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이…23살에 충격받고 시작한 일이 10억 사업으로

  • 글 jobsN 박아름

워킹마스터 기희경 대표
발 통증 줄이는 기능성 깔창 제작
오프라인에서는 발 모양 분석해 제품 추천

“2016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다가 발이 망가졌어요. 소건막류라는 진단을 받았죠. 새끼발가락 뼈가 휘면서 관절이 튀어나오는 질병이에요. 30~40대가 많이 걸리는데, 23살때였어요.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후 발 건강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기희경(27) 대표는 2017년 기능성 깔창을 판매하는 워킹마스터를 창업했다. 발바닥 가운데 움푹 들어간 부분인 아치(Arch) 부분을 채워주는 깔창을 판다. 아치가 비어 있으면 충격이 발바닥에 고루 퍼지지 않아 발이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깔창으로 아치를 채워주면 피로와 통증을 덜 느낄 수 있다.

워킹마스터 기희경 대표./워킹마스터 제공

◇공장 100곳 발품 팔아가며 깔창 만들어

-왜 하필 깔창이었나.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 아버지가 기능성 신발을 신으라고 권유하셨어요. 많이 걸으면 걸을수록 발이 아프니까요. 찾아보니 디자인이 너무 투박하고, 안 예뻤어요. 그래서 일반 신발을 신었더니 결국 발이 망가졌죠.

기능성 신발을 신고 싶어도 디자인이나 가격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았습니다.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가격도 부담스럽고, 디자인도 별로라고 했어요. 그래서 깔창을 떠올렸습니다. 신발을 바꿔가며 깔아 신을 수 있는 것도 깔창의 장점이죠.”

스티커 깔창. 신발 가운데 부분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워킹마스터 제공

-깔창은 어떻게 만들었나.

“아버지께서 20년 넘게 신발을 제작하셨어요. 조언을 구해 신발 시장이 발달한 부산에 내려갔습니다. 공장을 돌아다니면서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물어봤어요. 신발 부품공장 100곳 넘게 찾아다닌 끝에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찾았습니다.”

경북대 신문방송학과를 다녔던 기희경 대표는 학교를 휴학하고, 신발과 깔창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했다. 미국이나 일본·독일 등 품질 좋은 깔창이 발달한 국가의 시장 상황과 제품을 분석했다. 대구와 부산을 오가며 만들고, 테스트하는 과정을 수십번 거친 끝에 2017년 10월 첫 제품인 스티커 깔창을 완성했다. 스티커 깔창은 스티커처럼 신발에 붙여서 사용하는 깔창이다. 신발 깔창의 중간 부분에 붙여 발 아치를 채워준다.

발명 전시회 3관왕···롯데백화점·올리브영에 입점

기 대표는 스티커 깔창으로 2017년 서울, 2018년 4월 스위스 제네바, 7월 미국 실리콘밸리 국제 발명전시회 금상을 수상했다. 제품력을 인정받은 후 메모리폼 깔창, 실리콘 깔창 등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깔창 가격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1만원에서 3만원 사이다.

메모리폼 깔창과 실리콘 벌집 깔창./워킹마스터 제공

-발 유형에 맞는 깔창을 고르기 위해서는 본인 발 상태를 정확하게 알아야 할 것 같다.

“글로벌 발 건강 전문 기업인 미국 에이트렉스(Aetrex)사와 미국 족부 의사들이 15년간 연구·개발한 풋스캐너를 활용하고 있어요. 오프라인 매장에 풋스캐너를 설치했습니다. 풋스캐너에 올라가서 10초만 서 있으면 발 모양이 어떤지 분석할 수 있어요. 또 앞꿈치와 뒤꿈치 중 어디에 체중이 많이 실리는지를 바탕으로 가장 잘 맞는 깔창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평발이면 높이가 낮은 깔창을 추천해요. 반대로 아치가 높은 요족이면 높은 깔창을 껴야 합니다. 또 앞꿈치에 무게가 많이 실려 통증을 느끼는 분께는 메모리폼 깔창을, 뒤꿈치에 통증이 있는 분께는 실리콘 깔창을 추천해드리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개인적으로 지면에서부터 아치 높이를 잰 후 본인 발에 맞는 깔창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대표 제품인 스티커 깔창으로 예를 들면, 평발용(아치가 낮은 발)·요족용(아치가 높은 발)·일반용(중간인 발)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위) 풋스캐너를 사용해 발 건강을 진단하는 과정 (아래) 발 모양에 따라 다른 스티커 깔창./워킹마스터 홈페이지 캡처
워킹마스터는 현재 롯데백화점 분당점에 입점해있다. 최근 롯데백화점 일산·중동점에서 입점 제안이 왔다. 하지만 아직 입점 여부는 불투명하다. 입점 매장을 늘리는 것보다 짧은 기간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팝업스토어가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 올리브영 50개 지점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명동점과 영등포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던 당시 모습./워킹마스터 제공

-매출 및 사업 현황은.

“제품 판매를 시작한 2017년 12월 한 달 동안 매출이 7000만원이었습니다. 이어 2018년 약 4억원, 2019년 약 5억원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대만·일본·미국 시장에도 제품을 수출했는데, 일본에서 반응이 가장 좋았어요. 올리브영 같은 드럭스토어인 돈키호테에 제품 30만족을 납품하기로 해 제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편하게 걷도록 돕고 싶어

-창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제조업 분야 특히 공장에 계신 분들 대부분 나이 많은 남자분들이에요. 그분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당하기도 했어요.당연했어요. 경력이 많으신 분들이신데,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장에 뛰어든거나 다름 없으니까요.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정면돌파하기로 전략을 세웠습니다. 알량하게 아는척하기 보다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모르니까 많이 도와달라고. 진솔하게 다가가니 많이 알려주시고 도와주셨어요.”

기희경 대표와 직원들./워킹마스터 제공

-앞으로의 목표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3000보를 걸어요. 한 달 81km, 평생 지구 4바퀴를 걷는 셈인데요. 많은 사람이 더 건강하게, 더 편하게 걸을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현재는 기능성 깔창과 신발 중심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 풋케어 용품으로 더 확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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