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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준비 3년, 창업실패 4년..마지막 창업서 매출 100억 낸 30살 청년의 인생역전기

  • 글 jobsN 이신영

    입력 : 2016.11.10 09:19


    '벤디스'의 조정호 대표
    사시 실패, 창업 3번 실패 끝에 대박으로
    "고시생으로 살다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 할 게 많았다"

    사법시험을 3년 준비한 청년은 1차 시험을 2번 떨어지고 포기했다. 아무 준비 없이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3번 실패했다. 기초부터 사업계획을 다시 짰다. 2014년 4번째 창업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모바일 식권’. 사업 시작 2년 만인 2015년 매출 100억원을 올렸고,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네이버'와 '우아한 형제들'이 35억원을 투자했다. 벤디스의 조정호(30) 대표 이야기다. 

    벤디스의 모바일 식권 '식권대장'은 기업용 모바일 식권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다. 회사가 앱에 포인트를 충전해 주면, 직원들은 인근 식당, 맛집, 카페를 골라 사용할 수 있다. 직원은 다양한 식당을 이용할 수 있고, 기업은 제휴 식당들의 할인 혜택을 통해 식대 비용을 평균 12% 줄였다.

    한국타이어·한솔·SK플래닛 등 84개 기업 직원이 매달 15만건의 결제를 하고 있다. 서울 역삼동 벤디스 사옥을 찾아 창업기를 들었다. 

    벤디스의 조정호 대표/잡아라잡


    ◇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갈 상황만 2번, 7년의 실패

    조 대표는 모바일 식권으로 성공하기까지 7년의 실패를 경험했다. 취업준비를 다시 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만 2번 맞았다. 

    부산에서 태어나 경찰로 일하는(현재 정년퇴직) 아버지 권유로 한국외대 법대에 진학했다. 서울 신림동에서 3년간 사시를 준비했지만 1차 통과도 못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회의가 들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의미 없는 존재가 돼 간다는 절망감도요. 사실 공부 자체에서 의미를 찾지 못했어요.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하는데 이미 나온 판례만 외우고 있다니요. 영원히 세상에 기여하지 못할 것 같다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2011년 우연히 뉴스를 봤다. "경기도 광역버스에 승객이 미어터지는데도 증설이 어렵다는 뉴스였어요. 전세버스를 빌려 직장인 출퇴근 시켜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길로 헌책방에 가 수험서적을 모두 팔아버렸다. 아버지는 “무슨 객기로 창업하느냐”며 화를 냈다. 부모 우려가 맞았다. '사설 버스'는 운수사업법상 허가가 필요한데, 자본금 기준 등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했다.

    다시 공부할 엄두는 못냈다. 계속 도전하기로 했다. 어머니가 “그래도 밥은 먹고 살아야 한다”며 월 3~40만원씩 보냈다. 그 돈으로 신설동에서 가장 월세가 싼 5평짜리 원룸을 구했다. 노무사로 일하는 학교 선배를 설득해 창업 멤버로 불렀다. “학교에 다닐 때 든 생각이 두 번째 아이템이었죠. 지역 로컬 식당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였어요.”

    -잘 되던가요.
    “사업계획서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제출해 운 좋게 5000만원을 빌렸어요. 사장님들을 찾아갔죠. ‘손님이 쌓은 포인트로 다른 가게에 가고, 다른 가게 손님이 이 가게도 오게 하겠다’고요. 그런데 6개월을 설득해도 안 되더라고요. ‘하루하루 매출이 중요한데, 다른 가게에서 쌓은 포인트를 내가 음식으로 돌려주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냐’고 하더군요.”

    -어떻게 했나요.
    “결국 접고 ‘브로컬리마켓’이란 로컬 모바일 상품권을 내놨어요. 지금의 ‘기프티콘’같은 개념이죠. 식당이 싸게 모바일 상품권을 내놓으면, 소비자가 그걸 사서 음식을 사먹는 식이죠. 식당은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150개 식당, 카페와 제휴를 맺었는데 이번엔 제가 문제였어요. 통장에 500만원만 남아있는 겁니다. 손님 대상 마케팅할 비용이 없는 거죠."

    식권대장 서비스 모습/벤디스 홈페이지 캡처


    사업을 포기하고 취업 준비를 고민했다. 한 상장업체 사장이 나타났다. 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1억원을 투자할 테니, 사내 벤처 형태로 들어오라”고 권했다.

    -기사회생 한건가요.
    “아뇨. 결국 잘 안됐어요.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 사업이 복잡하더라고요. 이용자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건 물론, 제휴처와 수익 배분 시스템 만드는 게 어렵더라고요. 결국 투자받은 1억원을 다 소진하고 접었어요.”

    ◇ 제주도 올라오는 길 받은 기적의 전화

    우연히 한 식당에서 이상한 장부를 봤다. “직장인들이 밥 먹고 장부에 이름 적고 가는 거에요. 사장님께 '나중에 돈 못받으면 어떡하냐'고 물었더니 '불안하지만 할 수 있느냐'고 하더군요. 한번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기업과 직원들의 불만도 컸다.

    -직원들은 어떤 불편이 있나요.
    “직원들은 김치찌개와 생선구이 뿐 아니라, 카페도 가고 싶고, 브런치도 먹고 싶습니다. 그런데 인근 식당 몇 곳을 골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회사가 대부분이에요. 특히 중소기업 직원들은 회사 비용으로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를 이용하기 어려워요. 언제 사라질지 몰라 불안해, 작은 회사와 거래하지 않기 때문이죠.”

    -기업들은 어떤 고충이 있나요.
    “한 달에 한 번 정도 총무팀이 인근 식당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후불 정산하죠. 귀찮고 불편합니다."

    벤디스 직원들 모습/잡아라잡


    마지막 도전이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곧 식권대장을 출시했다.

    -어떤 개념인가요.
    “저희와 제휴한 식당에서 포인트를 쓰는 방식입니다. 프랜차이즈는 물론 다양한 맛집이 들어와 있죠. 고객 기업이 직원 명의 앱에 포인트를 넣어주면, 직원들이 제휴 식당에서 그걸 씁니다. 이후 기업별로 직원 사용액을 정산해 기업에 전달하면, 정해진 날짜에 저희에게 돈을 쏩니다. 거기서 3% 수수료를 떼고 식당에 지급합니다. 식당 주인들이 제때 돈을 받을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아요.”

    -잘 되던가요.
    "아뇨. 생소하다며 외면했어요. 운좋게 이런 저런 언론 매체에 기사가 짤막하게 나면서 문의가 오기는 했는데요. 자금 문제로 마케팅 하기 어려웠어요."

    '이번에도 안 되는 건가.' 남은 돈 탈탈 털어, 직원 3명과 제주도 고별여행을 갔다. “술 마시면서 팀원과 펑펑 울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길에 기적 같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벤처투자사 본엔젤스였다. 7억원을 투자할 테니 사업을 계속해보라는 것이었다.

    -기적이네요.
    "본엔젤스 대표님을 우연히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인연이 살렸습니다."

    본엔젤스 투자로 영업에 힘이 붙었다. 100개 업체 확보를 바라보고 있다. 회사 직원이 26명으로 늘었다. 일손이 모자라 계속 뽑고 있다.

    ◇ 4년간 빅맥 세트가 최고 사치

    -창업의 가장 큰 고통이 무엇이었습니까.
    ”지난 4년간 최고 사치가 맥도날드 빅맥 세트였습니다. 라면이 주식이었죠. 사실 못먹는 건 괜찮아요. 투자 못 받고, 서비스 반응 없고, 영업 안되는 것도 참을만 해요. 하지만 '힘들다. 더 못하겠다'며 동료가 떠날 때마다 못참겠더라고요. 나 혼자 10% 할 수 있는 일을 좋은 사람 만나면 100%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중요한 사람이 떠날 때마다 힘들었습니다."
     
    -이제 부모님이 좋아하시겠어요.
    “네. 다행히요. 그런데 이미 응원군 역할을 자처해 주셨어요. 창업 1년차 때 라디오 출연이 계기였습니다. 밤 11시 생방송이었는데, 인터뷰 후 진행자가 청취자들의 문자 메시지를 읽어줬어요. 그중 아버지 메시지가 있었어요. ‘네가 이렇게 고생하는 줄 몰랐다. 이제 알게 됐어. 아들, 힘내라.’ 그때부터 죽 믿어 주고 계십니다.”

    -요즘 청년들은 대기업, 공무원만 바라 봅니다.
    "‘사(士)’자 직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본인 의지보다, 주변 시선과 집안 분위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용기를 내면 좋겠어요. 제 실력만으로 여기까지 온 게 아닙니다. 위기 때마다 귀인들이 나타나 주셨어요. 세상에 나오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아요. 돌이켜보면 25살, 고시 떨어진 게 뭐가 대수라고 어머니 앞에서 펑펑 울었던 것이 쑥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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