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운전수→선반공→가수, '용접공 임창정'에서 가수 된 조현민씨

  • 글 jobsN 이병희

    입력 : 2017.02.27 09:14

    “술이 한 잔 생각나는 밤…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대구 중구의 한 술집. 임창정의 노래 ‘소주 한 잔’이 흘러나온다. 사장인 조현민(34)씨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32개 테이블을 꽉 채운 손님들이 숨을 죽인다. “용접공 임창정이다.” “드디어 부른다.” 이런 속삭임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메뉴판을 달라는 소리도, 안주를 주문하는 벨 소리도 잠시 멎는다.
    조현민씨는 ‘용접공 임창정’으로 통한다. 2013년 JTBC에서 방영한 노래 프로그램 ‘히든싱어’에 출연했다. 용접 일을 했던 경험이 있었고, 임창정 노래를 비슷하게 부른다고 해서 ‘용접공 임창정’ 이란 별명을 얻었다. 
    '용접공 임창정' 별명을 얻은 조현민씨./조현민씨 페이스북 캡처
    그는 임창정 노래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선반공으로 일하다 임창정 모창 가수로 이름이 알려졌고, 2014년에는 ‘진짜 미친거 아니야’라는 음원을 발표했다. 2016년 12월 두번째 음원 '말할걸 그랬어'도 발표했다. 현재는 가수로 활동하면서 임창정이 대표로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 ‘소주 한 잔’의 가맹점을 약 1년째 운영하고 있다. 월 매출 5000만원, 직원 7명을 둔 ‘사장님’이다. 
    ◇3.5톤 트럭 운전수, 기술 배우려 선반공으로 취업
      
    2002년 경남정보대학 컴퓨터 네트워크 학과에 입학했다.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일찌감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수업 끝나고 저녁때 몇 시간씩 일하면 그래도 몇십만원은 손에 들어오잖아요. 차비도 내고 핸드폰비도 냈습니다.” 
    졸업 후에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기계 부품을 차로 배달해주는 일을 맡았다. 3년 가까이 운전을 했다. “자동차 부품이나 금형 설계 부품 주문이 들어오면 창고에서 제품을 싣고 3.5톤 차로 날랐습니다. 부산, 거제도, 포항, 광양, 인천까지 항구가 있는 곳은 전국에 다 가봤을 겁니다.” 
    그러다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 기술을 배우는 게 낫지 않을까.' 2011년 회사를 옮겨 CNC 선반 만드는 일을 했다.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는 컴퓨터수치제어의 줄임말이다. 기계를 만드는 또 다른 ‘기계’를 선반이라고 부르는데, 컴퓨터를 내장해 정밀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계가 CNC 선반이다. 이 기계를 만들 때 용접 작업도 필요하다. '용접공 임창정'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 때문다. 조씨는 약 3년간 이런 작업을 했다. 
    가수 임창정(왼쪽)씨와 조현민(오른쪽)씨가 방송국 대기실에서 함께 찍은 사진./조현민씨 제공
    ◇ 임창정 '팬', 임창정 모창으로 방송 출연 
    -임창정 노래는 언제 연습했습니까
    “중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노래방 다니는 게 취미였습니다. 임창정 형님 노래만 듣고 불렀습니다. 너무 좋아서요. 코인 노래방에도 자주 갔어요. 500원을 넣으면 노래 두 곡을 부를 수 있는데 창정이 형님 노래만 불렀습니다.” 그는 가수 임창정을 언급할 때면 꼭 임창정 형님, 창정이 형님’이라고 했다.
    -방송에는 어떻게 나가게 됐습니까?
    “하루는 친구 생일이었는데, ‘얘가 라이브 카페에 가보자’라고 했습니다. 따라갔죠. 그런데 그 녀석이 다짜고짜 ‘제 친구가 노래를 잘하는데 여기서 노래 한 곡만 부르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카페에서 허락은 받았는데 당황하기도 하고 생각나는 건 ‘소주 한 잔’ 밖에 없고, 그 노래를 불렀죠.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친구가 싸이월드 미니홈피인지 인터넷에 올렸나 봅니다. 방송 작가분이 그 영상을 봤다며 연락을 했습니다”
    2013년 10월, 가수 임창정을 포함해 임창정과 비슷하게 노래를 부른다는 일반인 5명이 히든싱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무대 뒤에서 6명이 노래를 부르면 방청객은 노래만 듣고 가수가 누군지 골라내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최후의 2인까지 남았다. 우승자는 가수 임창정이었다. 일반인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 1월, 시즌2에 출연했던 일반인 우승자(가수 제외)들이 모여 왕중왕전을 벌였고 그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저는 가수 좋아하는 팬으로 나갔습니다. 큰 무대에서 창정이 형님 옆에 설 수만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칭찬해주시고 알아봐 주시니까 너무 감사하죠.”
    히든싱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조현민씨 모습./인터넷 팬카페 '현민이아저씨' 캡처
    ◇ 모창가수 '용접공 임창정'에서 가수 조현민으로 
    진짜 가수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 행사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결혼식 축가 부탁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기술을 배우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CNC 선반공으로 일하며 받던 월급은 230만원 정도지만 공연으로 더 많은 돈을 벌었다고 했다. 
    “길거리에서 알아봐주시는 분도 많고요, 이름은 모르는데 얼굴을 (TV에서) 봤다며 사인해달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도망가기도 했는데 이제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조현민씨는 2014년 12월 히든싱어 시즌1~3 통합왕중왕전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달 ‘진짜 미친 거 아니야’라는 노래를 발표하며 정식 가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임창정씨와 계속 연락도 주고받는다고 했다. “형님 콘서트에도 게스트로 초대받아서 가고요, 노래 부르다가 막히거나 조언이 필요하면 제가 연락도 드리고 있습니다.” 
    조현민씨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소주 한 잔'./조현민씨 페이스북 캡처
    ◇ 임창정 인연으로 '소주 한 잔'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운영 
    -음식점은 어떻게 운영하게 됐습니까
    “2015년에 결혼 준비를 하다가 여자친구(현재 아내)와 창정이 형님한테 인사를 하러 갔어요. ‘집은 어디에 구할 거니’ 하시기에,  대구에서 얻는다고 했습니다. 공연이 부산에는 별로 없었거든요. 그랬더니 ‘그럼 내가 하고 있는 거 하나 낼래?’ 하시더군요. 그게 소주 한 잔 가게였습니다.”
    임창정씨가 가맹비는 받지 않았다고 했다. "'내가 너한테 돈 받아서 뭐 하니'라고 하셨어요. 수천만원 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술집이었다. 인건비를 아끼려고 아내와 둘이 일한다고 했다. 저녁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일한다. 공연이 있는 날을 제외하면 매일 출근한다. “저를 보겠다고 멀리서 와주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팬이라며 전라도 광주에서 왔다는 손님도 있었다고 했다. 
    하루에 1~2번은 가게에서 노래한다. “제가 노래하는 동안은 일하는 친구들도 조금 여유가 생겨요. 손님들이 노래를 방해하지 않으시려고 주문을 안 하시거든요. 한 15분 정도? 그러면 서빙하는 친구들도 한숨 돌립니다.”
    홀 면적만 약 50평, 테이블은 32개 정도 규모다. 주말이면 빈자리가 없어서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노래 끝나면 나가시는 분들도 많으세요, 그러면 그때 밖에 있던 분들도 들어오시고 합니다.”
    -힘든 일은 없습니까
    “잠을 못자고 할때는 몸이 힘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음식 맛있게 드시는 손님들 있고, 빚도 갚고, 하고 싶을 때 노래도 부를 수 있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무대에서든 가게에서든 사람이 많으면 신이난다”고 말했다. “제 노래를 들어주는 분이 계시면  식당도 무대가 되잖아요.” 베테랑 가수들이 어떻게 여유를 잃지 않는지,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연습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하고 싶은 게 있습니까
    “죽을 때까지 앨범 내면서 노래하고 싶습니다. 기왕 시작한 거 계속하고 싶어요. ‘현민이아저씨’라는 팬카페도 있는데, 회원이 1800명 정도 됩니다. 그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부를 겁니다.”
    주요기업 입사가이드 바로가기
    입사시험에 나올만한 시사상식 바로가기
    기업 채용 캘린더 바로가기
    상장기업 연봉정보 바로가기
     

    채용 Q&A

    기업에 궁금한 점을 남기면 인사담당자가 선택해 답변해 드립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