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졸업생 '스펙 초월 기회' 잡고 신의 직장 입성

  • 글 jobsN 이다은 인턴

    입력 : 2017.02.08 09:44

    자격증보다 봉사활동에 주력
    특성화고 취업 돕는 방송 프로그램 결선 진출
    탈락 후 재도전, 전기안전공사 최종 합격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이다. 임직원 평균 연봉 6000만원, 근속연수가 17.4년에 이른다. 유명 대학 졸업자도 입사하기 어렵다. 대전여상 출신 홍서진(21)씨는 2014년 1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입사원 자리를 꿰찼다.

    홍씨는 대전여상에서 학생 임원(반장・전교 부회장)으로 3년간 활동했다. 취미는 방송댄스였다. 친구들 5명과 함께 올린 춤추는 영상엔 댓글 300여개가 달렸다. 가장 좋아했던 건 봉사활동이라고 했다. "청소년 운영위원회에서 4년간 청소년과 어르신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경로당 발 마사지, 산에 있는 쓰레기 줍기, 청소년 캠프 등을 직접 기획해 활동했죠. 아이부터 웃어른까지 다양한 사람을 대하고 소통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고 3 땐 특성화고 취업 지원 프로그램 '스카우트'에 출연하기도 했다. KBS가 주관해 '스펙을 초월한' 특성화고 인재에게 현장 평가를 통해 입사 기회를 주고자 했다. 홍씨는 한국전기안전공사 편에서 전국 2위에 올랐다. 1위가 얻는 입사 기회는 놓쳤지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전기안전공사 임원들 눈에 띄었다.

    "전기안전 수칙을 만들고 홍보 방법을 제시하는 게 결선 과제였습니다. 방송댄스가 특기였고 당시 전교 부회장을 맡고 있어서, 고 3 전교생을 동원해 플래시몹(불특정 사람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는 것)을 선보였죠. 리더십과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전기안전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 홍서진주임 / 본인 제공

    ◇적성 찾아 봉사활동

    홍씨가 특성화고인 대전여상에 입학한 해는 2012년. 중학교 내신 성적은 좋지 않았다. ‘공부가 내 길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고등학교 땐 자격증 준비나 내신관리보다 대외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청소년 운영위원회 활동에 참가해 전국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출연한 KBS 프로그램 ‘스카우트’에서 그간 쌓은 역량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방송에 나가서 어떤 모습을 보여줬나요 

    “크레용팝 노래 가사를 전기안전수칙 내용으로 개사했습니다. 전교생 300여명이 운동장에 나가 단체 율동을 선보였죠. 2주 동안 친구 다섯명과 방과 후 2시간씩 연습했습니다. 이틀간 3학년 전교생을 이끌며 6시간 동안 동작을 맞췄죠.”

    홍씨가 개사한 노래 가사. '전기안전 수칙을 만들고 홍보 방법을 제시하라'가 결선 과제였다. 홍씨는 최종 2위에 올랐다. / 홍서진 제공

    -촬영하며 기억에 남는 일은 없었습니까

    “심사위원 세 분을 앞에 두고 PPT 발표를 하고 있는데, 무대 한편에 있던 커튼이 열렸습니다. 전기안전공사 직원 100명이 앉아있었습니다. 면접관이 3명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103명이 된 겁니다. 너무 떨리고 놀라서 울 뻔했지만 차분히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1위를 못해 입사 기회를 놓치고 아쉽지는 않았나요

    “아쉬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후련했습니다. 방송 출연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 감사하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인생 터닝포인트라 할 만큼 열심히 준비했거든요. ‘이제 다 끝났다, 다른 곳에 취업 준비를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3개월 뒤 한국전기안전공사 채용 공고가 났다. 회사는 홍씨에게 따로 연락해 서류 전형을 면제해 준다고 했다. 특전이었다. 기회라고 생각했다. 다시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도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스카우트 출연 당시 홍서진씨 모습 / 홍서진씨 제공

    -왜 한국전기안전공사에 입사하고 싶었나요

    "사실 방송 출연 전까지 어떤 회사인지 몰랐습니다. 현장 평가 준비를 하면서 사회 공헌 활동을 많이 하는 기업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전기 무료점검, 안전교육 서비스가 저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4년간 봉사활동을 했는데, 남을 돕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복지가 좋고 안정적인 공기업이라는 점도 좋았습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매년 30% 고졸사무직 선발

    한국전기안전공사는 2012년에 고졸 사원 채용 할당제를 시작했다. 매년 신입사원 중 30%를 고졸 사무직으로 선발한다. 2014년 당시 6명을 뽑는 고졸 사무직 자리에 365명이 몰렸다. 서류전형→인적성검사→논술→면접으로 입사자를 선발했다.

    -공채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공채 공지가 뜬 날부터 3주 동안 하루 10시간 필기시험에 집중했습니다. 논술 대비를 위해 한국전기안전공사 관련 기사 3년 치를 스크랩했습니다. 사장님이 언제 바뀐지도 외울 정도였죠. 회사 관련 이슈를 놓고 제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논술을 썼습니다. 한번 글을 쓸 때 A4용지 가득 차게 손으로 적었습니다.”

    면접에서는 대전충남지역본부에 직접 찾아가 본부장을 만났던 일을 언급했다. "너무 입사하고 싶어서 무턱대고 찾아가 회사에 대해 여쭤봤습니다. 이런 사람이 제가 처음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면접관들은 홍씨의 '적극적인 태도'를 높이 샀다.

    '스카우트'에 출연한 이야기도 했다. "결선에선 떨어졌지만, 다시 도전할 만큼 이 회사에 애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씨의 말에 면접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말하는 것보다 목소리를 두 배 정도는 크게 대답해 "자신감 있다"라는 평을 들었다.

    고등학생 때 받은 각종 상장, '청소년운영위원회' 활동으로 여성가족부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홍서진 제공

    ◇봉사활동 경력, 업무에 큰 도움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대전충남지역본부 고객지원부 경영관리 팀에서 일합니다. 인사・노무・회계・교육 4가지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고객 접수, 전기 안전 기획, 안전 점검 등을 합니다. 회계 부문에 대해 전문 지식이 부족한 것 같아 퇴근 후에 1~2시간씩 따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본인만의 강점이 있습니까

    "어르신들과 소통하는 일에 자신 있습니다. 전기 안전과 관련해 어르신들께 말씀드려야 할 일이 많습니다. 직접 집에 찾아가 전기를 사용할 때 불편한 점, 개선 후 만족도 등을 여쭤본 적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경로당 봉사활동을 하며 할아버지・할머니들과 가깝게 지냈다고 했다. "어르신들 발 마사지도 해드리고 어깨도 주물러 드리러 자주 찾아뵀습니다."  

    -회사생활에 어려운 일이 있습니까?

    "친구처럼 지낼만한 또래 여자 직원이 적어서 힘들기도 했습니다."

    대전충남지역본부 70여명 직원 중 여성은 3명. 직원 평균 연령은 40~50대다. "'다나까'로 말을 끝내는 화법이 익숙지 않아서 애먹었습니다. 그래도 막내니까 스스로 분위기를 밝게 만들자고 다짐하면서 먼저 인사드리고 웃으면서 다가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각오가 있다면요

    "가능한 한 빨리 제가 맡은 업무를 숙지하고 싶습니다. 혼자서도 두세 사람 몫을 거뜬히 해낸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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