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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봉 9천8백‥변호사·회계사도 재수·삼수하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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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jobsN 이연주

    입력 : 2017.08.28 14:13

    8월 29일부터 9월7일까지 서류접수
    연봉·복지·커리어 3박자 갖춘 금융 공기업


    서울에 호우예비특보가 내린 8월 24일 오후 2시. 서울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은행 채용설명회에 비바람을 뚫고 250명이 넘는 취업준비생들이 모였다. 최대 수용 좌석인 299석을 거의 채웠다. 취업준비생들은 1시간 동안 인사팀 하혁진 차장이 설명하는 한국은행 소개와 이번 채용전형 과정 설명을 들었다. 이후 1시간 동안 인사팀 하혁진 차장, 김자경 과장, 공대희 과장, 남석원 과장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국은행이 8월 29일부터 2017년 G5(종합기획직원) 공개채용을 시작한다. G5는 통화신용정책과 경제동향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업무를 맡는 직원이다.

    정부에서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블라인드 채용을 하라’는 지시를 내린 후 첫 공채다.

    한국은행은 2015년부터 이력서에 주소·가족사항·자격면허·제2외국어·신체사항을 적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 신입직원 대부분 명문대 출신이어서 ‘명문대 중심 채용’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행은 2017년 채용부터 사진·성별·생년월일·최종학력·최종학교 이름·성적·논문 실적 항목을 없애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국내 최고 인재가 몰리는 곳이다. 입사 필기시험은 국가고시에 버금가는 난이도로 유명하다. 2~3년 ‘재수’하는 사람이 수두룩하고 지원자 중에는 회계사·변호사 출신도 많다. 2016년 기준 평균연봉은 9836만원, 대졸 초임은 4479만원이다.

    한국은행 전경. /한국은행 제공

    채용 과정

    서류 모집 기간은 9월 7일(오후 5시)까지다. 경제학·경영학·법학·통계학·컴퓨터공학, 해외전문인력 부문에서 70명 내외 인원을 뽑는다.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지만 대체로 경제·경영학에서 전체 인원의 70%를 뽑는다. 여러 부문을 중복해 지원할 수는 없다.

    하 차장은 “한국은행은 채용전형이 끝난 후 최종 합격 인원을 공개하기 때문에 그동안 채용인원 숫자를 참고하라”고 말했다. 2012년부터 60~70명 사이 인원을 뽑고 있다. 2012년 61명, 2013년 72명, 2014년 60명, 2015년 70명을 뽑았다. 2016년엔 64명을 뽑는데 39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매해 4000명 내외 사람이 지원한다. 

    G5(종합기획직원) 채용은 대졸 신입 전형은 아니다. 고졸도 전문대도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G5 신입직원 공채는 사실상 ‘대졸신입 공채’였다. 고졸과 전문대졸은 주로 C3(일반사무직) 전형에 지원하기 때문이다. C3는 총무·회계·경리·출납·여수신 중 한정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맡는다.

    하 차장은 “군복무 중이라도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보고 내년 1월에 입행 할 수 있다면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행시기는 연기할 수 없다. 

    지방인재는 최대 20%(약 14명)를 뽑는다. 아무리 점수가 낮아도 10%는 지방인재로 뽑을 계획이다. 정부에서 규정하는 '지방인재기준'을 따른다. 인사혁신처 예규 32호인 '균형인사지침'을 참고한다. 해외전문인력은 영어 또는 중국어 특기자를 뽑는다.

    서류전형에서는 2200명 내외를 뽑는다. 10월 21일 필기시험을 본다. 필기전형에서는 경제·경영학에서 1.5배수 내외, 법학·통계학·컴퓨터공학에서 2배수, 해외전문인력은 3배수를 뽑는다. 11월 중·하순에 실무진 면접과 토론 면접이 있다. 12월 중순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서류전형

    서류는 자기소개서와 영어성적으로만 평가한다. 이력서엔 학교 이름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 계정으로 만든 이메일 주소를 쓰면 불이익을 받는다. 사진은 서류전형에서만 내지 않고 이후에는 제출해야 한다.

    자기소개서 문항은 2가지이며 2016년과 비슷한 내용이 나올 전망이다. 2016년에는 ‘지원 동기와 입행 후 기여할 수 있는 바’(총 1200글자)와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경험이나 인물, 책은 무엇인지(총 1000글자)’를 물었다. 하 차장은 “블라인드 채용이기 때문에 수험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지원동기는 무엇인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적을 수 있도록 문항이 약간 변할 것 같다”고 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3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왜 한국은행에서 일하고 싶고, 한국은행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고, 그 일을 하기 위해 무슨 경험을 했는지’다.

    자격증·대외활동·어학연수 등 내용을 나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직무와 관련 있는 경험이라도 출신지역이나 대학 이름을 알 수 있는 내용을 적어선 안된다. 이 부분에서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취업준비생들이 다소 혼란스러워했다. 한 취업준비생은 “전공 수업도 직무 경험과 관련이 있을 텐데 전공명을 쓰면 안되냐”고 물었다. 인사팀에서는 “전공명을 쓴다고 우대하지도, 불이익을 받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은 “특정 대학에만 있는 강의나 동아리가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가”라 물었다. 인사팀에서는 “특정 이름을 쓰지 말고 일반화해 적으라”고 말했다.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에서 일한 경험은 ‘자격면허’를 갖고 있음을 증명한다. 하 차장은 “블라인드 채용의 취지는 특정 스펙만으로 당락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자격증이 있다고 우대하는 게 아니라, 한국은행에서 하고 싶은 일과 이전에 했던 활동· 경험이 관련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정 활동이나 경험은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 거짓을 적고 싶은 지원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최종 입사 전 졸업 증명서와 취업 증명서를 내야 한다. 자기소개서 내용이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인사팀에서 따로 증명서를 요구할 수도 있다.

    (왼쪽부터) 한국은행 기념주화, '물가안정'이라고 적힌 한은 내부 건물 모습 /한국은행 제공

    필기전형

    필기시험은 전공학술(300점·3시간), 공통논술(100점·1시간)을 본다. 한국은행은 기출 필기 문제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기출 유형은 2013년으로 4년 전 내용이다. 최신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인사팀은“유형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며 “내년에 추가 업로드를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각 응시부문별로 전공시험을 준비한다. 해외전문인력 지원자는 경제·경영·법·통계학 가운데 한개를 골라야 한다.

    전공시험은 한 질문 당 4~5줄 이내로 답을 작성하는 약술 시험이다. 문항 수는 10개 내외. 하지만 큰 문제 하나에 2~5개씩 작은 문제가 달린 경우도 있어 실제 문항 수는 40개 정도다.

    2013년 경영직렬에서는 시장 리스크, 신용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운영 리스크의 내용과 특징을 서술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또 블랙-숄즈 모형에서 A사 주식에 관한 정보(현재주가, 행사가격, 무위험이자율)를 주고 콜옵션을 이용한 헤지전략, 풋옵션 가치, 블랙-숄즈 보형의 단점을 물었다. 4년제 대학에서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도 풀기 쉽지 않은 문제다.

    공통논술 시험은 주요 경제·금융 이슈와 관련된 주제와 지문이 나온다. 논술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선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조사·연구서를 읽어보는 게 좋다. 한국은행이 무엇에 관심 갖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제가 나왔다. 필기시험 답안을 쓸 때는 흑색 또는 청색 볼펜만 사용할 수 있다. 연필과 수정테이프는 쓸 수 없다.

    조선DB

    면접전형

    1차 면접 참가자는 집단 토론과 심층면접을 본다. 집단 토론은 주요 경제·금융 이슈 관련 주제에 대해 1시간 동안 7~8명이 토론하는 방식이다. 2016년에는 토론 주제로 ‘세계 경제 불안요소 중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미칠 영향, 정책당국에서 할 수 있는 대응방안’이 나왔다.

    실무진 면접은 2차례 나눠 진행한다. 차장급 면접관 6명이 방을 나눠 3명씩 들어갔다. 지원자 한명이 첫번째 방에서 면접을 보고 다음방으로 이동해 면접을 한번 더 본다. 자기소개서에 나온 내용을 자세하게 묻는 식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많아 자기소개서에 거짓말을 했다면 들통이 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은 임원면접이다. 부총재를 비롯해 임원 6명이 면접관으로 들어와 지원자 5명을 평가한다. 시간은 40분이지만 지원자가 여러명이기 때문에 한 질문자에게 많은 질문을 하진 않는다.

    “어느 부서에서 일하고 싶은지”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했던 경험이 있는가” “억울했던 적은?” “본인이 좋아하는 책이 인상 깊은 이유” “최근 관심이 많은 경제 이슈와 국제 경제전망” “지방 근무에 대한 생각은” 등이 단골 면접 질문이다.

    최종합격자는 2018년 1월부터 인천에 있는 인재개발원에서 4~6주 동안 연수 교육을 받는다. 이후 한국은행 본점 또는 국내 16개 지역 본부에서 일한다.

    2017년 8월 16일 오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조선DB

    기업 문화 및 복지

    별도의 성과 상여금은 1년에 두 번 정도 준다. 예를 들어 평균연봉 9836만원(기본급 5772만원)을 받는다면, 이중 성과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5%(152만원)로 크지 않다. 대신 정기상여금(3210만원) 비중이 높다. 이외 연차·업무·가족 등 각종 수당(651만원)을 받는다. 

    복지혜택도 좋다. 지방 출신 직원은 서울 후암동에 있는 공동 숙소에서 관리비만 내고 생활할 수 있다. 결혼 전 독신 직원만 사용할 수 있다.

    '사택 대여 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전세보증금 전액을 회사가 지원하는 제도다. 다만 거주 기간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 한은 관계자는 “요건이 까다롭긴 하지만 거주비를 내지 않고 전셋집에 사는 것은 한은 직원들이 뽑는 가장 좋은 복지 중 하나”라고 했다. 주택 자금 대출은 5000만원까지 해준다. 단 최근 시중은행 금리가 워낙 낮아져 큰 메리트는 없다는 평가다. 

    어린이집은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에 있다. 육아휴직 제도도 잘 마련돼 있다. 본인과 가족을 위한  의료비, 학자금 지원 혜택도 있다. 허 차장은 “육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7 신입 행원 이재은씨와 장호석씨.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직원들은 ‘일과 공부를 같이 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 꼽는다. 국내외 일반·특수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은 직원에게 학비를 지원한다. 해외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에 파견 가 해외 금융시장 및 정책을 공부할 수도 있다. 자기계발과 개인 여가와 대한 다양한 지원 제도도 있다.

    보수적인 공기업 문화는 단점으로 꼽힌다. 남석원 과장은 “복장 규정은 없지만 중앙은행 직원으로 품위를 유지하는 수준”이라며 “다만 노출이 심하거나 화려한 옷은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재는 여성임원이 없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란 설명이다. 김자경 인사팀 과장은 “현재 임원은 대부분 90년대 초반 입사한 분들이라 여성임원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신입사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높았다.

    김 과장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입사한 4, 5급 여성직원 비율이 40~50%”라고 말했다. 즉 2000년대 중반 이후 입사한 사람들이 임원 자리에 오르는 시기엔 여성 임원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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