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인테리어·택시 늘고 수퍼·치킨집 줄어

학력 변화도 두드러진다. 자영업자 가운데 중졸 이하 학력 비중이 2007년 33.6%에서 작년 24.6%로 줄어든 반면, 대졸 비중이 24.7%에서 33.6%로 올라갔다. 그 사이 학력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간 것 외에, 희망퇴직 후 창업에 뛰어든 대졸 직장인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한 국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졸자가 갈 만한 직장이 줄고 있다"며 "원하는 직장에 못 가느니 창업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했다.

◇치킨집은 늘지 않고 있다

치킨집 같은 음식점이 계속 느는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업종별 변화를 보면 2007년부터 2015년 사이 농림어업과 제조업, 서비스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관련 자영업자가 감소했다. 직접 지은 농산물이나 집에서 만든 물건을 파는 사람, 동네 수퍼 또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줄어든 것이다. 모두 대형마트 같은 대기업 공세에 시달리는 업종이란 공통점이 있다. 음식숙박업 운영자는 8년 사이 63만4000명에서 58만4000명으로 줄었다.

반면 건설, 운수, 통신, 금융업은 자영업자 수가 증가했다. 인테리어, 개인택시, 휴대폰 가게 등이 여기 포함된다. 업종별 자영업자 수 변화는 해당 업종의 경기를 반영한다.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분야는 아무래도 생존이 힘들고, 늘어나는 분야는 그나마 벌이가 괜찮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강병오 에프씨창업코리아 대표는 "종사자가 줄어드는 업종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란 의미를 담고 있어 조정이 끝난 후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반대로 종사자가 늘어나는 분야는 앞으로 경쟁이 격화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서 업종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줄고 제주 늘고

지역별 온도차도 있다. 서울 자영업자는 2007년 110만2000명에서 작년 94만2000명으로 감소했다. 서울 자영업자 100만 시대가 깨진 건 2011년(99만7000명)으로, 그 후에도 계속 줄고 있다. 서울 외에 부산(2007년 37만3000명→2015년 32만3000명), 대구(31만명→28만1000명)등 다른 대도시들도 큰 감소세를 보였다. 또 강원, 충남·북, 전남·북, 경남·북 등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광주(14만3000명→16만3000명), 제주(8만9000명→9만9000명)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역별 격차는 지역 경제와 인구 이동에 원인이 있다. 서울의 높은 집값과 전셋값은 주변부로 사람을 밀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기준 8만7831명이 서울에서 순유출됐다. 서울을 빠져나간 사람이 들어온 사람보다 8만7831명 많았다는 뜻이다. 그 결과 서울 인구는 올해 1000만명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이 영향으로 자영업자 수가 줄고 있다.

반면 제주는 인구가 늘고 있다. 2014년 기준 1만1112명이 순유입, 경기·세종에 이어 유입 규모가 전국에서 셋째로 컸다. 여기에 관광객 증가 등 새로운 수요가 계속 창출되면서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광주는 인근 나주 같은 지방혁신도시 이전 영향으로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 인구 추세를 예상해 점포를 내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