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일자리, 1년새 16만개 사라졌다

고용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조선업 등 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고,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의 영향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어 고용 한파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주당 한 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뜻하는 취업자는 1월에 2568만명에 그쳤다. 작년 11월(2659만명)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91만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실업자 숫자도 1월에 100만9000명을 기록해 월 단위로는 7개월 만에 다시 1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일자리 창출의 중심인 제조업에서 실업자가 대거 발생했다. 1월 제조업 취업자는 440만명으로 2015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1월(456만명)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제조업에서만 16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1월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은 글로벌 금융 위기 시절인 2009년 7월 이후 가장 크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경영난에 빠진 대형 조선업체들이 감원(減員)에 들어가고, 그 영향으로 협력업체들도 대거 인력을 줄이면서 고용 시장이 결정타를 맞고 있다.

게다가 소비가 위축되고,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는 등 대내외 경제 여건도 악화돼 고용 상황이 호전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최경수 KDI(한국개발연구원) 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은 "실업을 막으려고 산업 구조조정을 게을리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발(發) 특검 정국까지 겹쳐 기업 활동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도 고용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2월에 고용 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