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백화점 그만두고 중소기업 '알짜 기업 고르는 방법 TOP 3'

  • 글 jobsN 감혜림

    입력 : 2017.01.20 09:14

    노력한만큼 성과 얻고 싶은 마음 커
    육아휴직하면서 가족 소중함 느껴
    알짜 중소기업 많지만 품들여 찾아봐야

    2013년 여름. 세종대 경영학과 졸업을 앞둔 이강일(30)씨는 40군데 넘는 회사에 지원서를 냈다. 직무는 영업관리. 국내 3대 백화점 중 한 곳에 채용전제형 인턴으로 입사했다. 2개월 후 최종 합격했다.

    남성패션을 담당하면서, 경기도 판교에 생긴 새 매장 오픈 프로젝트도 참여했다. 처음 입사했을 땐 하늘을 날아갈 것처럼 기뻤다. 하지만 3년 일하고 이직을 결심했다. 결혼 2년째, 아이는 돌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생각한 조건은 딱 세 가지였다. 의미 없는 야근을 안하는 회사, 나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 능력만큼 벌 수 있는 회사.

    2016년 9월 방향제품 생산·유통 회사 '헬스투데이'에 들어갔다. 매출 110억, 직원 70명인 작은 회사였다. 처음엔 의외의 선택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차이점, 알짜 중소기업 찾는 법을 소개한다.

    국내 3대 백화점에 근무하다가 방향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이강일씨.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직장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바꿨다고 한다. /본인제공

    ◇ 같은 직무 다른 기업 규모 '대기업 vs. 중소기업'

    ① 연봉+성과보상+복리후생

    A 백화점
    "아무래도 대기업이 연봉이 세죠. 대졸 초봉이 4000만원대였습니다. 백화점 중에서는 최고 대우였습니다. 복리후생도 좋았습니다. 여직원은 물론이고 남자 직원에게도 출산휴가가 의무적으로 나왔습니다. 자녀 학자금도 다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성과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안됐습니다. 부서나 팀별로 성과를 공유하다보니 개인에게 돌아오는 몫은 적었습니다. 임금 상승률(연평균 3%)도 높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백화점 업계 자체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웠습니다. 일을 해도 보람이 없었달까요?"

    헬스투데이
    "연봉은 백화점에 비하면 많이 낮춰왔습니다. 입사한 지 갓 6개월이 넘어가는데 올해 좋은 실적을 내면 백화점 때보다 조금 더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규모가 작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는 게 느껴질 정도예요. 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라 개인별 연봉 차이가 큽니다.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성장한다'라는 느낌이 좋더군요. 다행히 복리후생도 좋습니다. 체력단련비, 사내어린이집, 콘도 등을 지원합니다. 직원복지가 잘 돼 있는 중소기업도 있지만, 대기업에 비해 편차가 큰 게 사실입니다."

    ② 하루 일과
    이강일씨는 백화점에서부터 영업관리 직무를 맡았다. 백화점에 입점한 회사와 직원을 관리한다. 새 거래처를 뚫는 영업이나 상품기획(MD) 직무와는 다르다. 이직한 회사에서는 주로 영업과 MD 분야 일을 한다.

    A 백화점
    "공식 출퇴근 시간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였습니다. 출근해서 아침 조회를 하고, 매장 상태를 둘러봅니다. 백화점이 10시 30분에 문을 열기 때문에 그 전에 싹 준비를 해놔야 합니다. 업무 특성상 정해진 점심이나 휴식 시간은 없습니다. 알아서 눈치껏 먹어야 했습니다. 오후에는 주로 협력업체를 만나고 판매 직원 면접을 보곤 했습니다. 백화점 1개층에서만 업체 100여곳, 300여명이 근무하기 때문에 업무강도는 센 편이었습니다. 주말 근무도 흔합니다. 일단 백화점 문을 여니까요. 시장조사를 위해 다른 매장도 둘러봐야 해 주말에도 거의 못 쉬는 날이 많았습니다." 

    헬스투데이
    "오전 8시30분에 출근하는 건 똑같습니다. 현재 업무는 상품개발과 영업을 같이 합니다. 하루 계획을 짜고, 아침 조회를 합니다. 경영과 생산직군이 함께 일하다보니 아침 조회가 중요합니다. 거래처에 전화해서 상품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새로운 거래처도 찾습니다. 점심시간과 오후 6~7시 퇴근은 보장됩니다. 대신 기업 규모가 작아 다양한 업무를 같이 합니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직하면서 세운 기준 중 하나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는 회사'였다. 좋은 아빠이자 웃는 아빠가 되는 것이 이강일씨의 목표다. /본인 제공

    ③ 회사 내 자기계발
     
    A 백화점
    "대기업은 한 개인이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시스템으로 돌아가니까요. 크게 실수할 일이 없어 좋은 점도 있습니다. '영업관리'는 지원업무라 매출 증대 같은 실제 성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미 입점한 브랜드를 관리하는 일이 가장 우선이었습니다. 운 좋게 판교 매장 오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일이라 목표가 뚜렷했습니다. 그때 일하는 맛을 알았습니다. 뭐든지 해볼 수 있고, 한 만큼 성과가 난다는 게 재밌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조직이 아닌 개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제것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헬스투데이
    "처음엔 업무 범위를 어떻게 정하나 고민했습니다. 처음에 다른 직원들을 도우면서 회사 전반을 파악했습니다. 제게 주어진 업무 외에도 '내가 할 수 있겠다' 싶은 일들이 눈에 띄였습니다. 주저 없이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잘된 것도 있고, 생각만큼 안된 것도 있죠. 주체적으로 해봤다는 성취감이 컸습니다.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작은 조직이라 대표님과 거리가 가까운 편입니다. 대표는 직원과는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비전을 어떻게 만들고 운영하는지 직접 보고 겪을 수 있습니다."  

    ④ 가정생활

    A 백화점
    "목표가 있습니다. '좋은 아빠보다 웃는 아빠가 되고 싶다.' 예를 들어 열심히 돈벌고 뒷바라지하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 생활이 힘들면 웃는 아빠가 되긴 힘들어요. 자기 삶에 만족을 해야 웃음이 나오잖아요. 백화점 다닐 때는 웃는 남편, 웃는 아빠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근무시간이 길고 휴무가 불규칙한 게 이유였습니다. 결혼 초 아내가 임신했을 때도 제대로 못 챙겨줬어요. 퇴근이 늦고 진이 빠지니까. 저녁도 밖에서 먹고 들어올 때가 많았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이니까 좋은 아빠는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과연 오래갈 수 있을까 고민이 됐습니다."

    헬스투데이
    "가족들은 조금 걱정하셨어요. '남들이 알아주는 좋은 회사, 안정적인 직장을 왜 팽개치고 나오냐.' 막상 다녀보니 만족도가 높습니다. 일단 퇴근이 규칙적입니다. 저녁은 거의 집에 와서 먹습니다. 나머지 시간에는 아기 목욕도 시켜주고 아내와 대화도 늘었습니다. 지금 회사에서도 야근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일 욕심이 다르고, 수당을 더 받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대신 그 결정을 개인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편이라 좋습니다."

    새로 옮긴 방향업체 '헬스투데이' 직원들과 함께 워크샵 하는 모습 /본인 제공

    ◇ 알짜 중소기업 찾는 비결

    대학을 갓 졸업하고 지원한 회사는 대부분 대기업이었다. 가장 큰 기준은 높은 연봉과 안정적 복리후생. "백화점 입사준비는 치열하고 무식했습니다." 전국 백화점을 모두 돌았다. 부산, 울산, 대구 등 13곳을 3박 4일간 탐방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면접을 할 때도 도움이 됐다

    이직할 때는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다. 기업 규모는 상관없었다. 직무는 백화점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영업관리와 MD로 정했다. 회사는 제조유통업으로 알아봤다. 제조와 유통을 함께하면 부가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짜배기 회사를 찾는 비법을 소개한다

    ① 취업포털·기업정보 사이트를 최대한 이용하라
    "대기업은 각 회사 자체 채용 사이트가 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대기업 채용 일정은 쉽게 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홍보가 안돼 있는 경우가 많다. 구직난이기도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린다.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는 게 더 쉽다. 일단 어떤 기업이 있는지부터 찾는 게 좋다.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선정한 강소기업 리스트도 참고하라. 직원이나 실제 지원자가 올리는 기업정보 사이트를 확인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②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라
    "현재 기업규모보다 성장가능성을 높이 봐야 한다. 일단 주변 사람들을 잘 관찰하는 게 좋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방향제품인 디퓨저를 주로 다룬다. 백화점에 다니다보니 트렌드에 익숙하기도 했지만, 아내가 디퓨저를 좋아했다.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판매 상위권 상품이나 카테고리를 보다보면 유망 상품이 보인다. 기사를 꼼꼼하게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김영란법 이후에 3만~5만원대 선물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쿡방에 이어 집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보도도 종종 나왔다. 선택할 때 다양한 참고자료가 됐다."

    ③ 대표에게 적극 물어봐라
    "중소기업의 장점은 대표와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만 찾아보면 이메일을 금방 찾을 수 있다. 기업이나 업계에 대해 물어보기 쉽다. 답이 올 확률도 높다. 수시채용도 많다. 당장 채용 공고가 안나더라도 일하고 싶다고 말해보라. 지금 채용이 어려워도 다음에 기회를 달라고 말해도 괜찮다. 면접을 보면서 지원자인 내가 도리어 물어봤다. 면접관들이 귀찮아할 정도로 질문했다. '회사는 왜 만드셨냐' '회사 분위기는 어떠냐' '목표는 무엇이냐'…. 생각보다 열려있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단 주저말고 연락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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