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의해 즉시 뼈와 살이 분리된다니…

  • 글 jobsN 문현웅

    입력 : 2019.06.12 09:08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 측이 불공정 약관 4개 조항에 대해 권고 취지에 맞춘 시정안을 제출했다"고 5월 30일 발표했다. 구글은 공정위가 시정 권고를 내린 지난 3월 이전 스스로 고치기로 한 4개 조항을 포함해 총 8개 조항을 수정할 예정이다. 구글은 온라인 회원의 저작물에 대한 광범위한 이용 허락 조항, 사업자의 일방적인 콘텐츠 삭제 권한, 사전 통지 없이 약관을 변경하는 조항, 개인정보 수집 포괄적 동의 조항 등 가입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3월 구글에 불공정 약관 시정을 지시했다.

    이처럼 이용자 측이 불리한 약관을 걸어둔 기업은 구글만이 아니다. 지난 3월 구글이 공정위 지적을 받았을 당시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의 기업도 가입자에게 불리한 약관이 있어 자발적으로 수정하는 조치를 했다. 또한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용계약은 회원 또는 회사의 해지에 의하여 즉시 뼈와 살이 분리됩니다'라고 적어두는 등 약관을 장난스럽거나 허술하게 만들어 둔 업체도 여럿 있다. 이렇게 불공정하거나 부실한 약관을 고객은 꼭 따라야만 하는 것일까.

    '뼈와 살이 분리된다'는 내용이 적힌 약관들./jobsN

    ◇부당한 약관은 애초부터 ‘무효’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리하거나 이상한 약관은 따르지 않아도 무방하다. 애초에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원천적으로 무효다. 해당 법률에서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나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고객의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은 불공정한 것으로 추정한다.

    사업자의 고의나 중과실로 인한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 고객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조항 등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또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급부의 내용을 결정하거나 이행중지 또는 제3자에게 대행할 수 있게 하는 조항, 고객의 항변권과 상계권 등의 권리를 부당하게 배제 또는 제한하는 조항, 고객에게 소의 제기를 금지하거나 입증책임을 부담시키는 조항 등도 무효다.

    ◇“창업 때부터 공정위 표준 약관 사용하길 권장”

    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불공정약관조항을 사용하는 경우 등에 대해 해당 조항의 삭제·수정 등 시정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이에 불응하면 처벌도 가능하다. 또한 소비자단체나 한국소비자보호원은 공정위에 소비자피해가 자주 일어나는 거래 분야의 표준 약관을 마련해 달라 요청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7조의2(시정 조치)에 따라 공정위가 불공정약관조항에 대해 삭제나 수정,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제32조(벌칙)에 의거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창업을 계획하는 분들은 공정위에서 제공하는 표준 약관 양식을 준용해 이와 같은 상황을 피하길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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