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일생활비 비교, “한국이 일본보다 ○만원 더 써”

  • 글 jobsN 김지아 인턴

    입력 : 2017.08.23 09:30

    日취업 희망자 늘면서 생활 물가에도 관심 커져
    똑같이 생활하는 한·일 직장인의 하루 생활비 비교
    한국 직장인보다 돈 적게 쓰는 일본 직장인

    일본 기업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취업에 관심을 갖는 국내 취업 준비생들이 늘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78.5%)은 “해외 취업할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취업 희망 지역으로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이 56.8%(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일본은 고령화 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데다, 장기 침체에 빠져있던 경기가 최근 수년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할 일은 많은데, 현장에서 뛸 젊은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들은 '인재'를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
     
    ◇日이 韓보다 물가 싸다고?…한일 직장인 생활 물가 비교

    일본 취업 희망자 중에는 보통 높은 연봉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나면 대부분 실망한다. 국내 취준생을 일본 기업에 연결해주는 ‘마이나비코리아’에 따르면, 중견급 이상의 일본 기업 평균 연봉은 3500만원 정도(세전)다. 대기업은 4000만~5000만원쯤 된다. 국내 기업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난다고 보기 어렵다. 물가가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고 여겨지는 일본에서 이 정도 연봉으로 만족할만한 생활이 가능할까.
     
    지난 6월 마이나비코리아 김보경 부사장은 잡스엔(jobsN)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생활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6년 10월 기준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3만7304달러. 한국(2만7633달러)보다 35% 높다. 1인당 GDP와 물가 수준이 어느 정도 비례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그래서 잡스엔이 일본에 사는 것이 돈이 정말 덜 드는지를 실사례를 통해 확인해봤다. 일본 도쿄에 사는 대기업 직원 야나기야 타카유키(柳谷隆之·29세)씨의 도움을 받아, 한·일 직장인의 평범한 하루 생활 비교 요금표를 만들었다. 야나기야씨의 하루 일과를 받아, 기자가 서울에서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해보고 내역을 꼼꼼히 적었다. 환율은 22일 오후 2시 기준 환전고시환율(KEB하나은행)을 따랐다.

    ◇음식값, 대체로 비슷하거나 일본이 조금 더 저렴

    기자는 하루를 지하철 출근으로 시작한다. 10㎞이내 기본요금 편도 1250원을 낸다. 하루 왕복 2500원.
     
    도쿄 지하철비는 민영 지하철 6개 정거장 기준으로 302엔(약 3136원)이다. 서울보다 비싸다. 하지만 야나기야씨는 교통비가 들지 않는다. 회사에서 매달 교통 정기권을 지원해주기 때문. 교통 정기권은 집 근처 역에서 회사 근처역까지 몇 번을 오가도 무료다. 야나기야씨는 츠루미역에서 타마치역 사이 교통 정기권을 발급받았다. 교통비는 버스와 지하철 모두 지원된다. 그는 "일본 기업 중에는 회사 출퇴근 교통비를 전액 지원해주는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사원의 이름과 나이, 사용기한이 적힌 도쿄 지하 교통정기권 | 츠루미역~타마치역 (6구간) 사이 이용 가능
    바쁜 아침 출근길. 한국과 일본 직장인들은 식사를 거르고 집을 나오는 경우가 많다. 야나기야씨도 그렇다. 편의점 '로손'(LAWSON)을 들러 믹스샌드위치(248엔)와 트로피카나 오렌지주스(140엔)를 집었다. 총 388엔(4030원)이 나왔다. 믹스샌드위치에는 햄·계란, 햄·양상추, 참치마요 세 종류가 들어있다.
     
    기자도 출근길에 편의점(CU)에 가서 샌드위치와 주스를 샀다. '시저치킨 샌드위치'(2000원)와 미닛메이드 오렌지주스(1950원)의 가격은 3950원.
     
    일본(388엔·약 4030원)과 한국 편의점에서 지불한 값은 비슷하다. 하지만 퀄리티가 달랐다. 내용이 부실하고 양이 적은 한국 편의점의 샌드위치와 달리 야나기야씨가 사 먹은 샌드위치는 속이 꽉 차 있었다.
    한국 편의점 샌드위치 (왼) / 일본 편의점 샌드위치 (오)
    도쿄의 주요 상업지구 다마치(田町)에 있는 라멘(라면)집 '키타노다이치'(北の大地)를 찾았다. 기본 메뉴인 750엔(7790원)짜리 미소라멘을 주문했다. 오후 3시 전에 가면 밥 한 공기를 무료로 먹을 수 있다.
     
    타마치와 비슷한 느낌의 사무실 밀집 지역인 서울 광화문, 을지로 일대. 기자는 명동에 있는 유명 음식점 '명동교자'에서 칼국수 한 그릇을 사먹었다. 가격은 8000원. 명동교자도 밥은 공짜로 준다. 점심 식사는 수준과 가격이 비슷했다.
    일본 미소라멘 / 평일 3시 이전에 식사를 주문하면 밥이 제공된다.

    맥도날드에서 빅맥세트를 먹었다면 어떨까. 도쿄는 680엔(7062원), 서울은 5500원이 든다. 한국보다 일본이 약 1500원 비싸다. 하지만 일본 맥도날드에서는 감자튀김 대신 샐러드나 과일, 탄산음료 대신 녹차나 우유로 바꿀 수 있다. 
     
    점심 식사 후 스타벅스에 들른 야나기야씨. 아이스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를 주문한 그는 360엔(3739원)을 결제했다. 한국 스타벅스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가격은 4100원. 같은 음료·사이즈임에도 한국이 400원 정도 비쌌다.

    ◇저녁 이후에도 벌어지는 격차 

    야나기야씨는 퇴근 후 아내와 함께 집 근처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에 갔다.  ‘롯키카나이’라는 술집이다. 이 가게에서는 ‘오토시’라는 이름의 자릿세를 받는다. 퇴근 후 요리를 포장해가는 손님은 보다 저렴하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자릿세는 한 사람당 323엔이다.

    야나기야씨 부부는 '바삭바삭 포테토후라이'(538엔), '닭가슴살 생강튀김'(538엔), 그리고 철판교자(430엔)를 시켰다. 성인 두 사람이 배부르게 먹을만한 양이다. 생맥주 2잔(1076엔)을 포함해 저녁 식사 값으로 총 3228엔(3만528원)을 썼다. 만약 음식을 포장해간다면 2905엔(3만173원)이다.

    기자는 퇴근 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친구와 만났다. 고깃집 ‘새마을식당’을 찾았다. 항정살 2인분(2만2000원)과 된장찌개 1그릇(6000원), 옛날도시락(3000원), 소주와 맥주를 1병씩(총 8000원) 주문했다. 총 3만9000원의 계산서가 나왔다.

    일본 이자카야 '롯키카나이' 안주 메뉴

    야나기야씨는 평소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녁에 30분~1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 집 근처에 있는 피트니스센터 '코나미' 고탄다(五反田)점을 다닌다. 고탄다는 도쿄의 오피스 밀집 지역이다. 코나미 한 달 이용료는 1만2884엔. 월 30일 기준으로 하루 사용료는 약 430엔(4465원)인 셈이다. 수영장과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고, 요가와 에어로빅 등의 강좌까지 요일별로 스케줄이 잡혀있어 자유롭게 수강이 가능하다.

    고탄다와 비슷한 느낌의 서울 역삼역 인근. 논현초등학교 근처의 한 스포츠센터는 '코나미'처럼 요가, 수영장, 헬스장까지 이용 가능하다. 수영과 헬스장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한 달 이용권의 가격은 17만7000원. 30일 기준으로 하루 5900원이다. 도쿄의 헬스센터에 비해 가격이 1500 원정도 비쌀 뿐 아니라, 요가나 에어로빅과 같은 수업 수강시에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고탄다에 위치한 '코나미' 피트니스 센터. 요가와 에어로빅 강좌도 스케줄에 따라 자유롭게 수강가능하다.

    ◇韓직장인, 日직장인 보다 총 0000원 저렴한 하루 보내 

    야나기야씨는 퇴근 후 세탁소에 들렀다. 도쿄 타마치 지역의 ‘맥스 클리닝’이라는 프랜차이즈 세탁소다. 연회비 540엔(5608원)을 내면 와이셔츠 140엔, 양복 상하의 525엔에 드라이크리닝을 맡길 수 있다. 야나기야씨는 셔츠 한 장과, 양복 한 벌을 맡겼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세탁업체 ‘크린토피아’의 드라이크리닝 가격은 와이셔츠 1200원, 정장 상하의에 6100원이다. 서울에서 소요되는 정장 세탁비용은 총 7300원. 도쿄 세탁 비용(665엔·6906원)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비싸다.

    기자와 야나기야씨의 하루 생활비를 모두 더해봤다. 공통적으로 하루 세끼 식사 비용과 피트니스 이용비, 세탁비가 포함된다. 기자는 왕복 교통비를 추가로 지출한다. 서울에선 총 7만750원, 도쿄는 5498엔(5만7106원)이 든다. 기자는 도쿄 영업맨 타카씨보다 하루 1만3644원을 더 쓴 셈이 됐다.

    한일 직장인 생활비 비교표(8월 기준), 오른쪽은 요약표 /그래픽 jobsN 최은희 인턴

    ◇한일 물가 역전 왜 일어났나
    한·일 생활 물가 역전 현상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최근 세계은행(WB)이 집계한 2016년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 순위를 보면, 한국은 3만5790달러로 전체 48위다. 반면 일본은 4만2870달러로 한국보다 순위가 13계단이나 높다(35위). PPP는 나라마다 다른 물가 사정을 반영해 실제 구매력을 측정하는 단위다.

    1990년대 "한국보다 물가가 10배는 비싸다"는 말까지 나왔던 일본의 물가는 어떻게 떨어지게 된 걸까.

    전문가들은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조정이 일어났다고 분석한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을 겪으면서 '리셋'(reset)이 됐다"며 "극심한 불황 속에 사람들이 주머니를 열지 않자,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유통 경로 등에서 혁신 또는 효율화 작업을 통해 단가를 낮추는데 힘썼다. 결국 적자생존에 따라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기업이나 가게만 살아남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 부문에서의 비효율과 높은 마진율, 경쟁 환경 조성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도쿄는 물론 뉴욕, 런던 등 세계 주요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 서울의 식료품 가격이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에 비해서 1인당 농축수산물 생산량이 훨씬 적다. 그만큼 한국의 농축수산업은 기업형으로 성장하지 않았고, 영세한 곳이 많다는 뜻이다. 공급되는 양이 적기 때문에 가격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가격을 낮추려면 해외에서 값싼 상품이 들어와야 하지만, 국내 농가 및 식량 주권 보호 등의 이유로 높은 세금을 물리기 때문에 저렴한 식자재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일본은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이나 가게들이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업태(業態)가 나타났다. 다이소, 가격 파괴형 스토어 등이 그러한 예다. 기업에서 고객으로 가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채널 간 경쟁이 커질수록 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식료품, 농축수산물 쪽에서 여전히 유통 마진이 과다하게 책정되는 부분이 있다. 먹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 제일 좋은데, 한국은 농가 보호 등의 명분으로 먹는 물가를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이 정책을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인지는 생각해 볼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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