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콜라, 일본인들은 녹차…그럼 한국인들은?

  • 글 jobsN 김민정 인턴

    입력 : 2018.07.17 10:58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한다"

    히트상품 6개 만든
    음료업계 미다스손
    “긍정의 힘을 믿어라”

    미국은 콜라, 일본은 녹차, 그럼 우리는?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있다. (주)하이트진로음료 조운호(56)대표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 음료로 승부하고 싶어 ‘블랙보리’를 개발했다. 검은 보리로 만든 ‘진한 보리차’ 블랙보리는 출시 7개월만에 2000만병 이상(340ml 기준) 팔렸다. 조 대표는 20여년 동안 하나도 힘든 ‘대박’ 음료를 6개나 만들어 음료업계 미다스손으로 통한다.

    조운호 대표 / jobsN

    -왜 보리차에 주목했나
    “세계적으로 무설탕·무카페인 음료가 대세입니다. 보리차는 그런 흐름에 딱 맞습니다. 특히 검은 보리는 일반 보리보다 섬유질이 1.5배 많습니다. 항산화 물질 '안토시아닌' 함유량도 일반 보리의 4배입니다. 슈퍼 푸드(영양소를 많이 가진 웰빙식품)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본 무기차(우리 보리차에 해당)시장 규모가 8000억원이 넘어요. 이탈리아에선 보리차와 맛이 비슷한 ‘오르조’를 고급식품으로 여깁니다. 우리는 숭늉이라는 전통 음식이 있어요. 끓여먹는 것에 익숙하죠. 숭늉처럼 끓여서 만든 보리차로 경쟁하면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하이트진로음료에 몸담기 전 1999년부터 2006년 말까지 웅진식품에 있었다. 그곳에서 가을대추·아침햇살·초록매실·자연은·하늘보리를 개발했다. 모두 출시 첫해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그중 아침햇살·초록매실·자연은 3가지는 연매출이 1000억원 이상이었다.

    연이은 성공으로, 연매출 50억~60억원에 누적적자만 450억원이 넘던 웅진식품을 연매출 2600억원대 기업으로 키웠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38살에 사장이 됐다. 하지만 승진보다 뿌듯했던 건,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우리 음료를 최초로 성공시킨 것이라 한다.

    (왼쪽부터) 직접 지은 '가을대추' 광고문구, 쌀로 만든 '아침햇살'/ 웅진식품 제공

    2007년 정든 웅진식품을 떠났다. 그룹 차원에서 웅진식품 매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음료 세계화'라는 꿈을 멈출 순 없었다. 웅진식품을 떠난 후에도 도전을 이어갔다. 세라젬그룹, (주)얼쑤를 거쳐 2017년 2월부터 하이트진로음료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가 개발한 블랙보리는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해 10개국에서 팔린다.

    -하이트진로음료를 선택한 이유는
    “100년전 코카콜라가 세상을 흔들었던 것처럼, 보리차로 우리 음료의 세계화를 이루는게 제 꿈입니다. 보리차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가 되자고 결심했죠. 그래서 웅진식품을 떠난 이후 헬스케어 전문기업 세라젬그룹, 곡물가공업체 얼쑤에서 일했습니다. 음료시장을 더 넓게 보는 능력을 키웠습니다.

    하이트진로음료가 그 역량을 펼치기 좋은 회사라 판단했어요. 하이트진로음료는 '진로석수’, ‘하이트 제로’ 등 생수와 주류로 100년을 이어 온 기업입니다. 최근 들어 일반 음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죠. 그 도전의 선봉에 서기 위해 왔습니다. 웅진을 떠날 때 미련이 전혀 없진 않았어요. 하지만 고인 물은 반드시 썩듯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면 발전하기 힘듭니다.”

    -성공 비결이 무엇인가
    “남과 다르게 생각하기, 철저한 시장조사입니다. 웅진식품에서 신제품을 개발할 당시 코카콜라·롯데·해태가 국내 음료 시장의 80%를 차지했습니다. 대부분 탄산음료, 오렌지주스였어요. 성공하려면 달라야 했습니다. 그래서 대추, 쌀, 매실 등 우리 음식을 활용한 음료를 만들었죠.”

    -히트 상품의 이름을 모두 직접 지었다는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
    “이거다, 싶은 게 떠오를 때까지 계속 생각합니다. 잘 때도 ‘생각의 회로’를 켜둡니다. 답답할땐 절을 하며 고민합니다. ‘아침햇살’을 만들때 쌀 음료에 어울리는 이름이 필요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쌀 가게같은 이름만 떠올랐습니다. 108배 하며 계속 ‘쌀’을 중얼거렸습니다.

    그런데 부산 사투리가 심해 ‘쌀’ 발음이 안되고 ‘살’이라고만 나오는 거예요. 그러다 문득 ‘햇살’이란 단어가 머리를 스쳤습니다. 밝은 이미지와 어울리는 ‘아침’을 덧붙였고요. '아침햇살'이란 이름이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좋은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보면 조 대표는 손대는 것마다 성공했을 것 같다. 하지만 실패의 쓴맛을 더 많이 봤다고 한다. 그가 남과 달랐던 건, 실패에서 반드시 교훈을 얻었다는 점이다.

    블랙보리 광고 스틸컷 / 하이트진로음료 제공

    -그럼 가장 기억에 남는 실패는 무엇인가
    “가을대추 다음으로 ‘여름수박’을 만들었습니다. 최초의 수박맛 음료라 당연히 성공할거라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맛 없다’고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으며 처절하게 실패했습니다. 

    ‘왜 망했을까’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소비자의 '기대수준'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었어요. 수박향도 개발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출시한 것도 실패 원인이었습니다. 이후 신제품 개발할 땐 원료를 철저히 준비하고 만들었습니다.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입니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할 말은?
    “저는 열다섯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가족을 책임져야 했어요.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취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산상고를 졸업해 제일은행(현 SC제일은행)에 입사했는데 동시에 경성대 야간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일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몇 배의 노력을 기울였죠. 10년을 은행원으로 살다 웅진그룹 회장 비서실로 이직했습니다.

    5년이 지나 총괄팀장(과장급)이 됐는데 계열사 중 가장 어렵던 웅진식품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차장 직책을 받아 갔지만 망해가는 회사에 보냈으니 좌천인가 싶었어요. 그래도 받아들였습니다.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실력이라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결국 신제품 개발에 성공해 ‘1년안에 히트 상품 들고 사진 찍게 해드리겠다’고 회장님께 큰소리쳤던 약속을 지켰습니다.

    힘든 상황이 닥쳐도 일단 받아들이고 천천히 들여다보세요. 그럼 돌파구가 보입니다. 발은 현실을 딛고 멀리 보세요. 그런 시간이 쌓이면 세상은 언젠가 내게 조금씩 큰일을 줍니다.”

    채용 Q&A

    기업에 궁금한 점을 남기면 인사담당자가 선택해 답변해 드립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