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고용 절벽'… 공무원 3만명 앞당겨 뽑는다
충청지역 대형 식당인 K갈비는 작년 여름만 해도 직원이 33명이었다. 하지만 불경기로 매출이 급감하자 인력을 줄이는 바람에 지금은 22명만 일하고 있다. 연말에 손님이 몰렸을 때도 일용직 아주머니를…
[조선·해운업 등 잇단 감원 예고… 2년 연속 실업자 100만 넘을 듯]
- 올해 고용 시장 더 암울
장기 백수 13%… 14년 만에 최고… 올해 실업률 3.9%로 더 나빠질듯
- 정부 "모든 부처가 일자리 주무부처"
全부처에 일자리 책임관 지정키로… 일자리 예산 5조, 1분기 조기 투입
충청지역 대형 식당인 K갈비는 작년 여름만 해도 직원이 33명이었다. 하지만 불경기로 매출이 급감하자 인력을 줄이는 바람에 지금은 22명만 일하고 있다. 연말에 손님이 몰렸을 때도 일용직 아주머니를 불러 급한 불을 껐을 뿐 직원을 늘리는 것은 엄두를 못 낸다. K갈비 대표는 "(우리 식당에) 일자리 있냐고 묻는 전화가 2~3일에 한 통 오다가 요즘은 매일 6~7통씩 온다"며 "식당에서 일하다가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많다는 뜻이라 전화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산업계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본격적인 '고용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실업자 100만명·청년 실업률 10%' 상황에 빠진 데 이어, 올해는 조선·해운·석유화학 업종에서 실업자가 추가로 쏟아져 나올 예정이라 고용 시장이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2년 연속 실업자 100만명 예고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실업자는 101만명에 달했다. 실업자 통계를 정부가 집계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54년 동안 '실업자 100만명'이 현실화된 시기는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149만명), 1999년(137만명)과 작년까지 세 번이 전부다. 전문가들은 올해 고용 사정이 더 나빠져 '2년 연속 실업자 100만명'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산업계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본격적인 '고용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실업자 100만명·청년 실업률 10%' 상황에 빠진 데 이어, 올해는 조선·해운·석유화학 업종에서 실업자가 추가로 쏟아져 나올 예정이라 고용 시장이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2년 연속 실업자 100만명 예고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실업자는 101만명에 달했다. 실업자 통계를 정부가 집계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54년 동안 '실업자 100만명'이 현실화된 시기는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149만명), 1999년(137만명)과 작년까지 세 번이 전부다. 전문가들은 올해 고용 사정이 더 나빠져 '2년 연속 실업자 100만명'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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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일자리 창출의 일등 공신이었던 제조업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어 고용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조업 종사자는 꾸준히 늘어 2015년 448만6000명에 달했지만, 작년에는 5000명 감소해 448만1000명이 됐다. 제조업 종사자가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에 협력업체를 포함해 1만2000명을 내보낸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2000명을 추가로 줄일 예정이다. 작년 1500명을 감원한 삼성중공업은 내년까지 5000명을 추가로 내보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스스로도 올해 나라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이 작년 29만명보다 적은 26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2014년 취업자 증가 폭이 53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고용 여력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는 뜻이다. 실업률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작년에 실업률은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3.7%였고, 청년(15~29세) 실업률은 9.8%로 사상 최고치였다. 하지만 구직 활동을 포기한 사람은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체감 실업률'을 구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22%까지 올라간다.
게다가 경기 회복이 더뎌 장기간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작년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13만3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13.1%였는데, 이 비율은 2002년(13.8%)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다.
재취업에 애로를 겪은 사람들이 빚을 내서 자영업에 뛰어드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고용원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가 2015년 12만명 줄었다가 작년에는 2만7000명 늘어났다.
◇정부, 일자리 늘리기 총력전
18일 새해 들어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모든 부처가 일자리 주무부처라는 각오를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전 부처에 국장급 간부 한 명을 일자리책임관으로 지정해 고용 확대 사업을 맡기기로 했다.
특히 상반기에 화력을 집중해 일자리가 급감하지 않도록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일자리 예산 17조736억원 중 1분기에 33.5%를, 상반기까지 62.7%를 쏟아붓기로 했다. 주로 하반기에 실시하던 공공부문 채용을 앞당겨 상반기에만 연간 계획의 절반인 3만명을 뽑기로 했다. 상반기에 공무원은 1만9000명(연간 계획의 46%)을, 공기업은 1만1000명(연간 계획의 56%)을 뽑는다. 정부 일자리 사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반기에 일자리 포털사이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매달 '창업 활성화 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다. 기업들의 채용 확대만으로 구직난을 해결할 수 없는 데다, 4차 산업혁명 흐름을 좇아 일자리를 만들려면 창업 촉진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역대 최대인 3조5000억원 규모의 벤처 펀드를 조성한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공공부문 채용을 늘리는 등 단기 처방으로 고용난을 해결하려 들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가 새로운 성장 분야를 개척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스스로도 올해 나라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이 작년 29만명보다 적은 26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2014년 취업자 증가 폭이 53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고용 여력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는 뜻이다. 실업률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작년에 실업률은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3.7%였고, 청년(15~29세) 실업률은 9.8%로 사상 최고치였다. 하지만 구직 활동을 포기한 사람은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체감 실업률'을 구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22%까지 올라간다.
게다가 경기 회복이 더뎌 장기간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작년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13만3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13.1%였는데, 이 비율은 2002년(13.8%)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다.
재취업에 애로를 겪은 사람들이 빚을 내서 자영업에 뛰어드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고용원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가 2015년 12만명 줄었다가 작년에는 2만7000명 늘어났다.
◇정부, 일자리 늘리기 총력전
18일 새해 들어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모든 부처가 일자리 주무부처라는 각오를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전 부처에 국장급 간부 한 명을 일자리책임관으로 지정해 고용 확대 사업을 맡기기로 했다.
특히 상반기에 화력을 집중해 일자리가 급감하지 않도록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일자리 예산 17조736억원 중 1분기에 33.5%를, 상반기까지 62.7%를 쏟아붓기로 했다. 주로 하반기에 실시하던 공공부문 채용을 앞당겨 상반기에만 연간 계획의 절반인 3만명을 뽑기로 했다. 상반기에 공무원은 1만9000명(연간 계획의 46%)을, 공기업은 1만1000명(연간 계획의 56%)을 뽑는다. 정부 일자리 사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반기에 일자리 포털사이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매달 '창업 활성화 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다. 기업들의 채용 확대만으로 구직난을 해결할 수 없는 데다, 4차 산업혁명 흐름을 좇아 일자리를 만들려면 창업 촉진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역대 최대인 3조5000억원 규모의 벤처 펀드를 조성한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공공부문 채용을 늘리는 등 단기 처방으로 고용난을 해결하려 들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가 새로운 성장 분야를 개척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