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장관들, 일자리 의지 있나"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청년 일자리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장관들에게 "각 부처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부처 장관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한 것은 처음이다. '비상한 각오' '특단의 대책' 같은 단어도 사용했다.

이날 회의는 문 대통령 지시로 열렸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모두 발언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의 중대성과 시급성을 감안하면 지금 청년 일자리 대책이 잘되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청년 실업이 국가 재난 수준임을 여러 번 강조했고 신년사에서도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런데 정부 각 부처에 그런 의지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또 각 부처가 그 의지를 공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각 부처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질타가 뒤따랐다.

평소 청와대 내부회의에서도 자신의 의중을 우회적으로 표현해 왔던 문 대통령은 이날 직설 화법을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여 년간 정부가 21회에 걸쳐 청년고용 대책을 내놨는데 실패했다는 것은 정부 대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고정관념이 과감한 대책을 가로막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 상황 개선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정하고 집권하자마자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했다. 그런데 고용지표는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청년층을 중심으로 계속 악화돼 왔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규모는 작년에도 하락했고 전체 취업자 가운데 청년층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통령이 이 문제에 집중적으로 매달렸지만 질적·양적으로 모두 나빠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비상한 각오로 종합대책을 수립하라"며 내각의 분발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