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울리는 애플의 채용 갑질

올해 국내 첫 애플스토어 개장을 앞둔 애플코리아가 매장 직원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일정을 공지하지 않은 채 7개월 동안 3~4차례 면접과 신원 조회 등을 진행한 뒤 뒤늦게 불합격을 통보해 '갑질…

    입력 : 2018.01.11 03:00

    [독자 리포트] 일정 공지 않고 7개월 끌면서 3~4번 면접… 결국 '불합격' 통보

    올해 국내 첫 애플스토어 개장을 앞둔 애플코리아가 매장 직원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일정을 공지하지 않은 채 7개월 동안 3~4차례 면접과 신원 조회 등을 진행한 뒤 뒤늦게 불합격을 통보해 '갑질 채용' 논란이 일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지난해 1월부터 홈페이지에 공고를 내고 직원 채용을 시작했다. 2015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모(26)씨는 지난해 5월 채용 공고를 보고 애플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풀타임 정규직으로 지원했다. 이씨에 따르면 지원 후 2주쯤 지난 뒤 애플 측의 전화를 받았다. 15분간 인터뷰를 했다. "왜 지원했느냐"고 물었다. 이후 7월 중순 '애플 채용 이벤트에 초대하겠다'는 통보가 왔고, 8월 다른 지원자 50여 명과 함께 2시간 30분 동안 첫 그룹 인터뷰를 했다. 애플 소개 동영상을 본 뒤 10명씩 무리 지어서 자기소개를 했다. 애플 측은 "합격하면 12개월 계약직이다"며 "직무에 적합한지 판단한 뒤 대부분 정규직 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취업준비생이 겪은 애플스토어 1호점 채용 시험 일정표

    두 번째 그룹 인터뷰도 같은 장소에서 9월 초 진행됐다. 애플 측은 또 자기소개를 시키고 인생 목표와 아이팟 사용법 등을 물었다고 한다. 세 번째 그룹 면접은 10월 중순 열렸다. 이씨는 "애플코리아가 국내 기업들과 달리 채용 인원이나 향후 채용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항상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지원자들은 기약 없이 애플의 이메일과 전화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 면접에서 지원자들이 "면접이 몇 번이나 더 있나요" 하고 묻자, 애플 관계자는 "직무마다 다르다"며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10월 말 '신원 조회를 하겠다'는 통보에 합격을 예감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씨는 12월 중순 불합격 통보를 이메일로 받았다. '다른 지원자를 채용했지만, 매장 개점 후 추가 채용 기회가 있을 때 개별적으로 연락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향후 결원이 생겼을 때 번거로운 채용 단계를 거치지 않고 미리 확보해둔 지원자를 불러 쓰겠다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7개월간 희망 고문을 당한 것 같아 큰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이씨가 지원한 직무는 '스페셜리스트'로 상품 안내와 판매 업무를 한다. 또 다른 지원자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1월 지원해 3월에 전화 인터뷰, 6·7·8월 3차례 면접 후 신원 조회까지 마쳤는데 12월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미국 구인·구직 웹사이트 '글라스도어'에서 미국 애플 스토어 스페셜리스트 합격자들이 쓴 후기에 따르면 보통 2~3주 안으로 채용이 결정 났다. 애플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채용 규모나 일정에 대해 말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이 기사는 독자 '이모(26)'씨의 제보를 토대로 취재해 작성한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독자들의 제보·의견을 적극 기사화하겠습니다.〈조선일보 독자서비스센터: 02-724-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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