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파는 이 패딩, 아마존에 없는 이유

  • 글 jobsN 정혜인

    입력 : 2020.10.16 15:38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닥, 나사···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 해외 브랜드다. 해외에서는 다큐멘터리 채널, 카메라 및 필름, 미 우주 항공 기관으로 유명하지만 한국에서만큼은 예외다. 한국인에게는 롱패딩·후드티·티셔츠 등으로 친숙한 이들은 브랜드 로고와 상표권 라이선스만 따와서 새롭게 선보인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는 대부분 의류와 무관한 해외 유명 브랜드의 판권을 사들여 만든 K패션 브랜드다. 해당 기업의 아이덴티티나 기술력이 아니라 유명세만 따오는 것이 특징이다. K패션 브랜드로 재탄생한 라이선스 브랜드들을 알아봤다.

    ◇대한민국을 강타한 롱패딩의 정체,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 모험, 도전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디스커버리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국내 1세대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다. 국내 의류 기업 F&F는 2012년 글로벌 논픽션 채널인 디스커버리의 국내 의류 판매권을 사들여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를 만들었다. 소비자들이 실제 살아가는 일상에 맞는 옷을 팔아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김창수 대표는 정통 아웃도어 패션에 캐주얼 패션의 특성을 가미하는 것에 집중했다. 2017년 롱패딩 열풍이 불며 디스커버리는 11월 한달 간 940억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2018년 3200억원, 2019년 36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페이스북 캡쳐
    국내 라이선스 브랜드를 해외로 역수출한 경우도 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의류 사업을 운영 중인 더네이쳐홀딩스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와 2013년 여행용 가방 및 캠핑용품을, 2015년 의류 부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탐험 정신과 자연과의 공존을 최우선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의 철학을 담았다. 깔끔한 디자인과 우수한 제품력으로 인정받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017년부터 연평균 84.4% 성장 중이다. 2019년에는 매출액 2353억원을 달성했다. 국내에서 성장가능성을 확인한 더네이쳐홀딩스는 해외 시장에 나섰다. 2019년 8월 북미와 유럽 내 제품 공급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호주, 뉴질랜드 진출도 준비 중이며 2021년에는 중국 및 일본까지 영역을 확대해 해외 진출에 힘쓸 예정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홈페이지 캡쳐
    디스커버리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성공 비결은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가 추구하던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블랙, 그레이 등 어두운 컬러를 사용하거나 로고만 박혀있는 깔끔한 디자인은 남녀노소 입을 수 있다.

    ◇카메라에서 영감 받은 다양한 패션 아이템

    미국 카메라 필름 브랜드 코닥은 전 세계 최초로 엑스레이·브라우니카메라·코닥크롬필름·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필름 및 카메라 제조사다. 라이선스 및 수입 유통 전문 기업 모던웍스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코닥의 정식 의류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그동안 코닥이 오프닝세레모니, 아마존, 어반아웃피터스, H&M 등과 콜라보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의류·가방·신발 등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확보한 것은 모던웍스가 처음이다. ‘코닥어패럴’은 코닥의 필름 봉투와 카메라, 코닥을 사용하는 옐로우·레드 등의 시그니처 컬러를 적극 활용했다.
    (왼) 코닥어패럴 제공, (오) 켈로그XH&M 콜라보 티셔츠./H&M 홈페이지 캡쳐
    같은해 7월에는 세계 최초의 시리얼 브랜드 켈로그의 라이선스 전개 권한도 받았다. 라이선스 전개 권한은 다양한 카테고리의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패션 의류, 용품에 대한 라이선스 전개권을 가진 것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두번째다. 켈로그 로고와 빈티지 아카이브 등을 활용해 의류·가방·모자·신발 등을 선보였다. 2019년부터는 코닥, 키르시, 아코스튜디오스페이스, 바이크 등이 입점한 면세 스트리트 편집숍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 K패션 편집샵 중 가장 많은 5개점을 운영 중이다. 올해 7월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라이선스권도 확보했다. 모던웍스는 대명화학과 공동 투자해 설립한 슈퍼비를 통해 중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여행갈때 이옷 입고 가세요

    스노우피크어패럴과 로우로우는 모태기업의 정체성과 비슷하게 캠핑과 우주여행을 컨셉으로 한 패션 아이템을 선보였다. 벤처 1세대 기업 버추얼텍은 자회사 데브그루를 통해 
    올해 2월 '스노우피크어패럴'을 론칭했다. 모태기업은 일본 프리미엄 캠핑용품 브랜드로 유명한 ‘스노우피크’다. 데브그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웃도어, 캠핑 관련 용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고 한다. 올봄에 첫 제품을 출시했지만 반 년도 안 돼 신세계 센텀시티, 갤러리아 광교, 현대 신촌 등 주요 백화점 20여곳에 매장을 냈다. 올 연말까지 60여개로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패션 업체 로우로우(RAWROW)는 2019년 나사(NASA) 로고, 미션 패치 및 우주 관련 아카이브를 보유한 ISA(International Space Archives)와 협업해 '프로젝트 238,855마일' 컬렉션을 선보였다. 238,855마일은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다. 지구를 떠나 인류가 가장 멀리까지 다녀온 달을 여행할 때 들고갈 수 있는 가방이라는 아이디어로 처음 시작했다. 모든 제품은 ISA의 승인을 받아 제작했다. 우주여행을 위한 컨셉에 맞게 캐리어와 가방은 극한의 상황과 다양한 기후를 견딜만큼 튼튼하다. 주행, 낙하 등 4가지 고강도 테스트도 통과하며 우주여행에 필요한 수준의 내구성을 갖췄다고 한다.
    로우로우의 '프로젝트 238,855마일' 컬렉션./무신사 홈페이지 캡쳐
    ◇틈새시장 공략해 새로운 카테고리 만들어

    이외에도 미국 야구 리그인 MLB, 미국 프로 농구 연맹 NBA, 미국 프로미식축구 협회 NFL 등 해외 스포츠리그 브랜드의 라이선스 수입도 활발하다. 이런 패션 라이선스 사업이 왜 많아지는 것일까.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 소비를 주도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는 끊임없이 새로운 브랜드와 독특한 상품을 찾는다. 전혀 다른 업종의 브랜드를 접목한 패션 브랜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하지만 라이선스 브랜드가 가진 리스크도 무시할 수는 없다. 언제든 해외 본사가 원하면 깨질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판권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면 국내 기업은 공중분해되거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재고 처분을 위해 떨이 수준으로 판매하면 브랜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나빠지는 것이다. 판권계약의 일방적 해지를 대비해 여러 방어책을 갖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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