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주차장 바닥에서 숙제하는 초등생, 이유가…

  • 글 jobsN 송영조

    입력 : 2020.09.16 10:15

    코로나19로 본격화한 디지털 격차
    무료 와이파이 찾아 길거리 헤매
    구글 등 IT 기업서 구제 나서기도

    8월26일 미국에서 어린이 2명이 패스트푸드 체인 타코벨 주차장 길바닥에 앉아 노트북을 이용하는 모습이 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초등학생인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자 숙제를 하려고 집 밖을 나섰다. 인터넷을 못 쓰는  집 대신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곳을 찾아 동네를 헤매다 타코벨 주차장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두 학생이 사는 곳은 실리콘밸리에서 차로 45분 거리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살리나스였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학생을 돕기 위해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일주일 만에 온라인 기부 사이트 ‘고펀드미’에서 14만달러(1억7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모였다.
    타코벨 주차장 바닥에 앉아 숙제하는 미국 초등학생./인스타그램 캡처
    ◇비대면 수업이 만든 ‘와이파이 난민’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디지털 격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디지털 격차란 인터넷 접근성에 따라 사회계층 간 격차가 커지는 현상을 말한다. IT 기술이 보편화하고 발전할수록 인터넷 사용에 제약이 없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삶의 질이나 기회에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미국 연구기관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공립학교 학생 가운데 1500만~1600만명이 인터넷 연결이 불가능하거나 원격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디지털 기기가 없는 가정에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스마트폰·PC·태블릿 등 IT 기기로 수업을 듣는 온라인 개학을 시행했다. 개학 초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를 2명 이상 키우는 다자녀 가정 학부모 사이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 때문에 고민이라는 글이 종종 올라왔다. 예상치 못하게 늘어난 통신·인터넷 인프라 수요 때문이다. 교육부에서 스마트기기 지원 사업에 나섰지만, 저소득층과 한부모·다문화가정 등을 우선 지원하면서 순위에서 밀린 일부 학부모가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온라인 개학 이후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학부모 글./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수업을 듣거나 재택근무를 하지 않아도 정보취약계층은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음식점에 방문할 때 불편함을 겪는다. 예를 들어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하려면 스마트폰 앱을 설치해야 한다. 신형 ‘뉴따릉이’는 QR코드를 인식해야 빌릴 수 있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은 대여가 불가능한 셈이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은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도입하는 무인단말기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도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비장애인 키에 맞춰 제작한 기기 때문에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단점도 있다. 또 TV보다 유튜브에서 정보를 더 많이 접하는 시대가 오면서 개인 디지털 기기를 보유한 사람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의 정보격차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도시와 농어촌 거주자의 디지털 정보화 정도에도 차이가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연구 결과 2019년 농어민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의 70.6%로 나타났다. 2016년 61.1%에서 4년 사이 약 10%포인트 올랐지만, 온라인 사회참여·경제활동률은 일반 국민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성층권 비행 풍선 띄우고 공공 와이파이 활성화


    전 세계에서 디지털 격차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글로벌 IT기업과 각 나라 지방자치단체에서 격차 해소를 위해 애쓰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이 대표적이다. 프로젝트 룬이란 하늘에 열기구 풍선 수천개를 띄워 지구 어디에서나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사업이다. 알파벳은 지난 4월 아프리카 케냐에서 성공적으로 성층권 열기구 시험을 마치고 상용화 작업에 들어갔다. 알파벳은 2020년 안에 페루 아마존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프랑스 등에서도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성층권에 열기구 풍선을 띄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프로젝트 룬’./알파벳 제공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도 구글처럼 세계 어디에서나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우주 사업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통신위성 수백개를 500km 저궤도 상공에 쏘아 올려 중계기만 설치하면 통신 인프라 없이도 기가급 속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6월 13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스타링크 위성을 상공에 올려 보내는 9번째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늦어도 올해 말 북미에서 스타링크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게 일론 머스크의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공공 와이파이 확장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역사 주변·공원·광장·전통시장·버스 정류소 등 공공생활권에서 누구나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프리’ 도시를 만들고 있다. 2022년까지 전 세계 최초로 기존 공공 와이파이보다 속도가 빠르고 보안이 뛰어난 와이파이6을 공공생활권 전역에 설치한다. 서울시는 이 사업을 위해 1027억원을 투입해 공유기를 설치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채용 Q&A

    기업에 궁금한 점을 남기면 인사담당자가 선택해 답변해 드립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