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아프지 않은 세상 만들려 공무원 된 간호사 '1석 3조'

  • 글 jobsN 감혜림

    입력 : 2017.04.18 09:17

    간호학과 나와 보건소 근무하는 공무원
    지역 사회 건강하게 만든다는 자부심
    고령사회 복지수요 늘어 유망 직종

    '병원에서 일하지 않는 간호사'. 

    간호사하면 주로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장면이 떠오른다. 차트나 의료 기기를 들고 병실을 분주하게 다니는 모습은 간호사의 상징이다.   

    간호사 면허가 있는 조수지(26)씨는 병원이 아닌 전주시 보건소에서 일한다. 간호직 공무원이다. 2014년 8급으로 들어와 2년 만에 7급으로 승진했다. 간호사 면허를 가진 사람 대상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9급이 아닌 8급으로 시작한다.

    지금은 고혈압, 당뇨 등 심뇌혈관 질환에 관한 캠페인과 정책을 시행하는 업무를 총괄한다. 일반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가 환자를 돌본다면, 조씨의 역할은 사람들이 환자가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병원과 업무 뿐 아니라 분위기도 많이 다르다. 공무원은 업무 시간이 일정하다. 오전 9시에 출근해 6시에 마칠 수 있다. 야근하는 날도 있지만 기본 업무 시간은 규칙적이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하루를 3개 시간대로 쪼개 3교대한다. 2주~한달 단위 일정표가 나와야 휴무 날짜를 알 수 있다.

    간호사 사이에 있는 '태움'도 없다. 태움이란 선배가 후배를 심하게 질책하거나 잔심부름을 시키는 문화를 말한다. 생명을 직접 다루다보니 작은 실수도 막기 위해 군기를 잡는 것이다. 간호사끼리 일해도 간호직 공무원은 병원에 비해 수평적인 문화에서 일한다.이직률(약 10%)이 높고 정년을 채우기 힘든 일반 간호사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조씨는 취업할 때 스스로 만족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되는 일을 찾았다. 공무원 시험과 동시에 항공사 승무원도 합격했다. "승객의 안전을 돕는 일이라 매력적이었지만 직접적으로 전공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간호직을 택했습니다. 전공을 살릴 수 있고,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면서 스트레스도 적으니 '1석 3조'입니다."

    간호직 공무원은 전국적으로 매년 250~400명 가량 뽑는다. 평균 경쟁률은 대략 20대 1이다. 간호사 면허를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해 일반 행정직(180대 1)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전북 전주시보건소에 근무하는 조수지 주무관. /본인 제공

    그는 전북대 간호학과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고등학교 때는 직업 정보가 많지 않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간호사를 반드시 해야겠다는 사명감은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생각이 달라졌지요."

    간호학 뿐 아니라 생물학·해부학 등 해야할 공부가 많았다. 환자를 돌본다는 소명 의식도 있어야 했다. 수업을 따라가면서 조금씩 갖춰나갔다. 대학 3학년 때 병원 실습을 나갔다. 응급실에서 환자를 응대하는 선배들을 봤다. 팽팽한 긴장감을 느꼈다. 존경심이 생겼지만 겁도 났다.

    "사람이 죽고 사는 공간인데다 생명을 다룬다는 압박감이 느껴졌습니다. 지식만 있어선 안되고 진료 처치를 하려면 손기술도 좋아야 했습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고민 했습니다."

    2014년 초 국가고시에 합격해 간호사 자격증을 땄다. 하지만 대형병원에 취업하는 친구들과 다른 길을 꿈꿨다.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었다. 시내 한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고 싶은 일이라면 해보자'라는 마음이었다. 두 달 뒤 병원에 갓 취업한 친구들을 보면서, 간호학 전공을 살리면서 사람을 돕는 일이 하고 싶어졌다.

    "임상 간호사가 주로 환자를 보살피는 일을 한다면, 간호직 공무원은 금연 캠페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어 매력적이었습니다." 

    전북 전주시보건소에서 금연 관련 정책을 홍보하면서 시민을 만나는 조수지 주무관. /본인 제공

    ① 지원 자격, 채용규모, 경쟁률 
    우선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간호직 공무원 시험은 크게 서울시와 지방직으로 나뉜다. 두 직렬은 ① 거주지 제한 ② 시험 과목이 다르다. 지방직에 지원하려면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과거 거주 기간을 합산해 해당지역에 총 3년 이상 살았어야 한다. 서울시는 지역 상관없이 지원 가능하다.

    시험 과목은 서울시 3과목(생물학, 지역사회간호학, 간호관리학), 지방직 5과목(국어, 영어, 한국사, 지역사회간호학, 간호관리학)이다.

    조씨는 "생물학보다 국어나 영어에 자신이 있어 지방직에 지원했다"며 "간호관리학 같은 전공 관련 과목은 국가고시를 본 직후라 수월했고, 영어는 졸업 조건에 맞춰 토익을 공부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방직은 필기시험 날짜가 같아서, 한 지역만 지원해야 한다. 지방직과 서울시는 필기시험 날짜가 달라 동시에 원서를 넣을 수 있다. 전라북도는 오는 21일까지 간호직을 포함한 공무원 채용 원서를 받는다. 간호직 공무원은 15명 뽑을 예정이다. 지방직 필기시험은 6월 17일, 서울시는 6월 24일에 본다.

    ② 업무
    간호직 공무원은 각 지역의 국·공·시립병원과 보건소, 시청 등 보건 관련 기관에서 근무한다. 주로 보건 관련 행정 업무를 본다. 보건소에서 직접 진료하는 일은 공무원으로 임용된 의사 또는 공보의가 한다. 시내에서 떨어진 지역에 있는 보건지소에서는 보건진료직 공무원이 진료를 한다. 건강 상태를 자주 확인해야 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로 보건지소를 찾는다.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임상간호사와는 전혀 다른 업무를 합니다. 간호학이나 보건학 관련 지식을 활용해 정책을 시행하고 홍보하는 일을 합니다. 큰 병이 발생한 사람을 대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대신 각종 질환 예방 사업을 하기 때문에 훨씬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현재 심뇌혈관 질환 관리를 담당하는 조씨는 2016년에는 금연클리닉, 흡연 단속 등 업무를 수행했다.

    2017년 공무원 봉급표

    ③ 연봉과 처우 
    간호직 공무원은 8급으로 시작한다. 연봉은 법에 정해진 공무원 봉급표를 따른다. 공무원이 되기 전 임상 경력은 호봉으로 인정해준다. 국·공립 병원 근무경력은 100%, 대학병원이나 일반병원, 준종합병원 근무 경력은 80%를 인정한다.

    졸업 후 바로 시험을 쳐 경력이 없었던 조씨는 8급 1호봉으로 시작했다. 현재 연봉은 약 2400만원 정도다. 정근수당, 식대 등 수당 체계는 일반 공무원과 같다. 업무에 따라 '의료 업무 수당'이 나온다. 공무원 연금 등 복리 후생도 같다.

    연봉은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중소병원 간호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씨는 "큰 병원 간호사들은 업무강도가 높고 직접 생명을 다루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아 월급이 센 게 당연하다"며 "학교에서 배운 전문 지식을 활용하면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공무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④ 유망 직군이자 보람도 커
    간호직 공무원 채용 규모는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2013년 270여명→2014년 370여명→2015년 440여명→2016년 250여명). 고령사회가 되고 복지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사자가 많지 않아 채용 인원이 급격하게 늘지 않고 있다. 이직률이 높은 일반 병원과 대조된다.

    조씨는 "'공무원은 단순 반복적인 업무만 하는 관료'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초중고교 요청으로 진로교육을 나간 경험이 계기가 됐다. '공무원은 동사무소(현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람' '편하지만 재미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그는 "공무원을 '안정적이고 편한 직업'이라고만 생각해 공무원 지망생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며 "오히려 여러 사람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이 정해진 업무만 한다는 것도 고정관념이에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사람들이 처한 상황과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예산과 지침이 정해져 있어 오히려 효율적인 업무 아이디어를 낼 기회도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기 때문에 칭찬도 받지만 욕먹을 일도 많다. "아무래도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해 불만을 표하는 분들이 많지만,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게 하려면 정해진 지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재능과 지식을 기반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공무원에 대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봐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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