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채용 시즌… 금융 트렌드 정리 꼼꼼히

금융권 취업준비생들에게 'A매치 데이'로 불리는 금융공기업 채용 시즌이 개막했다. 지난 30일부터 지원서 신청을 받고 있는 한국은행(이달 8일까지)을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국책은행 등이 조만간 공고를 내고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올해는 대기업·은행권 채용 규모가 크지 않아서 금융공기업 입사 경쟁은 훨씬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주요 금융공기업 신입사원 4명에게 어떤 전략을 짜는 게 좋은지 물었다. 김형한(26·예금보험공사), 박다은(25·금융감독원), 이한빈(25·한국은행), 최준원(27·기업은행)씨가 도움을 줬다.

◇자소서는 진솔하고 일관되게

이들은 "자소설(자소서+소설)을 쓰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의 경험과 성장 배경을 꼼꼼히 파악해 진정성 있는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소서를 화려하고 돋보이게 쓰고 싶겠지만, 면접 때 이를 바탕으로 압박 질문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다"(김형한), "금감원 자소서는 항목이 20여개나 되는데, 비슷한 느낌의 질문이 많아서 일관성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박다은), "질문은 긴데, 작성 분량이 짧을 때는 질문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이한빈)"결과보다는 과정을 쓰는 것에 집중하라"(최준원) 등의 조언이 나왔다.

◇필기시험 "한은은 깊게, 금감원은 넓게"

금융공기업 필기시험은 상당 기간 준비를 하지 않으면 제대로 풀 수 없는 문제가 많다. 특히 매년 필기시험일이 같았던 한은과 금감원이 가장 까다로운 편이다. 필기시험을 통해 지원자를 1.5배수 정도로 추리는 한은의 경우, 개념을 확실하고 깊게 파고드는 게 중요하다. 이한빈씨는 "기본에 충실한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핵심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포기할 문제는 넘어가면서 시간 배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시험은 넓은 범위를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박다은씨는 "지엽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나올 때가 잦아서 기본에 충실하되 폭넓게 공부해야 한다"며 "크라우드펀딩과 같은 최신 금융 트렌드를 묻는 문제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예보에 대해서는 "생소한 유형의 문제가 나올 수 있고, 예보에 대한 기본 지식은 알고 있어야 한다", 기업은행은 "1시간 동안 논술 1개, 약술 2개 등 총 3개의 글을 써야 하는 만큼 시간 배분에 유의해야 한다"는 특징을 지적했다.

◇신문 구독, 지원회사 보도자료 중요

신입사원들은 "면접 때는 즉석에서 자소서를 써보라고 요구할 수 있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준원씨는 "합숙 면접 때는 자소서를 한 번 더 썼는데, 최종면접에서 서류전형 때 냈던 자소서와 비교하며 일관성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은도 지난해 면접에서 지원자들에게 3시간을 주고 '30년 후 모교에서 졸업생들에게 축사(祝辭)를 한다고 생각하고 글을 써보라'고 요구했다. 신입사원들은 "자소서를 쓸 때와 면접 때 모두 하나의 콘셉트를 잡고 일관성 있게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입사원들이 금융공기업 입사를 위해 공통으로 준비한 건 신문 구독과 보도자료 정리였다. 꾸준히 신문을 구독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대한 흐름을 읽고, 상식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것. 회사가 배포하는 보도자료와 보고서 등은 구체적인 업무와 지향점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박다은씨는 "보도자료 1년치를 스터디원들과 함께 정리해 읽었다"며 "보도자료를 통해 실무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었고, 집단PT면접 등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