의자들의 신념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국내 채식인구도 10년 만에 10배 ‘껑충’ …2025년 시장규모 30조원 전망

    국제채식인연맹이 집계한 세계 채식 인구는 2018년 기준 약 1억8000만명이다. 국내 총 인구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중 국내 채식 인구는 최근 10년간 10배가량 증가한 150만명이다. 채식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을 ‘채식주의자의 해’로 선언했다. 세계 채식 시장 규모도 2025년이면 3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부터 크리스 햄스워스, 리오넬 메시. /크리스 햄스워스, 리오넬 메시 인스타그램 캡처
    채식주의자들 가운데선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스타들이 많다. 영화 ‘어벤저스’에서 토르 역할을 맡았고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 ‘햄식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크리스 햄스워스, 영화 ‘조커’의 주인공 호아킨 피닉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 윔블던 챔피언 노바크 조코비치 등도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배우 임수정과 그가 SNS에 올린 채식 요리. /임수정 인스타그램 캡처
    국내에선 배우 임수정, 김효진과 가수 이효리 등이 가장 유명하다. 특히 임수정은 자신의 SNS에 채식 음식을 자주 올려 많은 이들과 채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군대에서도 ‘채식’ 체크하면 ‘군대리아’ 나와도 걱정 없어
    채식주의 병사가 받을 식단 예시. /국방부
    채식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정책도 하나 둘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올 2월부터 입대 전 채식주의자라는 것을 밝히면 ‘급식배려병사’로 분류, 채소 중심의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되면 고기, 우유, 마요네즈 드레싱이 포함된 ‘군대리아’가 나오는 날에는 늘 샐러드 하나로만 버텨야 했던 병사들이 조금 더 나은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 가운데선 학교를 중심으로 채식 식단을 정책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채식 식당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행정기관, 학교, 기업을 비롯한 공공 급식소에 ‘주 1일 채식실천’을 장려하는 등 채식주의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울산교육청은 ‘고기 없는 월요일’, ‘월 1회 채식의 날’ 등을 운영하고 있다. 경남·인천교육청 또한 지난해부터 급식에 채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채식 고객 잡아라’ 유통업계, 채식라인 확대하고 전문 식당까지 열어

    공공부문뿐 아니라 유통업계에서도 늘어나는 채식 고객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28개 점포에서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한 냉동 상품 등 다양한 채식 식품을 판매하는 채식주의존을 운영하고 있다. 채식주의존은 2018년 21개 점포에서 운영됐으나 반응이 좋아 확대됐다.
    제로비건에서 판매하는 음식들. /제로비건 인스타그램 캡처
    롯데마트는 지난달 서울 잠실점에 채식 식당인 ‘제로비건’이 문을 열 수 있도록 자리를 내줬다. 제로비건은 채식 해장국, 느타리 두루치기, 새송이 강정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이다. 대형마트가 주로 비빔밥, 짜장면, 돈가스 등 호불호가 나뉘지 않는 음식들을 입점시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선택이다.
    편의점들이 채식 시장을 잡기 위해 내놓은 제품들. /왼쪽부터 BGF리테일, GS리테일 제공
    편의점들도 관련 상품 출시 나서고 있다. GS25는 떡볶이 간편식 2종(베지가든 매운 떡볶이, 베지가든 짜장 떡볶이)을 출시했다. CU는 100% 식물성 단백질 고기를 넣은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도시락, 버거, 김밥)’가 출시 2개월 만에 30만개 이상 팔리자 ‘채식주의 도시락(콩불고기 바질파스타, 단호박 크랜베리 등)’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도 콩불고기버거, 버섯콩불고기김밥 등 비건 간편식 4종을 내놨다.

    환경, 동물복지 등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에 맞춰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제품은 앞으로 더 다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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