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4000만원, 연말에 10일 휴가주는 꿈의 직장

"안녕하세요, 또 왔습니다."

한미약품 신입사원 채용 면접장. A씨는 밝게 웃는 얼굴, 큰 목소리로 인사하며 들어왔다. A씨는 여유 있는 태도로 면접관의 질문에 답했다. 알고 보니 A씨는 이번이 4번째 한미약품 입사 도전이었다. 인사팀 관계자는 "발전한 모습이 인상 깊어 합격점을 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원자 B씨는 자신의 장점을 설명하는 피켓을 들고 면접장에 들어왔다. "한미약품에 꼭 들어가고 싶어서 장점을 제대로 어필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B씨, 그는 제약 산업의 미래와 한미약품이 나아갈 길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해 얘기했다. B씨 역시 취업에 성공했다.

신입 사원 모집 절차는 서류전형→인적성검사→1차면접(실무)→2차면접(임원) 순이다. 오는 9월 17일 오후 5시가 서류 접수 마감이다.  인적성 검사는 9월 말이고, 면접과 합격자 발표는 10월 중이다.

한미약품은 매출의 20%가량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복합 신약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제약회사다. 국내 최대 수준인 20여개의 글로벌 임상시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미약품은 사노피아벤티스, 얀센,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와 수조원대의 기술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서류전형 : 한미약품 합격을 좌우할 '키포인트'

제약 영업을 담당하는 국내사업부 부문은 우선 계약직으로 채용해 1년 뒤 심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1년간은 정규직의 80% 수준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는다. 나머지 인센티브나 복리후생 등은 정규직과 동일하다.

한미약품은 이번 하반기 채용부터 입사지원서에서 업무능력과 관련 없는 항목, 예를 들어 가족관계나 키 등의 요소를 빼기로 했다. 능력 중심 채용, 공정한 채용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한미약품 인사팀 관계자는 "각 단계의 전형이 모두 중요하지만, 많은 지원자들을 선별해야 하는 서류 전형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2017년 하반기 자기소개서 항목은 다음과 같다.
-본인이 회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한미약품이 그것과 어떻게 부합하는지 기술해 주십시오.
-엘리트 한미인상 중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한 가지를 선택해 사례를 소개해주십시오.
-한미약품의 과거/현재/미래로 각각의 키워드를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해주십시오.
-지원분야와 관련해 본인의 역량 중 보완해야 할 부분과 그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기술해주십시오.
-지원분야에 필요한 직무역량을 습득하기 위해 했던 노력에 대해 기술해주십시오(전공수업, 직업교육, 자격증 등)

각 항목은 200~700자로 쓰면 된다. 자기소개서는 회사를 이해하고 지원하는지를 보고, 제약산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관심 있게 살펴보겠다는 게 한미약품 인사팀의 얘기다. 한미약품의 인재상인 'Elite 한미인상'에 부합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제약 산업의 특성과 회사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아무리 한미약품에 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도 인사담당자의 관심을 끌 수 없다.

좀 더 다르게 자신을 어필하고 싶은 지원자는 글로 쓰는 자기소개서에 더해 동영상으로 자기소개를 해도 된다. 정해진 질문이나 형식 없이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도록 영상을 구성하면 된다. 자신이 지원한 직무, 한미약품이 원하는 인재상이 동영상에 녹아 있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인적성검사 : 모르는 문제는 찍어선 안된다

언어, 수리, 추론 등 다양한 문제가 나온다. 인적성 테스트와 비슷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소요 시간은 140분이다. 문제 수가 많아 시간이 짧다는 게 한미약품 인적성검사를 경험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얘기다.

한미약품 인적성 검사를 통화한 경험자는 "시중에 나와있는 인적성 문제집을 풀어봐서 문제에 익숙해져야 당황하지 않고 차근히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답은 감점하므로 모르는 문제는 찍지 말아야 한다. 인적성검사의 결과를 향후 면접 때 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 최대한 솔직하게 검사를 치르는 게 바람직하다.

면접 : 제약산업과 한미약품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자기소개서를 반드시 외워라.

-본인이 지원한 직무를 위해 준비했던 활동과 지원 직무에서 발휘할 수 있는 본인의 강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 설득력을 발휘하여 자신의 의견대로 일을 수행했던 경험
-한미약품에 입사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제약산업의 미래는 어떻나?
-자신의 장점을 어필해보시오.
-감명 깊게 읽은 책과 그 이유는?

한미약품 인사팀 관계자는 "면접관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생각하는 지원자들이 있는데, 면접은 회사에 입장한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간혹 면접장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시끄럽게 인사하며 다른 지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2차 면접은 임원면접이다. 경영진과 부서의 임원이 면접관으로 참여한다. 1차 실무진 면접을 통과한 경우같이 업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는 것이므로, 임원 면접에서는 주로 지원자의 인성에 관한 질문이 많다고 한다.

질문의 근거가 되는 게 자기소개서다. 이 때문에 임원면접을 들어가기 전 자신이 쓴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읽고 반드시 머릿속에 넣어가야 한다.

교육전형 : 국내사업부(영업)만의 전형

2016년 기준 직원의 평균 연봉은 5800만원, 대졸 사원 기준 초임은 4000만원이다. 기업 평가 사이트 잡플래닛을 보면, 제약업계 최고의 '네임밸류'를 가지고 있어 외국계 제약회사에도 '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임직원의 성과는 확실히 보상하는 체계를 갖고 있다. 유상증자를 할 때마다 우리사주 조합을 통해 직원들에게 먼저 주식을 청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16년 초에는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잇따른 신약기술 수출을 이뤄낸 임직원의 노력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아 주식 1100억원어치를 임직원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매월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연말 성과급은 부서별, 개인별 공헌도에 따라 월급의 최대 600%까지 지급한다.

연 1회 임원의 추천을 통해 'H-MBA'라는 사내 MBA 과정을 진행하고, 성적이 우수한 직원에게는 회사가 학비를 전액 부담해 국내 대학의 MBA 과정을 밟게 한다. 다른 업무를 해보고 싶은 직원에게 기회를 주는 '직무순환제도'도 운영한다. CDC(Career Development Center) 홈페이지를 통해 특정 업무에 자리가 나면, 이를 원하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지원하고, 인사팀과 해당 부서, 경영진이 검토해 원하는 직무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외에도 세 자녀가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학자금 100%를 지원하며, 탄력근무제를 적용, 아이가 있는 부모가 가정과 일을 두루 챙길 수 있도록 한다. 올해부터는 연말 '리프레시' 휴가도 도입한다. 2017년 12월 23일부터 2018년 1월 1일까지 열흘간 휴가를 줘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고자 노력한 덕분에 한미약품의 여성 임원은 11명으로 24%에 달한다. 이는 국내 10대 그룹의 여성 임원 비율(2.4%)의 10배가량 되는 수치다.

이 입사가이드는 한미약품 인사팀 김성환 PL(recruiter@hanmi.co.kr)이 도와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