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화공과 출신 33살 남성이 직장 그만두고 간 곳은…

  • 글 jobsN 김지아

    입력 : 2019.04.15 09:25

    “4년제를 졸업하고 회사생활했지만 다시 전문대 찾았습니다.”

    충남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완(33)씨는 지금 경남정보대학교 신발패션산업과 새내기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취업했다. 그러나 직장을 나와 30대의 나이에 국내 유일 신발 대학에 입학했다.

    신발 관련 산업이 밀집해 있는 부산신발산업단지./신발산업진흥센터 홈페이지
    경남정보대학교 신발패션산업과는 대규모 신발산업단지 근처에 있다. 부산광역시 사상구 주례로에 위치한 이 학교는 사상공업지역 일반산업단지와 인접해 있다. 또 대규모 신발제조업체가 밀집해 있는 강서구 송정동 녹산지구 국가산업단지와도 가깝다. 경남정보대 학생들은 산업현장 근처에서 실무 교육을 배울 수 있다. 신발 제조업 직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 지패션코리아 유강수(36)대표도 이 학교를 나왔다. 지패션코리아는 ‘콜카(Kolca)’라는 브랜드로 2017년부터 매출 50억원 정도를 꾸준히 내고 있다. 포즈간츠 이창섭(28) 대표·다울앤하울 정성옥(39)대표도 이 학교 출신이다.
    지패션코리아의 신발브랜드 '콜카'를 만든 유강수 대표의 브랜드. 유 대표는 경남정보대 신발패션산업과에서 공부했다./콜카 공식홈페이지

    취업난에 전문대를 찾는 이들이 많다. 2019학년도 전체 지원자는 153만명이다. 전년 대비 10만명(2018학년도 지원자 약 142만명) 늘었다. 전체 경쟁률은 9.3:1로 작년보다 0.8%p 상승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방성용 홍보팀장은 “산업현장에 맞는 교육을 하기 때문에 취업률이 매년 늘고 있다”고 했다. “수험생들이 전문 직업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문대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4년제 대학 졸업자→ 전문대 3학년’
    편입학 규제 첫 완화···간호학과로

    올해 전문대 학과 중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학과는 간호학과였다. 일반대를 졸업하고 전문대학을 재입학하는 이른바 ‘유턴 입학자’가 1526명으로 전체 학과 중 가장 많았다. 경쟁률은 12.8:1로 전년도 15.0:1에 비해 2.2% 감소했다. 지원자가 감소한 이유는 4년제 대학 학사 졸업자가 전문대 3학년으로 편입하는 편입학 금지 규제가 올해부터 완화됐기 때문이다.

    작년까진 학사 졸업자가 전문대학 3학년으로 편입하는 것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전문대 간호학과에서 학사편입학을 처음으로 허가했다. 대학졸업자가 신입생으로 지원하지 않고 편입생으로 간호대에 입학했다. 그래서 얼핏 보면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에 입학하는 ‘유턴입학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2022년까지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의료 일자리를 5만5000개 늘릴 방침이다.

    2018년 11월 동명대학교에서 졸업을 앞둔 90명의 예비 간호사들이 촛불을 들고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하고 있다./조선DB

    간호사를 하려면 대학 또는 전문대학의 간호대학, 간호학부, 간호학과, 간호과를 졸업해야 한다. 서울 15개 대학을 포함해 전국 교육기관 204곳에 간호 관련 학과가 있다. 정규 과정을 이수한 다음에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간호사 국가고시에 응시해야 한다.

    서울지역 전문대 중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전문대 중 하나는 삼육보건대학교다. 2017년 취업률 약 91%, 2018년도 80%를 기록했다. 2019년도 신입생 모집에 34.2: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작년 등록금은 573만원 정도다. 서울여자간호대학도 오랜 역사를 지닌 간호대다. 매해 186명의 지원자를 모집한다. 2018년도 경쟁률은 18.5:1을 기록했고 편입학한 학생을 제외한 충원율은 100%다. 충원율은 합격자들이 실제로 학교에 등록한 비율을 뜻한다. 등록금은 634만원이다. 전임교원은 28명으로 전임교원 확보율(재학생기준)이 59.57%에 달한다.

    인천재능대학교 간호학과 학생들이 병원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인천재능대학 제공

    인천재능대학교 간호학과도 수험생들이 주목하는 전문대학 중 하나다. 경기·인천 지역 전문대 간호학과 취업률은 87.5%로 전국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인천재능대 평균등록금은 약 625만원이다. 전임교원은 8명·비전임교원은 22명이다.

    올해 인천재능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한 윤혜령(26)씨는 숭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이곳에 ‘유턴입학’한 케이스다. 그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부터 가진 간호사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문과 출신으로 생소한 간호학을 잘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입학 전 교수님과의 상담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고 밝혔다. 그는 대학에서 공부한 일어실력으로 글로벌 역량을 갖춘 간호사로 나아갈 생각이다.

    예체능 강세인 전문대에 ‘로봇’·‘드론’ 떠올라
    “해마다 IT 기술에 관심 갖는 지원자 많아져”

    전체 학과 중 충원율이 작년 대비 가장 많이 상승한 학과는 로봇 관련 학과다. 로봇 분야 전공 충원율은 97.7%로 작년(82.8%)에 비해 14.9%p 상승했다. 로봇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 셈이다. 로봇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로봇 분야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좌)2018년 8월 롯데월드타워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정다원 점장이 인공지능 결제 로봇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우) 2018년 7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안내 로봇 ‘에어스타’를 만져보고 있다./조선DB

    기업에서 로봇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먼저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 그리고 로봇은 24시간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 최대 유통회사 미국 월마트도 매장 내 재고 관리 로봇 청소기 등을 대거 투입해 이목을 끌었다. 월마트는 올해 미국 4600개 매장에 자동 바닥청소기 ‘오토-C’ 1500대, 재고 관리용 로봇 선반스캐너 ‘오토-S’ 300대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이 중 ‘오토-S’는 바퀴와 센서가 달려 있어 선반 위 어떤 상품이 얼마나 있는지 등을 자동으로 확인하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월마트 관계자는 “로봇을 고용하면 인건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더 오래 일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세계 기업 수가 지난 4년간 270% 증가했다는 연구(Gartner·2019 CIO 서베이) 결과도 있다. IT 자문기관 가트너 수석 리서치 부사장 크리스 하워드(Cris Howard)는 “AI를 도입한 기업들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기업들은 대규모 인공지능(AI) 인력을 필요로 하는 추세다. 그러나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AI 전문 인력 수요는 1만4140명(자료·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 전문 인력은 4153명 정도다. 몸값도 높을 수밖에 없다. KOTRA는 “미국 AI 전문가 연봉은 10만6000~23만8000달러(1억1900만~2억6700만원)수준”이라고 밝혔다.

    부천대학교 지능로봇과 학생들이 로봇 실습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부천대학교 제공

    로봇 산업은 미래 핵심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문대학교 로봇공학과에서는 자동화 핵심요소인 산업용 로봇과 지능형 로봇을 설계·운용할 수 있는 전문 기술인을 양성한다. 로봇 전문 기술인은 수학·영어·물리 과목 등의 지식이 필요하다. 4년제 대학보다 먼저 로봇학과를 신설한 전문대가 많다.

    로봇 관련 학과 개설 대학 중 지원자가 많이 모이는 6곳은 전주비전대·동양미래대·여주대·부천대·김포대·마산대다. 마산대를 제외한 대학은 모두 100%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마산대는 2019년 신입생 정원을 40명 모집해 이 중 32명의 합격자가 최종 등록했다. 6개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624만4000원이다.

    드론 분야 교육과정 개설한 전문대 15곳
    "미국선 드론 조종사 연봉 1억1000만원…미적 감각 중요"

    이 외에도 드론 관련 학과도 관심이 쏠렸다. 현재 국내 15개 전문대(부산과학기술대·서해대·세경대·수성대·신성대·여주대·오산대·전남과학대·창원문성대·충북도립대·포항대·동강대·마산대·한국영상대·경남도립창대)에 드론 관련 학과가 있다. 경쟁률은 2018학년도 4.8:1에서 올해 5.5:1로 높아졌다. 충원율도 95.7%로 전년 93.1%에 비해 2.6%p 상승했다.

    2016년 드론 경진대회 참가자들이 드론(무인항공기)을 조종하고 있다./조선DB

    드론 관련 직업은 다양하다.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직업으로는 드론 조종사가 있다. 드론 조종사는 상황별로 다르지만 프로젝트마다 대략 100만~150만원 선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시간당 5만5000원, 연봉 1억1000만원 정도다.

    이들은 지상에서 원격조종으로 드론을 조종한다. 드론은 군용·기업·농업·촬영·레저 등 5가지 용도로 쓰인다. 최초의 드론은 군용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앞으로 영화·방송 분야 영상 촬영뿐만 아니라 소방 방재·화재 진압, 비료나 농약 살포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한다. 드론 관련 업종에는 미적 감각이 있으면 좋다. 모형기를 다룬 경험이 있거나 게임·디자인·미술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김지은 대리는 “전문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예전부터 예체능계열로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김 대리는 “4차산업 영향으로 공학·IT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학교육을 모두 마치고 사회에 진입한 성인들도 전문 직업인으로 훈련받을 수 있는 전문대에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좋은 교육기관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한국대학평가원이 인증한 대학인지에 대한 정보와 취업률을 참고해 알아보는 게 좋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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