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 앞세워 한국 정복한 초봉 3700만원 글로벌 기업

에프알엘코리아 경력 사원 상시 채용 중
국내서 SPA 브랜드 유니클로 운영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철저한 시간 개념

올해 면접을 본 지원자 A씨는 채용 기준보다 ‘오버스펙’이었다. 상당수 기업들은 스펙이 넘치는 지원자를 뽑지 않는 경향이 있다. 기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금방 퇴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열정적인 자세로 성과를 달성했던 지난 커리어를 설명했다. 다양한 사람과 소통했던 경험과 사례를 적절하게 언급했다. 또 유니클로 비전에 대한 이해도 뛰어났다. 에프알엘코리아(FRL Korea Co., Ltd.)는 본사와의 논의 끝에 A씨를 이례적으로 채용했다. 유니클로는 여러 부서와의 소통이 많아 지원자의 강점이 기업에 장기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전 정신과 타인을 배려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지원자의 중요한 역량이다. 현재 A씨는 여러 내·외부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 중이다.

에프알엘코리아에 입사하면 해외 근무도 가능하다. 일본 글로벌 본부의 팀과 협업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커머스솔루션팀 홍기원 대리는 2018년 2월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국내와 외국계 기업의 IT 부서에서 웹 개발자로 경력을 쌓았다. 현재 일본 본사로 이동해 IT Group and Global IT Services SSC-Team에서 근무 중이다. 한국과 일본 본사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고 한국을 포함한 온라인 스토어 시스템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업무정보시스템부의 부서 슬로건은 ‘글로벌 인재가 되자’다. 그만큼 에프알엘코리아는 글로벌 마인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에프알엘코리아는 롯데쇼핑과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 리테일링의 합작법인이다. 롯데쇼핑이 지분 49%, 패스트 리테일링이 51%를 갖는다. 패스트 리테일링의 주력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적정한 가격에 품질이 좋은 의류를 판매한다. 2018년 연간 매출은 2조1301억엔(약 22조원)이다. 전년 매출(1조7641억엔·18조9393억원)보다 20%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63억엔(약 2조5369억원)으로 전년(1764억엔·1조8938억원)보다 34% 증가했다. 유니클로 국내 매장 수는 작년 말 기준 186개다. 일본(831개)·중국(633개) 다음으로 많다. 이외에도 대만(65개)·필리핀(51개)·미국(48개)·말레이시아(48개) 등 전세계 22개 국가에 약 2000개 매장이 있다.

에프알엘코리아에서 경력 사원을 채용 중이다. 모집 직무는 회계팀 공인회계사·EC부 CRM 담당·기업PR Manager·상품PR 대리급 등 네 가지다. 결원이 생기면 연중 수시로 경력 사원을 채용한다. 각 모집공고에 해당하는 경력 및 자격을 갖췄다면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

채용 절차

경력 사원 채용 절차는 일반적으로 서류전형→1차 면접→2차 임원면접→3차 GHQ 임원면접(본사 임원면접)→최종합격 순이다. 전형은 부서마다 다를 수 있다.

서류를 에프알엘코리아 채용사이트(fastretailing.com/employment/ko)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한다. 지원자가 채용사이트 내에서 직접 정보를 적는다. 포트폴리오 등 추가 자료는 최대 5개까지 첨부할 수 있다.

합격자는 입사 후 매장에서 3주간 연수한다. 경력사원과 신입사원 모두 마찬가지다. 영업 현장에서 다양한 업무를 숙지하기 위해서다. 고객뿐만 아니라 매장 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원활한 소통의 중요성을 배운다.

서류전형

국영문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력서는 자유 형식이다. 경력기술서는 그동안 쌓은 커리어를 면접관이 잘 살펴볼 수 있도록 정리해야 한다. 에프알엘코리아 인사팀 김가윤 팀장은 “에프알엘코리아는 직무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경력사원 전형에는 필기시험이 없다. 신입 공채인 경우 지원자는 인·적성 검사를 본다. 채용 일정에 따라 필기 전형은 제외할 수도 있다.

면접전형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부서 면접과 임원면접을 본다. 1차 면접은 부서장·팀장 및 채용 담당자가 지원자 한 명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직무에 따라 임원 면접 이후 글로벌 임원 인터뷰를 한다. 김가윤 팀장은 디자인을 포함한 일부 직무는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거나 간단한 설명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면접 복장은 정장 또는 비즈니스 캐주얼이다.

업무와 관련한 질문은 직무마다 다르다. 공통적인 질문은 ‘유니클로에 지원한 이유’와 ‘유니클로에 입사한다면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다. 본사·해외 지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외국어는 필수 또는 우대사항이다. 직무에 따라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우대하는 언어는 달라질 수 있다. 일본 본사와 에프알엘코리아는 영어로 소통한다. 외국어 기준은 담당 직무 및 부서마다 다르다. 필요한 경우 유선으로 외국어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면접 시 합격자를 가르는 기준은 에프알엘코리아의 비전과 이념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지다. 유니클로는 한국에서 단일 패션 브랜드 최초로 1조 매출을 달성했다. 김가윤 팀장은 “‘옷의 힘’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유니클로의 이념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면 좋다”고 말했다. 일상 업무에서도 핵심 가치를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

해외에서 근무하고 싶어서 글로벌 브랜드에 지원했다는 답변은 감점 요인이다. 구체적인 직무나 커리어에 대한 고민 없이 지원했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김가윤 팀장은 어떤 계기로 유니클로에 관심을 가졌고 유니클로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면 좋다고 말했다. 또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봤을 때 유니클로의 판매 채널이나 유니클로가 추구하는 가치 등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을 질문하는 것도 좋지 않다. 브랜드에 대한 사전 숙지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면접에 참여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직무별 역량

에프알엘코리아는 ‘옷을 바꾸고, 의식을 바꾸고, 세계를 바꿔나간다’는 패스트 리테일링의 비전에 공감하는 인재를 선호한다. 팀워크에 기반해 팀을 이끌 줄도 알아야 한다. 소비자들과 가깝게 만나는 매장이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서비스 정신도 갖춰야 한다.

김가윤 팀장은 본사인 패스트 리테일링의 HR 경영 원칙도 참고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패스트 리테일링의 기업 문화는 ‘완전 실력주의’, ‘전원 경영’, ‘글로벌 원’ 등 세 가지다. 전 세계에서 뛰어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인의 성장을 곧 회사의 성장으로 여긴다.

-완전 실력주의: 학력·성별·나이 및 근속 연수 등 표면적 조건 대신 실력 중심으로 평가한다. 1년에 2번 승진 기회를 부여하며 공정한 업무 평가 및 보상을 제공한다.

-전원 경영: 직원이 스스로 경영자라는 생각으로 업무를 하는 인재를 선호한다. 경영자의 관점에서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글로벌 원: 전 세계 진출국의 업무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해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성장한다.

기업 문화와 복지

작년 신입사원 기준 초봉은 3700만원이다. 경력직은 지원자와 회사가 협상한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직급 체계는 대표이사·부문장·팀장·팀원(리더, 매니저, 대리, 사원) 구조다. 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갖춰 의사결정이 빠르다.

경력직으로 입사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철저한 시간 개념’이 유니클로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유니클로의 오피스 책상에는 칸막이가 없다. 동료는 물론 부장과도 책상이 이어져 있다. 덕분에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롭고 유연하다. 철저하게 시간을 분배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유니클로는 해외 주재 파견 제도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 본사에서 공고를 내면 국가별 지사에서 직원들의 신청을 받는다. 필요조건과 역량이 맞으면 해당 직원을 각 국가에 파견한다. 2019년 7월 기준 에프알엘코리아 직원 23명이 10개국에서 근무 중이다. 인사부는 전 직원이 연 2회 작성하는 ‘셀프 리포트(Self Report)’를 바탕으로 직원들의 해외 근무 희망 여부를 파악한다. 의지와 실력만 갖추고 있다면 누구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육성 로테이션’ 제도를 운영한다.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1~2년간 관심 있는 본사 부서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사내 공고를 통해 공지하고 지원자에 한해 내부 면접을 본다.

업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지만 출퇴근 시간을 자신이 정할 수 있다. 출근은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에만 하면 된다. 원하는 출근 시간을 지정할 수 있는 시차 출퇴근제도 덕분이다. 매주 금요일에는 야근 없이 정시에 퇴근하는 ‘직행 데이(직원이 행복한 데이)’ 제도도 운영 중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워라밸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러한 제도는 현재 채용 중인 경력 사원들이 근무하는 본사에만 해당한다.

직원은 유니클로 제품을 살 때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세일 상품은 제외다. 직원들에게는 롯데임직원카드를 발급한다. 롯데임직원카드로 결제 시 롯데백화점·롯데면세점 등 롯데 계열사 약 10곳에서 5~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국 각지 대명·한화·롯데 콘도 이용 할인 및 사내 동호회 활동비 지원, 통신비 지원, 생일 축하 포상 등의 복리후생도 제공한다. 1년 이상 재직한 30세 이상 직원들은 국가에서 지정한 의무 건강검진 외에 종합 건강 검진도 받을 수 있다.

출산 및 육아 관련 제도는 총 4가지다. 출산 전후 휴가(3개월)·육아 휴직(1년)·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제도·여직원 출산 축하 선물 등이다. 육아휴직은 여성 직원뿐만 아니라 남성 직원도 신청할 수 있다.

※이 입사가이드는 에프알엘코리아 HR 김가윤 채용팀장(recruit@uniqlo.co.kr)이 도와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