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으로 시작해 2년 만에 70억…대박 비결은 ‘똘기’

    입력 : 2018.06.27 10:02

    5월 28일 오후 정오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게임 업체 111% 사무실 한 켠 침대 위에는 직원 셋이 단잠을 자고 있었다. 바로 옆 캣 타워에서 고양이 두 마리가 불침번을 섰다. 이 고양이 두 마리는 111%의 게임 캐릭터이기도 하다. 변지훈 111% 대표이사(31)는 “점심시간에 푹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업무 시간에 집중도도 올라가고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며 "우리 회사의 특징”이라고 했다.
    게임 스타트업 111%의 변지훈 대표이사가 회사의 마스코트인 고양이 '이순신'과 '김유신'을 쓰다듬고 있다. 이 고양이들은 111% 초기부터 함께한 창업 멤버이자 게임 캐릭터다. 김강안 대표는 “나는 안살림 담당자”라며 수줍게 사라졌다.

    111%는 2015년 12월에 닻을 올린 게임 스타트 업이다. 김강안 대표(31)는 자신이 개발한 게임이 광고비를 꽤 벌어들이자 대학 친구였던 변지훈 대표를 2016년 1월 끌어들였다. “이번에 만든 게임이 잘 된다, 회사를 만들자”는 유혹에 변 대표가 승선했다. 김 대표는 개발을 전담하며 안살림을 챙기고 마케팅에 큰 관심을 가졌던 변 대표는 바깥일을 담당한다. 대학 졸업 전 둘은 작은 원 룸에서 이순신이랑 김유신과 함께 항해를 시작했다. 이순신과 김유신은 회사 마스코트인 고양이다.

    111%는 하이퍼 캐주얼 게임 제작에 몰두했다. 게임은 보통 용량에 따라 하이퍼 캐주얼과 캐주얼, 미드 코어, 하드 코어 게임으로 나뉜다. 캐주얼 게임은 단순 조작으로 단시간에 미션을 끝내는 게임이고 하드 코어 게임은 리니지처럼 복잡하고 무거운 게임이다. 111%는 간단한 게임을 기반으로 사소한 즐거움을 마케팅에 잘 녹여 단박에 전세계 게임 마니아를 사로 잡았다. 비비탄을 쏴서 블록을 깨는 단순한 게임이자 111% 히트작 가운데 하나인 ‘비비탄(BBTAN)’을 전세계 5000만 명이 즐기고 있다. 

    111%의 히트작 '비비탄'.
    111%의 성공에는 남다른 마케팅이 숨어있었다. 111%은 다른 게임업체에 비해 다음날 재방문률이 높다. 70%가 넘는다. 게임을 다운로드 받은 사람 가운데 70%가 다음날 실제 게임을 즐긴다는 말이다. 게임업계는 보통 다음날 40%만 다시 게임을 해도 성공했다고 본다. “게임 자체의 재미도 재미지만 게임 속에 사소하면서도 즐거운 요소가 가득한 게 성공의 일등공신인 것 같다”고 변지훈 대표는 전했다. 

    보통 게임이 끝나면 “다시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이 나온다. 111%의 게임에서는 ‘예’를 누를 수밖에 없는 어이없는 질문이 이어진다. “당신은 잘 생겼나요?”, “여자친구가 있나요?” 그뿐만 아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게임 화면 상단에는 30분이 카운트다운 된다. 곧 '30분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라는 배너가 시계 위를 덮는다. 배너를 없애려면 2000원 가량 결제해야 한다. 결제하면 '뭐 어쩌라고?'라는 메시지가 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똘기’ 충만한 요소가 게임에 녹아있다 보니 “대체 누가 이 게임을 만든 거야”라고 묻는 사람이 많다. 111%는 페이스북에 홍보 페이지를 만들었다. 팔로워만 200만 명이다. “대체 너희는 어느 나라 회사냐”는 질문에 변지훈 대표는 “우린 화성에서 왔어”라고 댓글을 단다. 111%는 하루에 3시간을 넘게 ‘이상한 질문’을 답하는 데 쓴다. 독특한 답변은 자연스레 입 소문을 탔다. 

    111% 상호는 가수 도끼의 노래 제목이다. 즉흥적으로 만들어졌다. 마케팅도 특이하고 회사 내부 분위기도 자유롭다 보니 스타트 업이 흔히 받는 '체계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111%는 ‘보이지 않는 촘촘한 체계’로 운영되는 스타트 업이다. 

    비비탄은 씨씨탄(CCTAN), 디디탄(DDTAN) 등 알파벳 순서로 게임을 만들어 왔다. 디자인 역시 철저한 기획으로 바탕으로 일관성 있게 그렸다. 게임 아이콘만 봐도 111% 게임이란 걸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팀 구성도 2인 1팀 체계다. “보통 게임회사는 디자인실과 개발실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멀수록 의사소통의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봤습니다. 우리는 게임을 만들며 발생하는 문제를 둘이 함께 앉아 소통해가며 바로 잡습니다.”

    밖에서 보기에 단순한 구조지만 철저한 논리가 수면 아래 자리잡고 있다. 고양이가 개발자 사이를 유유히 돌아다니고 개발자가 곳곳의 쉼터에서 편하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111%는 보이지 않는 탄탄한 체계를 중심으로 짱짱하게 돌아가는 회사다. 2명이 시작한 111%에는 벌써 30명이 넘게 근무하고 있다. 2017년 연결기준 매출은 70억원이다. 올해는 다른 장르 게임도 도전할 요량이다. 매출 목표는 100억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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