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에 건설 일감 떨어지고 '최저임금'에 식당 종업원 줄이고

13일 오전 대구 달서구 C인력사무소. 일감을 찾기 위해 새벽에 나온 20명의 일용직 근로자 중 10명이 빈손으로 돌아갔다. 당일 공사 현장 일자리를 찾는 데 구직자의 절반만 성공한 것이다. C인력사무소…

    입력 : 2017.09.14 03:11

    [오늘의 세상]

    8월 취업자 20만명대로 추락

    -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건설 한파
    분양·착공 일정 줄줄이 연기되고 SOC예산 삭감, 내년도 힘들 듯

    - 최저임금 오르기 전에 내보내
    식당·일용직 7만6000명 감소 "정부 바뀐 뒤 취업문 더 좁아져"

    13일 오전 대구 달서구 C인력사무소. 일감을 찾기 위해 새벽에 나온 20명의 일용직 근로자 중 10명이 빈손으로 돌아갔다. 당일 공사 현장 일자리를 찾는 데 구직자의 절반만 성공한 것이다. C인력사무소 대표는 "작년만 해도 20명이 나오면 16명 이상 현장에 내보낼 수 있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일감 얻는 사람을 10명 채우기도 힘들다"며 "정부 발주 큰 공사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인근에 짓는 아파트들이 완공되고 나면 내년 인력시장 상황은 더 나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시 J식당은 27개 방을 갖춘 대형 고깃집이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모두 33명의 종업원이 근무했지만 요즘은 13명만 일하고 있다. J식당 주인은 "매출이 작년 이맘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직원을 늘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8월 실업률 추이 외
    8월 들어 각종 고용 지표가 급격히 나빠진 이유는 건설, 숙박, 음식업 등 생활 밀착형 업종이 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아 고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까지 호조를 보인 건설업 경기는 여름을 지나며 위축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숙박업과 음식업은 사드(THAAD) 갈등으로 인한 중국 관광객 감소에다 내수 부진까지 겹쳐 종업원 수를 줄이며 악전고투하고 있다.

    건설·숙박·음식업에 고용 한파 집중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 증가 폭(전년 동월 대비)은 올해 5월만 하더라도 16만2000명이었다. 하지만 7월에는 10만1000명으로 줄어들더니 8월에는 3만4000명으로 증가 폭이 감소했다. 8·2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부터 건설 경기가 꺾이는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7월 건설 수주는 작년 7월보다 30.8%나 감소했다. 주택 인허가(-18.3%)와 착공(-25.4%)도 7월에 확 꺾였다. 정화섭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 사무처장은 "대구시나 공기업에서 발주하는 공사가 줄어들면서 일자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취업자 증가 폭이 줄어드는 정도지만, 소비 부진 영향을 직접 받는 숙박업소나 식당에서는 아예 일하는 사람 숫자를 줄이고 있다. 숙박업 및 음식점업 취업자는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8월 한 달 동안 4만명이 줄어든 것을 비롯해 6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경기도 수원에서 50실 규모의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K씨는 올해 초 14명이던 직원을 6명으로 줄였다. 지난 3월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감해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K씨는 "공실이 늘어나 청소 인력을 4명에서 2명으로 줄였고, 야간 데스크 근무자도 3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저임금 인상과 정규직화가 취업 문 좁힌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고용 시장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문재인 정부에서 선보인 정책들이 고용 시장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8·2부동산 대책이 워낙 강도가 세서 건설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주요 재건축 단지의 분양과 착공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복지 예산 마련을 위해 내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역대 최대 폭인 4조4000억원을 삭감한 것도 고용 시장에는 치명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건설 경기가 나빠지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건설업이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건설업계발 고용 대란이 다른 분야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0억원의 수요가 창출됐을 때 신규 고용 인원은 건설업이 13.8명으로 제조업(8.6명)보다 많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일자리의 질(質)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자리의 양(量) 측면에선 악재다. 고용주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신규 인력 채용을 주저하게 만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종업원 숫자를 미리 줄여놓는 식당 주인이 주변에 여럿"이라고 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현 정부의 고용 정책이 이미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임금 인상과 신분 안정을 안겨주지만, 반대로 새로 일자리를 얻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취업 문을 더 좁게 만들어 고용 시장의 양극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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