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획 보고 망치로 맞은듯 충격… 아이디어 얻어"

"이번 대학 창업 지원 대책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조선일보와 서울대 공대가 공동으로 기획한 'Made in Korea 신화가 저문다' 시리즈가 계기가 됐습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의 산업계와 학계에 뒤통수를 망치로 때리는 것 같은 충격을 줬습니다. 지금 당장 변하지 않으면 한국 산업의 위기를 막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박희재 산업통상자원부 R&D 전략기획단장)

8일 대학 기술 창업 활성화를 위한 'U-테크(Tech) 밸리' 프로그램 협약식에 참석한 국내 5개 대학 총장과 기술보증기금(기보) 관계자들은 조선일보의 기획 시리즈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이 한국 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 창업을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생태계를 만들지 않으면 한국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단장은 "중국·미국은 창업 열풍이 거세게 불고 급속도로 앞서가지만 한국 제조업은 이미 한계에 달한 상황"이라며 "한국에서 기보와 대학이 함께 나서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대책을 마련한 것은 창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기보 김한철 이사장도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 모델에 매몰돼 있는 한국 산업계의 문제를 지적한 조선일보의 보도 이후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문제점을 분석했다"며 "서울·포항·대전을 오가며 대학교수와 창업가들을 만나고 애로사항을 들어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신용불량자가 될 우려 없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R&D(연구·개발)부터 사업 성공까지 전(全) 과정에 걸쳐 지원해 성공적인 기업을 키워내는 것이 기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대학 총장들은 학내 기술 창업을 키우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성낙인 총장은 "학생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기술과 기업을 키워낼 수 있도록 학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성모 총장은 "예전에는 창업하면 삼대(代)가 망한다고 부모님까지 나서서 말렸지만, 앞으로는 창업에 긍정적인 학생·교수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텍 김도연 총장은 "첫 창업의 성공 확률은 5%도 안 되지만, 세 번째 창업까지 가면 성공률이 25%까지 올라간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이런 도전 정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하는데, 이번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