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5500만원 신한은행, 돈은 많이 주지만 휴가 잘 못 써

신한은행 초봉 5500만원, 차장급은 9000~1억 연봉
노동강도는 다른 은행보다 쎈 편, 휴가 10일씩 가
생일에도 10만원씩 지급

국내 취업준비생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꿈의 직장 중 하나가 은행이다. 은행 중에서도 국내 1,2위를 다투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입사만큼 큰 관심을 받는 직장이다. 업계에서 두 은행은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다. 잡아라잡을 운영하는 잡스엔은 국내 주요 기업의 복지제도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첫번째 대상 기업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먼저 신한은행의 연봉과 성과급, 복지혜택을 샅샅이 파헤쳐본다.

◇대졸 초임 사원은 5500만원, 차장급은 1억에 성과급까지

먼저 연봉을 알아보자. 지난해 기준 신한은행의 대졸 초봉은 평균 5500만원(군필자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미필자는 4300만원. 남녀 평균 초봉으로 단순 산술 평균으로 내면 4900만원이다. 은행 업계 명실상부한 1등이다.

신한은행의 한 3년차 대리는 “3년간 열심히 일하면 1억원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직장”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전체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은 8200만원(남성이 1억100만원)이고, 근속연수는 13년 11개월이다.

호봉제를 쓰는 은행 특성상 매년 호봉승급 분으로 임금이 평균 2%씩 오른다. 이와 별도로 주임, 대리, 과장 등 직급 승진을 할 때마다 연봉이 8~10% 오른다. 보통 직급당 10호봉 정도를 책정해 놓았다. 한번 승진에 약 10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주임이나 대리 승진은 빠르다. 그러나 과장급 이후로는 승진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30대 후반~40대 초중반의 중간 관리자급 인력이 많아 승진 적체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입사 후 15년쯤 지나면 과장 차장을 단다. 그러나 부지점장·지점장 승진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렇지만 차장도 9000만원~1억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약 18~22년차인 부지점장은 1억2000만원, 지점장은 1억4000~5000만원을 받는다.

신한은행은  전 직원에게 경영성과급(PS)을 매년 3월에 지급한다. 은행 이익의 5.8%를 나눠 준다. 목표한 회사 실적을 초과하면 나눠 준다고 하지만 매년 목표한 실적 이상을 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통상 기본급의 100~200% 정도를 지급하는데 200% 이상 받는 직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급금액의 50%는 회사 주식으로 준다. 4년간 의무 보유하는 조건이다.

다른 은행들도 이런 제도가 있지만, 대체로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해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한의 한 차장급 직원은 “연초에 약 900만원 상당의 경영성과급을 받았다”고 했다. 일반 직원과 별도로 부지점장~지점장은 각각 연봉의 15, 20% 정도의 성과급을 매년 수령한다. 사실상 연봉에 성과급이 들어 있는 셈이다.

◇ 연차 휴가 제대로 못 쓰는 노동 강도

신한은행 직원들은 “일이 많기 때문에 추가 근무한 수당을 많이 받아 다른 은행에 비해 연봉이 높다”고 말한다. 다른 은행에 비해 야근이 많다고도 했다. 예를 들어 못 쓴 연차 휴가를 정산한 800만원, 밤 7시 이후에 일했을 때 지급하는 야근수당 등 시간외 수당 500만원을 받으면 연봉이 1300만원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부서마다 다르지만  통상 1인당 하루 평균 12시간씩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강도가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회사는 연차 휴가(15일) 사용을 최대한 사용하라고 한다. 10일은 휴가를 의무적으로 쓰는 ‘웰프로 휴가’라는 제도도 운영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신한은행 노조 간부는 "실제 전체 직원의 50%가 연간 1주일 정도만 휴가를 간다"고 말했다. 

일부 부서는 제외하고는 주5일제는 확실히 하고 있다. 그러나 칼퇴근은 기대하기 힘들다. 한 은행의 대리급 직원은 “지점은 오후 4시에 문을 닫지만, 서류 정리 및 추가 영업 업무로 오후 7~8시까지 일하는 건 기본”이라고 했다.

입행 1년 이후에 15일의 연차가 발생하고, 이후 2년 근속시 하루가 추가로 발생한다. ‘안식휴가’(10년 이상 근속자 10일) ‘인병휴가’(부상 또는 질병은 120일 이내) 등 일반 기업처럼 휴가제도가 존재한다. 전국 33개 지역 47개 콘도 회원권이 있다. 연간 4박5일 무료 이용이 가능하며 소정의 휴가비도 지원한다. 또 요즘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을 ‘신한 해피 데이’로 지정해 오후 6시 이전에 모두 퇴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 육아휴직 2년, 내과·치과 무료 수준 이용

복지 혜택은 국내 정상급니다. 40~50만원이 드는 건강검진을 배우자까지 받을 수 있다.(만 33세 이상). 본점 19층에 내과와 치과가 있다. 약값과 일부 비싼 치료(임플란트 등)을 제외하면 진료는 무료다. 본점과 강남 별관에 휘트니스 센터도 있다.

자녀 취학 전 3년, 36개월간 보육수당을 월 15만원씩 지원한다. 고등학교 입학급·수업료·학교운영지원비도 준다. 대학교 등록금도 연간 400만원까지 지원한다. 육아휴직도 2년씩 준다. 요즘 육아휴직이 2년이나 가능한 일터는 은행과 대학 교직원밖에 없다는 평가다. 육아휴직이 1년 이상 지난 직원은 희망자에 한해 하루 4시간씩 근무를 할 수 있다. 생일엔 10만원이 지급된다.  직원 1인당 매월 30만 포인트를 여러 식당, 카페에서 쓸 수 있는 복지카드가 지급된다.

직원이 1만명이 넘어가는 초대형 기업이지만, 어린이집 시설은 많지 않다. 일산에 신한은행 어린이집을 두고 있는데, 정원 49명 정도로 이용률이 100%다. 희망하는 직원 100%가 쓰기에 작은 편이다.

국내 포화시장을 탈피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신한은행은 행원·대리 직급에 3개월간 신한은행 해외영업점에서 근무기간을 제공한다. 10년 이상 일한 직원 대상으로 ‘비전투어’란 제도도 운영한다. 최대 300만원 정도 지원하고, 다양한 선진국에서 여행을 갔다 오라는 취지다. 1인 1 취미 갖기를 권장해 150개 취미활동부에서 5500명이 활동 중이다. 금요일엔 실리콘밸리같은 혁신 문화 확산을 위해 캐주얼 복장으로 출근하도록 한다.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자격증 취득 비용도 소정 지원한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학원비는 200만원 내에서 지원한다. 사내도서관도 마련돼 있다.