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업 당락 좌우하는 AI 인사부장의 질문 "샤워는 얼마나 자주 합니까" "인스턴트 음식 몇번 먹나요"

'외출 전 준비 시간은 보통 얼마 정도 걸리나' '가족과 여행하는 횟수는' '인스턴트 음식은 1주일에 몇 번이나 먹나'…. 지난달 한국투자증권(한투) 신입 사원 채용에 지원한 사람들은 이런 엉뚱한 질문…

    입력 : 2016.10.15 03:07

    [오늘의 세상]

    신입 사원도 빅데이터로 뽑는다

    - 좋은 인재 넘어 '최적의 인재'
    한투, 성과 높은 사원특징 분석… 의외의 질문 던지며 이상형 찾아
    - 美·유럽 'AI 면접' 빠르게 확산
    도이체방크, AI 질문 풀게하고 우수 직원과 비교, 채용때 반영

    '우수 신입 사원' 뽑기 위한 질문 예시
    '외출 전 준비 시간은 보통 얼마 정도 걸리나' '가족과 여행하는 횟수는' '인스턴트 음식은 1주일에 몇 번이나 먹나'….

    지난달 한국투자증권(한투) 신입 사원 채용에 지원한 사람들은 이런 엉뚱한 질문 120가지에 답해야 했다. 한투가 이런 질문을 던진 이유는 뭘까.

    입사 후 좋은 성과를 거둘 지원자를 일종의 프로파일링(profiling·이미 알려진 특성을 분석해 특정 행동에 적합한 사람을 골라내는 일)을 통해 찾아내려는 의도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서 좋은 인사 고과를 받은 직원의 특징을 빅데이터 분석과 설문으로 알아냈고 이 인물상에 맞는 신입 사원을 뽑기 위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좋은 사원을 넘어 최적 사원을 뽑으려는 이런 시도엔 빅데이터 분석, 나아가 인공지능(AI)이 활용된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AI가 신입 사원 채용 및 직원의 부서 배치에 활용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AI 인사부장' 서비스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투의 '프로파일링 채용'은 이렇게 진행된다. 우선 회사에 다니는 직원 중에 일 잘하는 직원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모은다. 출신 학교, 학창 시절 성적은 물론 키와 몸무게, 가족 관계, 생활 습관 등도 들어간다. 이 자료를 토대로 이상적 직원상, 즉 입사하면 일을 잘할 가능성이 큰 인물상을 컴퓨터가 뽑아낸다.

    한투가 만든 '우수 사원 프로파일'에 적합한 항목이 많은 지원자는 면접 때 가산점을 받는다.

    한투 관계자는 "모든 프로필을 다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대표적 시행착오는 '여러 형제 중 가운데' 같은 특성이었다. 예컨대 3형제 중 둘째는 위아래를 두루 사귈 줄 알아 비교적 무난한 성격이라는 평가가 많은데, 요즘 젊은이 중에 형제가 둘 이상인 사람이 극히 드물어 평가 기준으론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한투 관계자는 "프로파일링을 통해 채용한 직원들의 성과를 다시 분석하면 좀 더 정교한 기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런 AI 채용이 빠르게 번지는 중이다. 도이체방크는 입사 지원자가 약 20분 정도 걸리는 문제를 풀게 하고 이를 기존 우수 직원 특성과 비교해 채용 때 반영한다.

    한국에서도 조만간 기업과 입사 지원자의 프로필을 AI로 분석해 최적 조합을 찾아내 주는 서비스가 선보일 예정이다.

    벤처 회사인 '탤런트 X'가 11월에 내놓을 AI 채용 프로그램은 지원자가 온라인으로 13가지 카테고리에 답을 입력하면 그와 비슷한 사람들이 성공한 직업군과 그런 회사 중에 현재 채용을 진행하는 회사 명단을 보여준다.

    역으로 회사가 원하는 인재의 프로필을 제시하면 AI가 취업 준비생 중에서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아 기업에 제안해주기도 한다.

    LG경제연구원 황인경 연구원은 "구글이 최근 '사람과 관련한 모든 의사 결정은 자료와 분석에 기반해 이뤄진다'고 선언할 정도로 해외에선 AI의 인사 분야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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