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악의 게임은?'… 자소서부터 남다른 게임社
아침 출근 시간, 서울 구로구에 있는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 본사 로비에 가면 색다른 광경을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 탑승 줄을 기다리는 직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게임에…
구성원 대부분이 '게임 마니아'
인·적성도 상식보다 게임 관련… 관련 사업·개발 경험이 중요해
아침 출근 시간, 서울 구로구에 있는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 본사 로비에 가면 색다른 광경을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 탑승 줄을 기다리는 직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게임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지 않는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런 광경은 넷마블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경기도 판교에 있는 엔씨소프트·넥슨 같은 게임 업체에 가도 쉽게 볼 수 있다. 다른 직장이었다면 상사에게 핀잔을 들을 일이지만, 게임 업체에는 게임을 하는 게 곧 일을 하는 것이라 자연스럽다. 게임 애호가들에겐 게임 회사가 바로 천국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게임 회사에는 누가 어떻게 들어가는 걸까.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입사 꿈을 접어라
넷마블은 작년 공채 당시 자기소개서 항목 첫째가 '내 인생 최고의 게임과 최악의 게임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시오'였다. 장점이나 살아온 삶을 반추하는 형식의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살면서 어떤 게임을 하고, 어떤 장르를 즐겼는지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 것이 자기소개서다. 만약 게임을 평소에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런 자기소개서는 아예 손도 대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광경은 넷마블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경기도 판교에 있는 엔씨소프트·넥슨 같은 게임 업체에 가도 쉽게 볼 수 있다. 다른 직장이었다면 상사에게 핀잔을 들을 일이지만, 게임 업체에는 게임을 하는 게 곧 일을 하는 것이라 자연스럽다. 게임 애호가들에겐 게임 회사가 바로 천국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게임 회사에는 누가 어떻게 들어가는 걸까.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입사 꿈을 접어라
넷마블은 작년 공채 당시 자기소개서 항목 첫째가 '내 인생 최고의 게임과 최악의 게임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시오'였다. 장점이나 살아온 삶을 반추하는 형식의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살면서 어떤 게임을 하고, 어떤 장르를 즐겼는지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 것이 자기소개서다. 만약 게임을 평소에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런 자기소개서는 아예 손도 대지 못할 수도 있다.
넷마블 담당자는 "한 지원자는 게임업체들이 실시하는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에 100번 넘게 참여했다는 내용을 기술해 합격했다"고 말했다. CBT란 게임 업체들이 신작을 출시하기 전에 커뮤니티나 카페 같은 곳에 비공개로 테스트 일정을 공개하고 일부 사용자에게만 신작을 미리 써보고 반응을 얻는 과정을 뜻한다. CBT에 참여하려면 기본적으로 다양한 게임 사이트나 커뮤니티에 자주 접속하고 관심을 보여야 한다. 100번 넘게 했다는 건 그만큼 게임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셈이라 합격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인·적성 검사 역시 특이하다. 넷마블에는 '넷마블테스트'라는 인·적성 검사가 있다. 여기서는 일반 회사처럼 시사 상식이나 언어 능력을 점검하는 게 아니라 자사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게임인 '모두의 마블'을 효과적으로 마케팅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라는 문제가 등장한다.
인·적성 검사 역시 특이하다. 넷마블에는 '넷마블테스트'라는 인·적성 검사가 있다. 여기서는 일반 회사처럼 시사 상식이나 언어 능력을 점검하는 게 아니라 자사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게임인 '모두의 마블'을 효과적으로 마케팅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라는 문제가 등장한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이 정도까진 아니지만 관계자들은 "서류전형인 자기소개서 단계부터 게임에 대한 관심과 애정, 지식을 구체적으로 기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넥슨 인사 담당자는 "게임 회사는 다른 대기업과 다르게 구성원들의 대부분이 '게임 마니아'다"라며 "지원자가 개발·디자이너가 아니라 재무·인사 같은 직군으로 입사 지원을 한다고 해도 주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부분까지 고려해보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선발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 경험 있으면 가산점
게임 회사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개발자나 디자이너 직군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IT(정보기술) 업계 중에서도 소위 '이공계' 출신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높다. 넥슨은 게임 기획·아트(디자인)·프로그래밍·엔지니어 등 분야에서 9월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다. 넥슨에 따르면 각 전형별로 갖춰야 할 부분이 다르다. 우선 게임 기획 분야에 지원한다면 그동안 자신이 개발에 참여했던 게임의 디자인이나 경험해본 게임 특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서 제출해야 한다. 프로그래머는 자신이 개발한 게임 프로그래밍 소스를 제출해야 하고, 사운드 관련 직종은 직접 프로듀싱한 음원을 제출하도록 한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은 현재 서비스하는 게임 종류만 30종이 넘는다"며 "빠르게 적응하고 다양한 게임 장르,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게임 개발·디자인 등을 경험해본 사람을 선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넥슨은 자사에서 운영하는 게임 개발자 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인재 발굴 프로그램이나 대학생 인턴십 활동에 지원하는 것도 추천한다. 넥슨은 게임 프로그래밍 대회인 '넥슨 오픈 스튜디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전국 5개 도시의 주요 대학 7곳에서 '찾아가는 리쿠르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학에 가서 실제로 채용 담당자와 대학생들이 만나서 게임에 대해 토론도 하고 입사 상담도 하면서 적절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것이다. 만약 게임에 관심이 많은 지원자라면 이곳에 가서 직접 현직 직원들과 상담을 하고 취업팁을 얻는 것도 좋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전체 채용 인력 중 60%가 개발자이고, 40%가 일반 직군"이라며 "문과·이과 비율로 보면 문과가 30%, 이과가 70% 정도"라고 말했다.
한 가지 참고해야 할 점이 있다면 굳이 게임 대기업만 고집하지 않는 것이다. 게임 업계는 IT 업계 중에서도 이직이 가장 활발한 업종이다. 중소 게임 업체에서 실제 실무를 경험하고 경력을 쌓아 큰 기업으로 옮긴다면 신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중소 게임 업체들은 대기업보다 더 모험적인 프로젝트를 하기 때문에 신입도 더 많은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게임 개발 경험 있으면 가산점
게임 회사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개발자나 디자이너 직군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IT(정보기술) 업계 중에서도 소위 '이공계' 출신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높다. 넥슨은 게임 기획·아트(디자인)·프로그래밍·엔지니어 등 분야에서 9월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다. 넥슨에 따르면 각 전형별로 갖춰야 할 부분이 다르다. 우선 게임 기획 분야에 지원한다면 그동안 자신이 개발에 참여했던 게임의 디자인이나 경험해본 게임 특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서 제출해야 한다. 프로그래머는 자신이 개발한 게임 프로그래밍 소스를 제출해야 하고, 사운드 관련 직종은 직접 프로듀싱한 음원을 제출하도록 한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은 현재 서비스하는 게임 종류만 30종이 넘는다"며 "빠르게 적응하고 다양한 게임 장르,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게임 개발·디자인 등을 경험해본 사람을 선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넥슨은 자사에서 운영하는 게임 개발자 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인재 발굴 프로그램이나 대학생 인턴십 활동에 지원하는 것도 추천한다. 넥슨은 게임 프로그래밍 대회인 '넥슨 오픈 스튜디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전국 5개 도시의 주요 대학 7곳에서 '찾아가는 리쿠르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학에 가서 실제로 채용 담당자와 대학생들이 만나서 게임에 대해 토론도 하고 입사 상담도 하면서 적절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것이다. 만약 게임에 관심이 많은 지원자라면 이곳에 가서 직접 현직 직원들과 상담을 하고 취업팁을 얻는 것도 좋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전체 채용 인력 중 60%가 개발자이고, 40%가 일반 직군"이라며 "문과·이과 비율로 보면 문과가 30%, 이과가 70% 정도"라고 말했다.
한 가지 참고해야 할 점이 있다면 굳이 게임 대기업만 고집하지 않는 것이다. 게임 업계는 IT 업계 중에서도 이직이 가장 활발한 업종이다. 중소 게임 업체에서 실제 실무를 경험하고 경력을 쌓아 큰 기업으로 옮긴다면 신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중소 게임 업체들은 대기업보다 더 모험적인 프로젝트를 하기 때문에 신입도 더 많은 역할을 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