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주고 부모가 다니기 좋은..판교 한복판 알짜회사

NS홈쇼핑 9월 11일까지 쇼호스트 채용
하림그룹의 자회사 'NS홈쇼핑'

국가고시를 봐야하는 것도 아닌데 '삼수', '사수'를 마다 않는 직업이 있다. '쇼호스트'다. 다양한 홈쇼핑 전문 채널에서 상품을 설명하고 판다. 쇼호스트는 학력과 전공, 토익 점수, 자격증 같은 스펙을 중시하는 취업시장에서 비교적 스펙을 따지지 않는 직종으로 분류된다. 전문직이면서 '능력만 있다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쇼호스트를 꿈꾸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뽑지는 않는다. 홈쇼핑 회사는 보통 1~2년에 한 번 새 쇼호스트를 2~3명 뽑는다.

NS홈쇼핑이 8월 28일부터 쇼호스트 신입 공채를 시작했다. 1월에 있었던 상반기 쇼호스트 채용에 이어 올해 두번째다. 이번 채용 예정인원은 10명 내외. 쇼호스트 업계에서 두자릿수 채용은 이례적이다.  NS홈쇼핑 이유란 대리는 “T커머스와 V커머스 같은 새로운 홈쇼핑 채널이 성장하면서 쇼호스트가 활동하는 영역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Television)과 상거래(commerce)의 합성어다. 녹화 방송을 통해 소비자가 TV리모컨으로 상품을 살 수 있는 채널을 말한다. T커머스 시장 규모(출처 한국T커머스협회)는 2014년 790억원, 2015년 2500억원, 2016년 7000억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V커머스는 비디오(Video)와 상거래(commerce)의 합성어다. 텔레비전을 넘어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홈쇼핑 영상을 보고 구매를 유도한다.

NS홈쇼핑은 하림그룹 소속 홈쇼핑 회사다. 2001년 6월 문을 연 (주)한국농수산방송이 전신이다. 2016년 매출 4396억원, 영업이익은 920억원이다.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7년 6월 기준 직원수는 411명, 평균연봉은 4300만원이다.

채용과정

이력서·자기소개서와 함께 자기소개 영상을 내야 한다. 채용공고에 나와있는 멘트를 말하는 장면을 25초 이내 영상으로 찍어 올려야 한다. 영상을 찍는 기기는 오로지 휴대폰만 가능하다. 방송에 출연하는 쇼호스트 직업 특성상 외모와 자세, 발성법 등을 확인한다. 자기소개서 영상이 서류평가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서류접수 이후 전형 과정은 카메라테스트(9월19일~20일)-온라인 인·적성 검사(9월 넷째주)-상품PT(9월25일~27일)-CEO면접(10월 중) 순이다. 최종합격자는 11월 1일 입사할 예정이다. 

쇼호스트는 순발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대부분 생방송을 진행하지만 대본이나 프롬프터(대사를 가르쳐주거나 동작을 지시해주는 사람 또는 장치)가 없다. 방송에서 판매할 상품을 사전에 충분히 공부한 다음 방송에 들어가야 한다. 방송 사고가 나도 당황하지 않아야 한다.

소비자에게 상품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스토리텔링 능력도 있어야 한다. V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이색적인 콘텐츠를 기획하는 창의성, 기획력도 필요하다. 홍보팀 이유란 대리는 “요즘에는 소비자가 검색으로 상품가격, 리뷰를 언제든 볼 수 있다”며 “상품의 장점이나 기능을 나열하는 식으로 상품을 팔긴 힘들다”고 말했다. 

서류-카메라테스트-인적성 검사

1. 본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세 가지를 기술해 주세요.
2. 본인이 회사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과 왜 NS홈쇼핑이 그 기준에 적합한지 기술해 주세요.
3. 지원하신 직무의 전문성 함양을 위해 수행한 노력과 경험에 대해 기술해 주세요.
4. 본인이 지원한 직무의 최근 이슈사항 및 트렌드를 고려해, 입사 후 NS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기술해 주세요. 

수많은 지원자 사이에서 눈길을 끌려면 '두괄식'으로 써야 한다. 결론을 먼저 쓰고 그 다음 근거를 쓴다. 근거에는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써야 한다. 근거 없이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나 어학연수·자격증 취득 내용을 나열해선 안된다. '특별한 경험'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특징과 성격,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회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만 강조하는 자소서도 금물이다. 인사팀 이준희 대리는 "문항마다 단어가 있는데 그 단어를 중심으로 핵심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서류전형에서는 잘하는 사람을 뽑기보다 인재상에 맞지 않은 사람을 거르는 과정이라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서류에서는 전체 지원자에서 10분의1 정도를 거른다. 2000명이 지원한다 했을 때는 200명만 서류전형을 통과한다는 소리다. 이 대리는 "참고사항일 뿐 '반드시 이 인원만 뽑겠다'는 원칙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메라테스트에서는 면접관이 지원자가 자기소개하는 모습을 카메라를 통해 본다. 돌발 미션 같은 것은 없다. 서류전형에서 냈던 자기소개 영상이 기본 성량을 보는 과정이었다면 카메라테스트에서 좀더 다양한 각도로 심층적으로 평가한다.

NS역량평가는 인성검사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본다. 문항을 읽고 ‘Yes’와 ‘No’를 고르는 문제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과학을 좋아한다'와 같은 문항이다. 일관성 있게 선택해야 한다. 가령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한다'에 Yes라 답하고, '발표하기 꺼려진다'에 Yes라 답하면 일관성이 없다. '유형이 같은 KT·아모레퍼시픽·한국전력공사의 인성검사를 참고해도 좋다.

면접전형

식품·옷·화장품·전자기기·건강식품 등 실제 홈쇼핑에서 파는 상품을 준다. NS홈쇼핑은 식품 중심 홈쇼핑 회사라 '식품'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지원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2014년 입사한 NS홈쇼핑 소속 장성민 쇼호스트는 “상품PT가 끝난 후 면접에서 왜 그 상품을 골랐는지 물어보기도 한다”며 “식상한 답변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PT가 끝난 후 바로 그 자리에서 면접관이 지원자 1명과 질의응답을 한다. 자기소개서 내용을 자세하게 묻는 경우가 많다. ‘왜 쇼호스트를 하고 싶은지’, ‘어느 상품 전문 쇼호스트가 되고 싶은지’, ‘쇼호스트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다. 쇼호스트 업계는 V커머스의 성장으로 변화가 빠르다. 업계 관련 화두를 미리 공부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둬야 좋다.

면접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연기를 하는 등 개인기를 하는 지원자가 많지만 필수는 아니다. 이준희 인사팀 대리는 "면접관이 개인기를 해보라고 하지는 않고 지원자가 하고 싶다면 해도 된다"고 말했다.

특이한 옷을 입고 오는 지원자도 많지만 '무조건 튀어야 한다'는 생각도 금물이다. 쇼호스트의 개인 역량을 중시하는 시대이지만, '상품을 설명하고 파는 직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상품 및 마지막 면접은 CEO 면접이다. 도상철 대표가 지원자 3~4명을 평가한다. 취미·특기를 물어보는 등 지원자와 대표 간 일상적인 대화가 많다. 면접시간은 30~40분 정도다.

최종면접 후 입사하면 3~6개월 동안 교육을 받은 후 홈쇼핑 방송에 데뷔한다. 선배와 후배가 1대1로 짝을 맺어 일정 기간동안 업무를 가르치는 ‘멘토링 제도’가 있다. 이 제도 덕분에 NS홈쇼핑은 '새로 들어온 직원에게 업무를 잘 가르쳐준다', '직원 사이가 끈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문화 및 복지

대부분 쇼호스트는 1~2년 동안 계약직으로 일하며 회사에 출퇴근한다. NS홈쇼핑의 계약 기간은 2년이다. 계약이 끝나면 1년마다 계약을 다시 하는 전속 프리랜서로 일한다. 매출 실적, 업체와 직원의 평가를 바탕으로 회사와 쇼호스트가 1대1 연봉 계약을 한다. 현재 NS홈쇼핑에서 활동하고 있는 쇼호스트는 40명 내외다. NS홈쇼핑의 초봉은 3500만원, 성과급은 별도다.

NS홈쇼핑은 여직원 비율이 42%(2017년 8월 기준)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사용이 자유롭다. 이유란 대리는 “지금까지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다녀온 직원 모두 복귀했다”며 “가족친화기업 및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사내 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다. 판교세븐벤처밸리어린이집에서는 만 0세~4세반을 운영 중이다. 조리원을 포함한 11명 교직원이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7시30분까지 49명의 아이를 돌본다. 야근을 하는 직원을 배려해 오후 6시부터 9시30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종일반도 있다.

NS홈쇼핑 본사는 경기도 판교에 있다. 통근거리가 먼 직원은 수도·전기세 등 공과금만 내고 사택에서 살 수 있다. 통근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사원증으로 사내 도서관·카페·구내 및 별관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구내 식당에선 아침·점심·저녁을 제공한다. 새벽 또는 저녁 방송을 하는 직원에게 반응이 좋다. 심야근무자에게는 교통비를 준다. 별관 식당은 NS홈쇼핑의 자회사인 '엔바이콘'을 말한다. 하림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외식공간이다.

홈쇼핑 업계에선 NS홈쇼핑을 ‘보수적’이라고 평가하는 편이다. 기업평가사이트 잡플래닛에서는 ‘보수적인 기업으로 약간 답답할 수 있으나 출산휴가 등 복지제도가 좋다’, ‘군대식 문화가 남아있다’, ‘원칙을 중시하고 복장에도 신경서야 한다’, ‘퇴근이 칼 같고 연차는 눈치보지 않고 쓴다’, ‘근무환경이 깨끗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