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젊고 역동적… 야근 잦고 연봉은 적은 편

이새암씨는 "누구라도 되는 일이 아니라 '바로 나'야만 하는 일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대학을 나온 '입사 3개월차'인 이씨는 최근 외국인 인턴 4명을 면접 보고 채용까지 했다. 지난해 말 입사한 임태규씨는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많아 회사를 이끌어나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회사와 함께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내 문화도 자유로운 편이다. 잡플래닛·플리토는 대표부터 말단 직원까지 직함 없이 이름에 '님'자만 붙여서 부른다. 원하면 언제든지 재택근무가 가능하고(잡플래닛), 매주 월요일은 오후 1시에 출근하고(우아한형제들), 금요일에 약속이 있으면 오후 4시에 조기 퇴근(플리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환상만 갖고 스타트업에 오면 크게 후회할 수 있다"고 했다. 스타트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인 만큼 체계적인 교육이 부족하고, 잦은 야근 등 업무 강도도 센 편이다. 연봉 역시 대·중견기업에 비하면 적은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 다니는 불효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사회의 선입견도 있다. "이번 추석에 친척들이 '너 어디 다니느냐'고 묻는데, 회사 이름을 얘기해도 잘 모르셔서 한참을 설명했어요. '저 삼성 다녀요' 했으면 바로 알아듣고 좋아하셨을 것 같은데 말이죠(웃음)."

◇스타트업 인턴 경험해 보라

스타트업의 취업 전형은 제각각이다. 대기업처럼 정기 공채는 없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 채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신입보다는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신입은 인턴십을 통해 업무 능력을 검증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스타트업은 열려 있는 문화인 만큼 정말 일하고 싶으면 '콜드 이메일(Cold Email)'을 시도해 보라"고 조언했다. 콜드 이메일은 관심 있는 기업에 '여기서 일하고 싶다'며 자신의 이력서를 불쑥 인사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보내는 것이다. 이새암씨는 "실제로 회사를 직접 찾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합격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본인의 열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면접 질문으로는 '왜 우리 회사인가' '생각하는 수익 모델이 뭔가' '여기서 배워 가고 싶은 게 뭔가'처럼 주로 회사를 깊이 이해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질문이 많다고 한다. 이력서에 쓴 내용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정말 무엇인가에 '미쳐본' 경험이 있는지, 스스로 가슴 뛰는 일에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인지 보는 경우도 있다.

스타트업 새내기들은 '남 일도 내 일처럼 할 수 있는 사람' '누군가의 지적이나 조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사람'이면 스타트업에 잘 맞을 것 같다고 했다.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는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사람은 대학 2~3학년 때 스타트업 인턴을 해보는 것이 자신의 적성, 업무 적합도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일부에선 스타트업 취업이 불안정하다고 우려하지만 이직(移職)이 자유롭기 때문에 오히려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기에 더 적합한 환경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