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 할 사이 한방에 끝…외국에서 더 난리난 한국 서비스

  • 글 jobsN 김지민

    입력 : 2018.09.14 07:27

    오윤식 이스트몹 대표
    이스트소프트 사내벤처로 출발
    파일전송 서비스 ‘샌드애니웨어’ 해외서 더 호평
    한국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라쿠텐 투자 받아

    운영체제(OS)가 다른 스마트폰끼리 파일을 주고받을 때, 스마트폰에 있는 자료를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 전달할 때 생각보다 복잡해 진땀을 뺀 일이 누구나 한 번쯤 있다. ‘좀 더 쉽고 빠르게 파일을 옮길 수 없을까.’ 파일전송 서비스 ‘샌드애니웨어(Send Anywhere)’는 이런 고민을 한방에 해결했다. 회원가입 같은 절차 없이 여섯 자리 숫자만으로 단 몇 초 만에 파일을 주고받는 서비스다. ‘정말 편하고 빠르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유럽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샌드애니웨어를 만든 이스트몹은 2014년 일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이 세운 투자회사(VC)인 라쿠텐벤처스 등에서 10억원을 투자 받았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 6개월 만이다. 2016년에는 라쿠텐이 70억원을 후속 투자했다. 샌드애니웨어를 만든 오윤식(39) 이스트몹 대표를 만나 창업 스토리를 들어봤다.

    오윤식 이스트몹 대표. / jobsN

    ◇ 사내벤처로 출발…라쿠텐 한국 투자 1호 기업으로

    샌드애니웨어의 강점은 ‘신속함과 편리함’이다. 가령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보내보자. 일단 스마트폰에서 샌드애니웨어 앱을 열고 전송할 사진을 클릭하면 일회용 6자리 숫자가 뜬다. 이 번호를 PC에서 입력하기만 하면 스마트폰에 있던 사진이 PC로 이동한다. 일회용 번호는 서버에 따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유출 위험도 없다.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 한 장을 전송할 때 걸리는 시간은 10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2GB 영화 파일 하나를 보내는 데에는 2분을 넘기지 않는다. 기기나 운영체제(OS), 파일 형태와 관계없이 앱을 통한 파일을 옮길 수 있다.

    이 초간편 서비스는 사내벤처에서 시작했다. 오 대표는 한국항공대 정보통신학과 재학 시절 병역 특례로 들어간 이스트소프트에서 내리 12년을 일했다.

    "병역특례를 마치고 입사하자마자 팀장을 맡았어요. 파일압축 유틸리티인 알집 등을 포함한 알툴즈시리즈, 포털 서비스인 줌닷컴, PC게임 카발온라인 같은 신사업을 주도하는 TFT(태스크포스팀)에서 일했어요. 보안에서 포털, 게임까지 연차에 비해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해볼수록 나만의 제품, 내 이름을 건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2012년 사내벤처 1호 타이틀을 걸고 이스트몹을 만들었습니다.”

    이스트몹은 일 년 뒤 이스트소프트에서 독립했다.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지 3개월 만에 합을 맞춘 두 명의 직원과 함께 샌드애니웨어를 내놓았다. 샌드애니웨어는 입소문만으로 국내 이용자는 물론 미국, 일본 등 해외 이용자들을 사로잡았다. 9월 현재 누적 이용자 수는 360만명. 국내와 해외 이용자 비중이 각각 절반씩 차지한다. 라쿠텐벤처스로부터 가치를 높이 평가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오 대표는 “우리 서비스의 장점 중 하나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전 세계를 상대로 투자하는  라쿠텐이 지금까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사례로 우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 회사 다니면서 2년간 창업 준비 병행

    사내벤처로 시작해 1년 반 만에 성공적인 투자를 받은 배경에는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 시도해보려는 시장을 탐색하기 위한 공부는 기본이고 구성원이 아닌 리더로서 회사를 꾸려가기 위해 경영, 회계 등의 분야를 책을 파면서 독학했다. 그렇게 창업 준비에 걸린 시간은 2년. 나이에 비해 빠른 승진을 하면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안정적인 생활을 스스로 박차고 나오기까지 고민한 시간도 여기 포함된다.

    “고민이 좀 많았어요.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불만은 전혀 없었거든요. 문제는 회사를 나와서 혼자 책임지는 사업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얼마나 있느냐였죠. 시작이야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사전 준비라도 철저히 해보자 생각했어요. 야간대학원을 다니면서 개발 업무와 관련한 지식도 늘리고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각종 논문, 자료를 뒤지며 공부했어요. 이용자들을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며 시장 조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죠. 그런데 아무래도 시간이 한정돼 있어서 각종 논문, 커뮤니티 등을 찾아다니며 흡수했어요. 몸은 정말 힘들었지만 그렇게 준비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끊임없이 탐색하는 습관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고요.”

    파일전송 서비스라는 아이템을 낙점한 것은 당시 시대 상황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오 대표가 사업을 준비하던 2012년 무렵은 앞서 2009년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 상륙하고 나서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어가던 때다. 지금까지 노트북과 PC를 이용하던 사람이 스마트폰까지 갖추게 됐다. 오 대표와 공동창업자는 디바이스가 다양해지면서 기기 간 데이터 이동도 빈번해질 것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쉽고 빠른 파일전송 서비스다. 

    ◇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10년 차 베테랑 엔지니어였지만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굴러가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초기 제품을 출시하기까지는 순탄했던 것 같아요. 문제는 그다음이었죠. 제품이 와이파이, LTE 등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에 안정적으로 작동하기까지 기술적인 부분에서 해결할 것들이 많았죠.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때 노력을 기울인 시간 덕분에 결국 지금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외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파일전송 서비스는 어림잡아 100여 개. 동영상, 음악 등의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저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점점 데이터를 디바이스가 아닌 가상의 공간에 저장하는 개념인 클라우드 물결도 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바이스 간 파일전송 서비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실제 이용자들의 클라우드 용도를 분석하면 자료 백업과 협업 목적이 가장 커요. 일반적인 이용자들은 자주 보는 사진이나 영화를 굳이 클라우드에 옮기지 않아요. 디바이스끼리 주고받는 것을 원하죠. 최근 나오는 스마트폰의 저장공간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요. 넷플릭스도 영상물을 이용자 기기에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고요.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사진, 영상 같은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외부에서 받은 데이터를 소비하는 한 파일전송 서비스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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