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은 역활 잘 해내겠습니다'?

"몇 일이 걸리더라도 제가 맡은 역활을 책임지고 해내겠습니다."

대기업 입사 지원을 앞둔 20대 후반 박모씨는 자기소개서를 쓰다가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박씨는 친구에게 자기소개서를 보여줬다. 친구는 '몇 일' '역활'이라는 단어의 맞춤법이 틀리다는 점을 지적해 주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취업 준비생들은 남들과 다른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담기 위해 노력 하지만, 정작 인사담당자들은 '숨어 있는 1인치'에 유의하라고 조언한다. 바로 '맞춤법'이다.

최근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기업 인사담당자 2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사담당자들이 기피하는 자기소개서 유형에 '베낀 듯한 내용', '무엇을 말하는지 파악이 안 되는 내용' 등에 이어 3위로 '오탈자가 많은 자기소개서'(34.9%)가 꼽혔다. 또 인사담당자의 43.3%는 '지원자의 서류전형 평가 결과가 합격 수준으로 높아 보여도 한글 맞춤법 등 국어 실력이 부족해 보이면 탈락시킨다'고 답했다. 인사담당자의 92.0%는 '자기소개서에 한글 맞춤법이 잘못된 것을 본 적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자주 틀리는 맞춤법은 무엇일까. 취업 준비생들은 오탈자(51.6%)와 띄어쓰기(48.4%)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주 틀리는 오탈자는 '돼/되'(34.2%)가 제일 많았고 '로서/로써'(24.7%), '몇 일/며칠'(21.0%), '역할/역활'(20.1%) 등이 뒤를 이었다.

인사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취업 준비생들도 대부분 독특한 경험들을 적어 내기 때문에 '맞춤법' 등 가장 기본부터 착실히 다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 금융지주 인사담당 임원은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맞춤법을 잘 맞춰 내기만 해도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