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활성화’ 지시 내린 부장님이 마지막에 던진 한마디

휴가.
 
직장인에게 휴가의 소중함이란, 뭐 말할 필요도 없겠지. ‘휴가'와 동급의 단어를 들자면, ‘월급날'이나 ‘특별보너스', 혹은 ‘징검다리 연휴' 정도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내가 일하는 이유 역시 월급과 더불어 여름철 일주일 남짓의 휴가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가가 없다면, 이 직장생활을 진작에 때려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를 행사하려면 이상하게 눈치가 보인다. 일단 상사의 기분이 아주 좋은 때를 고른다. 보통 특별한 이슈가 없는 날의 점심식사 후, 혹은 실적이 좋아 기분이 한껏 업된 때가 적당하다. 또 옆자리 동료와도 휴가가 겹치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한다. 그뿐인가, 내가 휴가를 갔을 때 이슈가 생기면 언제라도 전화나 메일로 연락을 달라고 예의바르게 공지한다. 나는 휴가중에도 일을 신경쓰는 근면한 일꾼임을 드러낸다. 그 모든 허들을 넘어 휴가를 가게 되어도, 이순신 장군이라도 된 듯 ‘내가 휴가간 사실을 남들이 모르게 하라'는 자세로 최대한 조용히 다녀오곤 하는 것이다.
 
이런 휴가 작전은 대기업에서 외국계 기업으로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리들 알아서 휴가를 가라는 지시를 하는 김부장에게 휴가 계획을 물었을 때, 김부장은 말했다.

“난 작년에도 휴가 하루도 못갔어. 바빠서…”
 
그리고 매출이 목표치에 한참 미달했던 어느 분기, 김부장의 지시에 따라 누군가 휴가 계획을 보고하자 김부장은 큰소리로 말했다.

“이제 내 앞에서 휴가 얘기 하지 말게! 아주 경기가 나네!!!”
 
솔직히 말하자면, 김부장이 하루에 일하는 시간은 길게 잡아도 3시간이 안될 것인데.
김부장님은 매일 매일이 휴가면서, 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