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로 시작해 매출 10억… 창업 뛰어든 청춘
#1. 섭씨 33도 폭염에 습도마저 높았던 지난 2일 서울 한양대 창업지원센터 지하 연구실. 방학 중에 출근한 청년 창업 기업 '팜토리'의 김강산(26·한양대 기계공학부 4학년) 대표와 학생 인턴 3명이…
공무원·대기업 취업 택하기보다 '기업가 정신'으로 창업 도전
대학생 창업기업 3년새 2배 늘어
대학에선 학생 아이디어 좋으면 작업실·초기 투자금도 지원
청년 실업의 그늘이 짙게 드리웠지만 창업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취업 등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기보다 '기업가 정신'으로 도전하는 청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3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 창업 기업 수는 2012년 377개에서 2014년 637개, 2015년 800개로 지난 3년 새 2.1배 늘었다. 창업 동아리의 수도 2012년 1200여 개에서 올해 6000개 이상(추정치)으로, 동아리 가입자는 같은 기간 1만8000여 명에서 5만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중소기업청은 밝혔다. 대학생 창업이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점점 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대학생 창업이 증가하는 이유는 취업난으로 취업 상황이 과거처럼 좋지 않자 학생들이 창업으로 관심을 돌린 데다, 대학에서 창업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교육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 사업 지원을 받은 57개 일반대의 창업 강좌는 2012년 연평균 41시간에서 지난해 108시간으로 늘었고,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창업 선도대학은 2013년 18개에서 올해 34개로 증가했다.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어떤 학생이든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무실과 시드머니(초기 투자금)를 확보할 수 있도록 대학별로 '창업지원센터'를 구성한 게 원동력"이라며 "창업 관련 수업도 확대하면서 창업 도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억대 매출이나 투자 유치를 기록하는 대학생 창업 성공 스토리도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콘텐츠 제작 전문 기업 '메이크어스'는 2012년 경북대 창업 동아리로 출발해 202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일자리 180여 개를 창출했다. 동국대 창업 동아리에서 출발한 '아트쉐어'는 2012년 연 매출 1600만원에서 시작해 지난해 1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언리얼파크' 이상곤 대표는 "아직 젊은 나이에 '맨땅에 헤딩' 좀 해보면 어떠냐는 마음으로 도전했다"며 "불확실한 취업 시장에 들어가느니 창업에 도전해 보겠다는 학생들이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물론 우리나라 대학생 창업은 해외의 창업 선진국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대학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매년 1만개 이상 탄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인구의 6분의 1 수준인 이스라엘도 매년 1400여 개의 스타트업이 태어난다.
교육부 산학협력정책과 관계자는 "고용부, 중소기업청 등과 협업해 대학생 창업자를 위한 창업 펀드를 조성하고, 학생들이 맘껏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